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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적은 없다' 시원하게 웃은 최용수 감독


선배 윤성효 감독 앞에서 무기력, 2연승으로 날려버렸어

[이성필기자] "오늘 부적을 되돌려 받아야지요"

부산 아이파크 윤성효(52) 감독은 사흘전인 10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K리그 클래식 20라운드에서 0-2로 패했다. 이날 패배는 윤 감독보다는 서울 최용수(41) 감독에게 큰 의미가 있었다.

윤 감독과 최 감독은 축구계 모두가 잘 알고 있는 부산 동래고, 연세대학교 선후배 사이다. 윤 감독이 수원 지휘봉을 잡을 당시 서울의 최 감독에게 5승1무로 압도했다. 이는 부산에 와서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FA컵 8강전에서는 서울을 2-1로 잡는 등 선배의 강함을 보여줬다. 그러나 지난 10일 승리하면서 천적 관계를 털어냈다. 경기 전 윤 감독으로부터 부적을 뺏어왔다. 최 감독은 "부적이라는 단어가 큰 압박을 줬는데 그것을 뺏어왔다"라며 승리의 이유를 전했다. 윤 감독이 최 감독을 이기기 위해 부적을 지닌 것 아니냐는 것에 대한 재미난 반응이었다.

부적을 뺏긴 윤 감독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가져와야 한다. 공교롭게도 양팀은 13일 같은 장소에서 FA컵 8강으로 만났다. 지난해 이어 또 다시 껄끄러운 만남을 가지게 된 것이다.

최 감독은 "FA컵이 너무 저평가 되고 있다. 무관심 속에서 치르는데 반드시 결승에 가겠다"고 했다. 서울이 올라가서 우승을 해야 FA컵의 관심도가 커진다는 것이다.

윤 감독과의 천적 관계에 대해서는 더 이상 연연하지 않는다며 "그런 징크스를 의식하지 않고 하나의 팀으로 상대하겠다. 선수들에게도 부담을 갖지 말고 (결과를) 하늘에 맡기자고 했다"라며 여유를 보였다. 부적을 뺏길 일 없다는 굳건한 믿음이 묻어나왔다.

반면, 윤 감독은 상황이 달랐다. 리그에서 11경기 무승(4무7패)으로 극도의 부진에 빠져있다. 어떻게든 승리를 얻어 분위기 반전을 해야 한다. 그래서 12일 선수들과 1시간 동안 미팅을 하며 정신무장을 강조했다. 윤 감독은 "팀을 위한 희생이 필요하다고 했다"라며 죽기 살기로 싸워 이기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최 감독이 가지고 갔다는 부적은 꼭 되돌려받고 싶은 마음이다. 그는 "오늘 돌려 받아야 한다. 내놓으라고 하겠다"라며 설욕을 다짐했다. 선배의 위엄을 결과로 말하겠다는 나름의 여유였다.

그렇다면 부적은 윤 감독의 품으로 갔을까, 결과는 최 감독의 주머니속에서 나오지 않았다. 연장 혈투를 벌인 끝에 서울이 또 다시 부산을 2-1로 이겼기 때문이다. 부적이 더 이상 효험이 없다는 것을 최 감독 스스로 증명했다. 동시에 '윤성효 트라우마'의 유효기간도 끝났다.

조이뉴스24 부산=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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