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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야 논란' 두산, 마지막 체면은 세웠다


[LG 1-6 두산] 니퍼트, 6이닝 무실점 '14승'

[김형태기자] 두산 베어스가 LG 트윈스를 꺾고 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 승리했다. 두산은 12일 잠실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시즌 16차전 라이벌전에서 선발 니퍼트의 호투 속에 6-1로 승리했다.

전날 '마야 '욕설' 파문 속에 2-15로 대패하며 4강 탈락이 결정된 두산으로선 마지막 자존심을 세운 셈. 반면 이날 두산에 발목이 잡힌 LG는 여전히 매직넘버 2에서 멈춘 상태다.

◆벤치클리어링의 여운 속 마지막 라이벌전

경기 전 주된 관심사는 '마야 논란'이었다. 전날 4회초 LG 공격 도중 2차례의 연속된 스퀴즈 번트에 흥분한 유네스키 마야가 '입과 손'으로 욕설을 해 양상문 LG 감독과 충돌했다. 송일수 두산 감독은 이날 "마야가 흥분했다"면서도 "선수를 보호해야 할 감독이 선수에게 직접 다가가는 건 자제했어야 했다"고 해 끓는 기름에 물을 부었다.

하지만 잠시 후 마야가 두산 관계자들과 함께 LG 덕아웃을 찾아 직접 사과하면서 사태가 일단락됐다. 양 감독은 "한국에서 잘 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 나도 욱해서 그런 행동이 나왔다. 나도 잘 한 건 아니다"며 대범하게 사과를 받았다.

◆홍성흔, 주장의 책무

두 팀 사이의 논란이 가라앉는 데는 두산 주장 홍성흔의 보이지 않는 역할도 일조했다. 홍성흔은 이날 출근길에 양 감독을 보자마자 달려가 "제가 우리 선수들을 잘 챙기지 못해 불미스런 일이 일어났다.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롯데 시절 한솥밥을 먹은 적이 있는 양 감독은 이에 "내 스타일을 잘 아니까 왜 그랬는지 이해하는 것 같더라. '나는 괜찮다. 뒤끝이 없으니까 걱정마라'고 해줬다"고 말했다. 홍성흔은 "마야의 행동은 잘못한 것이다. 경기 후에 마야에게 '네가 아무리 한국 문화를 모른다지만, 틀린 것은 틀린 것'"이라고 지적해줬다"고 했다. 유지훤 두산 수석코치도 전날 마야를 불러 따금하게 혼을 냈다고 한다.

니퍼트는 니퍼트

이날 경기의 스타는 단연 두산 선발 더스틴 니퍼트였다. 올 시즌 선발진이 무너진 두산에서 '최후의 버팀목' 역할을 한 니퍼트는 명불허전의 역투로 두산의 자존심을 세워줬다. 6이닝 동안 6피안타 3볼넷 무실점으로 시즌 14승(7패)째를 챙겼다.

최고구속 149㎞의 패스트볼을 바탕으로 한껏 달아오른 LG 타선을 힘으로 제압했다. 투구수 103개에 탈삼진 2개. 니퍼트의 호투와 초반 적시에 LG 선발 류제국을 공략한 타선의 집중력이 어우러져 두산은 시즌 마지막 '잠실 라이벌전'에서 웃었다. 2번 최주환과 3번 민병헌은 각각 5타수 3안타로 타선을 이끌었다. 두산과 LG의 올 시즌 상대 전적은 7승8패1무, LG의 우위로 마감됐다.

"준PO? 전혀 대비 못했다"

사실인가 연막인가. 양 감독은 준플레이오프 대비책을 묻는 질문에 "포스트시즌 대비는 전혀 하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게 선발투수를 정하는 거다. 그런데 아직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이 안 된 상태여서 그 부분을 계획할 수가 없다"며 "NC 선수들에 대한 전력 분석은 이미 돼 있지만 정작 중요한 선발로테이션을 확정짓지 못했다. 지금은 하루 빨리 4위를 확정짓는게 급선무"라고 했다. 올 시즌 LG는 NC와 상대전적 8승8패로 호각을 이뤘다.

한편 두산 송 감독은 "시즌이 끝나면 투수진을 재정비할 것"이라고 내년 시즌 계획의 일단을 밝혔다. 그는 "선수들은 열심히 잘해줬다. 지금 생각나는 문제점은 마무리캠프 때 잘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가을에 뭐하냐면…"

'포스트시즌 단골 손님' 두산 선수단은 이번 가을 뭘 할까. 지난 2011년 이후 3년만에 '가을 야구'를 집에서 보게 된 두산 중심타자 김현수는 갑작스런 질문에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 충분히 이해가 되는 일. 그간 가을이면 무조건 야구를 했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온 신경을 써온 그였다. 의도치 않게 일찍 얻은 '휴가'가 낯설게 느껴지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잠시 고민하던 김현수는 "포스트시즌 경기를 볼 거다. 아예 야구장에 와서 볼 것"이라고 했다. 쉴 때도 남의 야구를 보며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는 그 다운 대답. 하지만 "그러다가 TV에 얼굴이 나올 수 있다"고 하자 그는 멋쩍은 웃음만 지은채 필드로 향했다. 이래저래 '가을 방학'이 익숙하지 않은 김현수와 두산이다.

조이뉴스24 잠실=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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