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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의]무능한 농구협-KBL, '귀화 불발' 망신에 대책도 없어


OCA 선수 자격 규정 모른 채 헤인즈 귀화 추진, AG 출전 불발

[정명의기자] 한심하고 무능하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 아시아 최강 자리를 점하기 위해 추진하던 일이 오히려 세계적인 비웃음거리가 되고 말았다.

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한 애런 헤인즈(33, SK)의 한국 귀화가 백지화됐다. 선수 출전 규정을 미리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한농구협회와 한국농구연맹(KBL)이 공동으로 구성한 국가대표팀 운영위원회(이하 국대위)의 명백한 실수다.

국대위는 지난 19일 긴급 회의를 열고 외국인 선수의 귀화 문제를 놓고 논의했다. 뒤늦게 아시안게임 출전 규정을 알아차린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헤인즈는 귀화를 하더라도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 뛸 수 없었다.

아시안게임을 주관하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의 정관 50조 2항 선수 자격 규정에는 '국가대표로 뛰려면 해당 국가에 3년 이상 지속적으로 거주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지난 2010년 11월에 추가된 규정이다. 헤인즈가 KBL에서 6시즌을 뛰긴 했지만 3년 이상 거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며 외국인 선수의 귀화를 추진하면서 아무도 해당 규정을 확인하지 않았다. 협회와 연맹의 무능이라고밖에는 설명할 수 없는 일이다. 아시안게임의 좋은 성적을 바탕으로 인기를 회복하겠다는 농구계의 현주소다.

사후 일처리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문제가 불거진 후 대한농구협회의 귀화 관련 실무 담당자는 연락을 피하고 있다. 협회는 해당 담당자 외에는 누구도 관련 사항을 숙지하지 않은 듯 모르쇠로 일관한다. KBL은 "(귀화 문제는) 협회 쪽 비중이 크다"는 말로 책임을 회피하려는 인상을 주고 있다.

이번 일로 크게 실망한 농구팬들은 앞으로의 대책에 대해 알고 싶어한다. 그러나 협회와 연맹 어느 쪽도 현 상황에서의 비난을 피하기에 급급할 뿐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발빠르게 입장을 정리한 여자농구연맹(WKBL)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WKBL의 경우 애버 해리스(26, 삼성생명)의 귀화를 예정대로 추진, 아시안게임이 아니더라도 세계선수권 등에 출전시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여자 대표팀의 세대 교체를 위해 해리스가 꼭 필요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세계선수권 등 국제농구연맹(FIBA) 주관 대회는 3년 이상 거주 조건이 없다.

당사자인 헤인즈도 황당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헤인즈는 귀화를 위해 푸에르토리코 리그 구단의 입단 제의도 거절했다고 한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귀화 불발에 경제적 손실은 물론 정신적으로도 허탈함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애초부터 급하게 귀화를 추진한 것이 문제였다. 선수 자격 요건을 파악하지 못한 것도 따지고 보면 '날림'으로 일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뒤늦게 시작한 만큼 후보를 고르는 일도 쉽지 않았다. 결국 마땅한 후보가 나타나지 않자 '꿩대신 닭' 격으로 선택한 것이 헤인즈였다. 헤인즈는 대표팀에 가장 필요한 포지션인 정통 빅맨이 아니다.

국대위는 OCA 쪽에 다시 한 번 관련 사항을 체크해보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규정이 하루아침에 달라질 리 없다. 헤인즈의 귀화는 이미 백지화된 분위기다. 한국 농구 행정의 무능함과 한심함을 확인한 것이 하나의 성과라면 성과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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