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난 김광현, ML 8개 구단 앞에서 박병호 눌렀다

[한상숙기자] 리그 최고 좌완 투수 김광현(SK)이 홈런왕 박병호(넥센)와의 맞대결에서 웃었다.

SK 김광현이 올 시즌 개막전에서 넥센을 상대로 5이닝 4실점(3자책)하고 패전투수가 된 뒤 넥센과 두 번째로 만났다.

김광현과 넥센 주요 타자들의 맞대결에 관심이 쏠렸다. 올 시즌 김광현에게 2타수 1안타를 기록했던 유한준은 물론 각각 27홈런과 20홈런을 때리며 홈런 파워를 과시 중인 박병호, 강정호와의 승부가 눈길을 끌었다.

박병호에게는 김광현이 완승을 했다. 김광현은 1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유한준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김광현은 다음 타자 박병호를 볼카운트 2-2에서 6구째 몸쪽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2회말 김민성에게 투런홈런을 맞은 것은 아쉬운 장면. 김광현이 던진 직구가 가운데 높게 들어가는 실투가 됐는데, 김민성이 놓치지 않고 받아쳐 홈런을 만들어냈다.

김광현은 3회말 2사 후에는 유한준에게 안타를 맞았다. 유한준이 2구째 몸쪽 공을 잡아당겨 좌익수 왼쪽으로 흐르는 2루타를 때렸다. 그러나 김광현은 이번에도 박병호를 잡아내고 추가 실점 위기를 넘겼다. 김광현은 2사 2루에서 박병호를 4구 만에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SK가 0-2로 끌려가던 5회초 1사 1, 3루에서 김강민이 좌월 스리런포를 터뜨려 3-2로 역전에 성공했다. 타선의 활약에 김광현도 힘을 얻었다.

5회말 김광현은 냉탕과 온탕을 오가며 재미있는 승부를 펼쳤다. 서건창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해 2사 1루가 됐다. 서건창이 빠른 발을 앞세워 도루에 성공했고, 김광현은 이번에도 유한준을 넘지 못하고 볼넷을 내줘 2사 1, 2루로 몰렸다.

타석에는 박병호가 들어섰다. 이날 안타는 없었지만 결코 경계를 늦출 수 없는 타자다. 승부는 풀카운트까지 이어졌고, 박병호의 6구째 내야 뜬공을 1루수 박정권이 제대로 포구하지 못했다. 이닝이 종료될 수 있었던 찬스였지만 파울 처리되며 상황은 이어졌다.

그리고 김광현은 7구째 몸쪽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던져 박병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김광현은 주먹을 불끈 쥐면서 포효했다. 김광현을 지켜보기 위해 목동구장을 찾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얼굴에 흐뭇함이 번졌다.

박병호는 2012년부터 3년 동안 김광현을 상대로 16타수 6안타 타율 3할7푼5리 2득점 1홈런 2타점으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그러나 이날은 김광현에게 밀리며 무안타로 침묵하고 말았다.

이날 목동구장에는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워싱턴 내셔널스, 보스턴 레드삭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시애틀 매리너스, 시카고 컵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등 8개 구단 스카우트가 집결했다. 김광현은 자신의 피칭을 지켜보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앞에서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김광현은 3-2로 앞선 가운데 마운드를 내려갔다. 7회부터 마운드를 이어받은 윤길현이 서건창에게 우월 투런포를 맞아 3-4 역전을 허용, 김광현이 승리를 챙기지 못한 것은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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