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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선, 난방 비리 폭로에 보도 관행도 꼬집다(종합)


故 장자연 전 소속사 대표에게 피소됐던 당시 떠올려

[권혜림기자] "힘들어서 죽을 뻔했다. 그러나 울지 않겠다. 투명한 사회가 되도록 많은 관심을 가져 달라."

아파트 난방 비리를 폭로해 세간의 화제를 모은 배우 김부선이 기자들 앞에 섰다. 26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2동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서 아파트 난방 비리 문제와 관련한 자신의 입장을 밝힌 김부선은 故장자연의 전 소속사 대표가 자신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던 상황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당시 마치 자신의 유죄가 확정된 양 보도한 일부 언론들 탓에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고백했다.

지난 2013년 3월 JTBC '표창원의 시사 돌직구'에서 김부선은 과거에 성상납이나 스폰서 제의를 받은 적이 있냐는 질문에 답하며 故 장자연의 전 소속사 대표로부터 대기업 임원을 소개시켜준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발언이 큰 화제를 불러오자 김부선은 방송 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방송 특성상 '전,전,전, 대표 누구 누구'라고 섬세하게 설명하기가 좀 그래서 전 소속사라고 했다. 소속사 대표였던 김 모 씨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알렸다. 조이뉴스24 역시 그의 해명을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장자연 사망 전 소속사 대표였던 김 모 씨는 이 내용이 자신을 지칭한 것이라며 명예훼손으로 김부선을 고소한 바 있다. 사건은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날 기자회견 장소를 동부지검으로 결정한 것 역시 이날 그가 고 장자연의 전 소속사 대표와 연루된 명예훼손 관련 재판에 참석했기 때문이다. 김부선은 이날 기자회견에 쏠린 언론의 관심에 "너무 부담스럽다"며 "1년 반 전 모든 언론인들이 '김부선 유죄 확정'이라 오보를 썼다"며 "고 장자연 전 소속사 사장이 저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건에 대해 아직 1심 재판 중"이라고 알렸다.

이어 "끝난 것도 아니고 진행 중인 사건인데 오보가 있었다"며 "비난하려고, 어떻게 이럴 수 있냐고 따지려 만든 자리는 아니다"라고 덧붙인 김부선은 "제가 이 사건(난방비 비리)에 연루되게 된 것을 여러분이 폭행 사건을 통해 알게 됐는데, 이번 사건에 대해 언론인들이 각자 자기 일이라 생각하고 지켜봐주면 감사하겠다"고 당부했다.

공교롭게도 그가 폭로한 난방 비리 사건은 한 아파트 주민이 김부선을 폭행 혐의로 신고하며 세상에 크게 알려졌다. 두 사람의 다툼이 난방비를 둘러싼 회의 중 발생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부선의 주장에 따르면 당시 정황은 쌍방 폭행에 가깝다고 한다. 그는 페이스북에 자신이 입은 상처의 사진을 여러 장 게시했다. 애초 김부선이 일방적으로 폭행을 휘두른 것처럼 알려졌지만 그의 주장이 맞다면 이는 사실이 아니었던 셈이다.

김부선은 "우리 아파트 관리, 난방 비리가 많다는 것을 1년 전부터 알렸다"며 "이렇게 어처구니 없이 폭력 사건으로 인해 코미디같은 사건으로 알려져 가슴이 아프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동 대표들의 부정 같은 것을 알려면 정보 공개를 해야 옳다"며 "서울시 감사 결과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 간 (난방비 납부 기록이) 무려 1만4천 건 부적절하다고 나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42평, 35평 아파트임에도 536가구 중 300가구의 난방비가 제로였고 2천398건이 9만원 미만"이라며 "관리소장은 적법하게 주민들이 월급을 주는 사람들 아니냐. 충격적이다"라고 덧붙였다. 김부선은 "이를 이웃에게 알렸다"며 "이웃들이 관리소장에게 (납부 내역 문서를) 달라고 요구하니 관리소장이 오늘 새벽 사퇴했다"고 밝혔다.

"관리소장이 사퇴하고 그를 형사 처벌하거나 부적절한 동 대표들이나 난방 조절한 사람들을 망신 주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을 이어간 김부선은 "정말 궁금한 게 많았다"며 "우리가 너무 피폐하고 바쁜 도시 생활을 하고 있지 않나. 공동 주택에서 마음을 열고 서로 보호하고 공동 생활을 가졌으면 하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50대다. 살면서 불과 물에 대해 굉장히 떨고 있다. 전기와 물, 가스를 너무 아낀다"고 말한 뒤 "그런데 이 정황이 드러났을 때 관리소장 한 사람만 사퇴한다고 해결될 것 같진 않다"며 "저는 배운 것도 없고 아무것도 모른다. 정부 당국자들이 발 빠르게 해결해야 할 것 같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부선과 맞서고 있는 일부 주민들은 김부선 역시 난방비를 온전히 납부하지 않은 적이 있다며 그를 공격하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 김부선은 직접 준비한 난방비 납부 관련 서류를 공개하며 "제가 살고 있는 53가구 중 이 빨간 글씨를 제외하고 16가구만 제대로 난방비를 냈다"며 "이건 미국 영화같은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피같은 관리비, 세금보다 비싼 돈인데도 감히 누구도 따지지 못했다"며 "5년인지 7년인지 몰라도 서울시 감사 자료를 근거로 리스트를 뽑았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굉장히 부끄러운 고백"이라며 "김부선이 난방비를 안 냈다고 알린 이들이 있는데 지난 2013년 계량기가 고장나 즉각 관리사무소에 달려갔더니 소장이 계량기를 고치지 말고 그냥 쓰라고 해 굉장히 달콤한 유혹에 넘어갔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죄책감을 못 느꼈었다"고 고백했다.

김부선은 "연예인은, 공인들은, 안좋은 일에 서민들을 위해 무조건 나서야 한다"며 "두려워하면 안 된다. 그것 또한 권력자들이 만들어낸 말도 안되는 인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예인은 사회적 혜택과 명예, 부를 누리지 않냐"며 "체면 불가하고 옳은 일에 억울한 사람들 앞에서 싸워줘야 한다. 앞으로도 약자들 위해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부선은 자신이 살고 있는 서울 옥수동 모 아파트의 난방 비리를 지난 2년 간 파헤쳐왔다. 일부 세대가 의도적으로 난방비를 내지 않았다는 문제를 제기해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그는 현재 SBS 드라마 '모던파머'를 촬영 중이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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