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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운 롯데 감독의 목표 '어게인 1992'


'프런트야구'와 결별 선언…이창원 대표이사 '현장 우선' 강조

[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 구단이 팬들에게 다시 한 번 머리를 숙였다. 롯데 구단은 13일 사직구장에서 이창원 신임 대표이사, 이윤원 신임 단장, 이종운 신임 감독의 취임식을 열었다.

이날 세 사람은 공식적으로 두 차례 고개를 숙였다. 기자회견에 앞서 이 대표이사는 직접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 때 팬들에게 머리숙여 사과했다.

정규시즌 종료 후 오프시즌에 들어가자마자 롯데는 내홍에 시달렸다. 김시진 전 감독에 이어 차기 사령탑 선임을 두고 갈등 양상을 보인 구단 내부 문제가 밖으로 알려지며 시작된 이번 사태는 선수단 성명서 발표, 시즌 중 원정경기 숙소 폐쇄회로(CC)TV 사찰 파문까지 더해졌다.

이 과정에서 롯데 팬들은 구단에 등을 돌렸고 여론도 극도로 악화됐다. 결국 최하진 대표이사, 배재후 단장, 이문한 운영부장, 공필성 수비코치 등이 구단을 떠났다. 이런 가운데 김 전 감독의 후임으로 이종운 코치가 내부 승격을 해 사령탑을 맡았다. 그리고 이창원 대표이사와 이윤원 단장이 부임을 하면서 일단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수습하고 있다.

이 대표이사는 취임식과 기자회견을 통해 "프런트야구라는 말은 이제 더 이상 없다"며 "프런트는 현장을 지원하는 본연의 업무에 충실해야 한다. 현장의 전문가는 감독과 코칭스태프"라고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이제 막 닻을 올린 '이종운호'에 공식적으로 힘을 실어준 것이다. 이 감독은 올해 롯데 코칭스태프에 이름을 올렸다. 현역 은퇴 후 롯데와 한화 이글스에서 코치 활동을 하다 아마추어로 무대를 옮겨 11년 동안 고교야구 현장 지도자로 일했다.

그러다 올해 롯데의 드림팀(3군) 수석 및 타격코치로 왔다. 1군 선수들과 함께 보낸 시간은 얼마 안된다. 구단은 지난 8월 21일 1, 2군 코칭스태프 보직 변경을 발표했는데 당시 이 코치는 김응국 코치를 대신해 1군 주루코치를 맡았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 감독은 주루코치로 활동하면서 느낀 점이 있었다. 그는 "다른 팀들과 비교해서 조직력이 떨어진다고 봤다"며 "예를 들자면 상하위 타선이 서로 잘 어울려야 하는데 뭔가 따로 간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타선 조화가 잘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 감독은 취임사에서 1992년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1992년은 롯데 팬들에게도 이젠 아련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롯데가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을 때다. 이 감독은 당시 주전 외야수로 뛰며 전준호 NC 다이노스 주루코치와 테이블세터를 이뤄 롯데의 우승에 많은 도움을 줬다.

이 감독은 "당시 팀 전력은 그렇게 강하다는 평가를 받지 않았다"며 "그러나 공격만 놓고 보면 상하위 타순 구분 없이 전체적으로 조화가 잘됐다"고 돌아봤다.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타자는 박정태 전 코치와 김민호 현 퓨처스 타격코치 뿐이었지만 이 감독을 비롯해 3할 타자가 5명 나왔다. 그리고 전준호 코치를 중심으로 '뛰는 야구'를 앞세웠다. 당시 롯데의 시즌 팀 도루는 세자릿수인 107개를 기록했다.

이 감독도 자신의 내년 시즌 구상을 '움직이는 야구'로 잡았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롯데는 올 시즌 팀 도루 부문에서 63개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두 자릿수 도루를 달성한 선수는 손아섭(10도루)과 황재균(17도루) 뿐이다. 2013시즌 133도루를 기록했지만 올 시즌 도루수는 반토막이 나버렸다.

이 감독의 입맛에 맞는 '뛰는 선수'가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20홈런 20도루'를 달성할 수 있는 후보로 늘 꼽혔던 전준우는 경찰청으로 입대해 팀을 떠난다. 손아섭도 어깨 부상 때문에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하기가 쉽지 않다. 기존 선수들을 잘 활용해 '뛰는 야구, 움직이는 야구'로 조금씩 체질을 바꿔야 하는 상황이다. '이종운호'에 주어진 첫 번째 과제라 할 수 있다.

조이뉴스24 부산=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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