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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익수 첫 경험 롯데 박종윤 "운 좋았죠"


'팀이 원한다면'…내·외야 겸직, 출발은 '합격점'

[류한준기자] 지난 11일 사직구장에선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맞대결이 열렸다. 그런데 이날 구장을 찾은 팬들과 TV 중계를 통해 경기를 지켜본 이들은 조금 낯선 장면을 봤다.

롯데의 선발 좌익수로 김문호, 이승화가 아닌 박종윤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2001년 프로선수 생활을 시작한 후 이날 좌익수로 처음 나왔다.

박종윤은 좌익수 겸 5번타자로 선발출전했다. 그는 큰 실수 없이 좌익수 수비를 소화했다. 그는 "처리하기 어려운 타구가 잘 오지 않았다"며 "운이 좋았을 따름"이라고 첫 좌익수 수비를 해본 소감을 밝혔다.

이날 LG 타자들이 친 타구는 좌익수 박종윤 쪽으로 많이 가진 않았다. LG 타자들에게는 불운인 셈이다. 박종윤은 4회초 조쉬 벨이 친 안타 타구를 잡은 게 이날 첫 포구였다. 그리고 그는 6회초 이병규(7번)가 친 플라이를 잘 잡았고 7회 공수 교대 과정에서 원래 자리인 1루수로 갔다.

박종윤은 1루수로서는 이날 최고의 수비를 보여줬다. 롯데는 2-1로 앞서고 있던 8회초 1사 1, 2루 위기를 맞았다. 안타 하나면 동점이 될 수 있는 상황. 타석엔 조쉬벨이 나왔다. 조쉬벨은 강영식이 던진 4구째를 받아쳤는데 빗맞은 타구가 1루 익사이팅 관중석 쪽으로 향했다. 그런데 박종윤이 멋진 펜스 플레이를 하면서 그 공을 플라이로 잡아냈다.

박종윤은 관중석에 설치된 그물 위로 미트를 내밀었고 공은 거짓말처럼 안으로 들어갔다. 이 포구 하나로 투아웃이 됐다. 롯데는 한숨을 돌렸고 LG는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롯데는 박종윤의 호수비 덕에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고 이어진 8회말 공격에서 손아섭이 도망가는 투런포를 날려 이날 LG를 4-1로 제쳤다.

박종윤은 "공을 어떻게든 잡아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다"며 당시 플레이를 기억했다. 그는 점프를 하는 동시에 팔을 위로 쭉 뻗어 포구에 성공했다. 부상 위험도 있었다. 하지만 박종윤은 "아웃카운트를 올리는 게 우선이었다"며 "그래야 투수도 그렇고 동료들도 좀 더 편하게 다음 플레이를 할 수 있지 않겠나. 다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

박종윤은 이날 외야수로 나와 내야수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그는 13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는 덕아웃에서 동료들의 경기를 지켜봤다. 이날 상대 선발이 왼손투수 양현종이기 때문에 좌타자인 박종윤이 빠졌다. 대신 김주현이 선발 좌익수로 나섰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김주현도 퓨처스(2군)리그에선 내야수로 뛰었다.

박종윤은 9회초 수비에서 루이스 히메네스를 대신해 1루수로 교체 출전하며 그라운드를 밟았다. 김시진 롯데 감독은 수비 보강 차원에서 박종윤을 투입했다.

박종윤은 "아직 실수는 하지 않았지만 좌익수 수비도 해볼 만하다"며 "팀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다른 자리에서 뛰어도 괜찮다"고 했다.

김시진 감독은 박종윤, 히메네스, 최준석의 포지션이 다같이 1루수로 겹치는 문제를 풀기 위해 결단을 내렸다. 박종윤과 히메네스가 좌익수 훈련을 시작했고 LG전을 통해 박종윤의 좌익수 카드가 등장했다. 일단은 성공적이다.

롯데는 멀티플레이어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박준서가 있다. 2년차 임종혁도 내, 외야수를 모두 볼 수 있다. 여기에 박종윤까지 가세했다. 박종윤의 좌익수 기용이 연착륙한다면 롯데 입장에선 더 바랄 게 없다. 선발 라인업에 박종윤을 포함해 히메네스와 최준석까지 세 선수를 모두 넣을 수 있어 공격력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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