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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이명주가 안긴 이적료로 선수 뽑나 안뽑나


부상자 속출로 선수단 운영 고민, 황선홍 감독 갈증 풀어줄까

[이성필기자] 포항 스틸러스의 올 여름은 또 스산하다. 경쟁 구단들이 선수 수혈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리그 1위 포항은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다.

순위표 맨 위에 이름을 올려놓은 포항이지만 팀 상황은 결코 녹록지 않다. 최전방 공격수 배천석은 양 정강이 피로골절, 측면 공격수 조찬호는 오른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이들 외에도 공격수 고무열이 발목, 미드필더 김태수가 종아리 부상으로 재활 중이다.

주전급 자원의 대거 이탈에 경고누적자가 매 라운드 나오면서 누구를 데리고 경기를 해야 할 지 황선홍 감독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미드필더 김재성이 쇄골 부상에서 돌아왔지만 조커로 활용될 정도로 아직 몸상태가 완벽하게 올라오지 않았다. 전력의 핵이었던 미드필더 이명주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알 아인으로 빠져 나가면서 황 감독의 주름살만 늘었다.

황 감독의 대책은 선수 전원의 멀티플레이어화다. 선수 영입에 의한 전력 보강은 없으니 이탈에 대비한 나름의 고육지책이다. 지난 2년간도 이런 멀티능력화로 버텨왔고 나름 성공을 거뒀다. 외국인선수는 아예 데려오지 못하고, 국내 선수도 유스팀에서 성장한 자체 자원 위주로 활용하며 외부 수혈을 줄이다보니 할 수 없이 강구한 방법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황 감독의 용병술이 뛰어나다 해도 기본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언제까지 버텨줄 지는 미지수다. 16일 FC서울과의 FA컵 16강전에서는 포항의 한계가 명확하게 드러났다. 포항은 연장전까지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2-4로 패하며 8강 진출이 좌절됐다. 시즌 시작 전 장성환 사장이 야심차게 외쳤던 트레블(3관왕) 목표가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황 감독은 "마지막 힘이 부족했다.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라며 패배를 안타까워했다. 또, "승부차기 연습은 했지만 상대 홈이고 김승대나 문창진 등이 경험이 많지 않은 것이 작용한 것 같다"라고 아쉬워했다. 황 감독은 우회적으로 표현했지만, 킬러 본능이 있는 공격수만 있었다면 90분 내에 끝낼 수 있었던 승부였다. 승부차기도 마찬가지다.

포항은 올 시즌 공격수 강수일을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임대 영입한 것이 사실상 전력 보강의 전부다. 포항 관계자는 "구단의 살림살이가 줄어든 이후 선수 영입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현재의 팀 상황에 가장 잘 맞게 버무리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최근 계속되고 있는 포항 구단의 어려운 살림살이를 다시 강조했다.

그러나 이명주가 안기고 간 이적료를 생각하면 상황은 달라져야 한다. 이명주는 알 아인으로 떠나면서 이적료 500만 달러(약 50억원, 추정치)를 안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요한 선수가 빠져나가면서 이적료가 들어왔다면 전력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새로운 선수 영입에 투자하는 것은 당연하다. 7월 말까지인 K리그 이적 시장에서는 적은 금액으로도 괜찮은 선수를 영입할 가능성이 높다. 외국인 선수 영입은 이미 물거품이 된 포항으로서는 대상이 국내 선수로 한정됐다는 점에서 더욱 영입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가진 자금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팬들의 비판에서 당당해지려면 어떻게든 좋은 자원을 수혈하는 것이 중요하다. 월드컵 휴식기 내내 선수 찾기에 골몰했다고 한다면 이제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

포항은 여전히 정규리그 1위를 달리고 있으며 다음달에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전 FC서울과 두 차례 맞대결도 앞두고 있다. 특히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올 시즌 황 감독의 최대 목표다. 정규리그 상위권 유지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위해 2주 정도 남은 이적 시장에서 포항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지켜 볼 일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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