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한 무리뉴의 수비축구, AT마드리드 속수무책

[이성필기자] '여우' 주제 무리뉴 첼시 감독이 마음먹고 시도한 수비축구가 통했다.

첼시(잉글랜드)가 23일 오전(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비센테 칼데론에서 열린 2013~201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와의 원정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다음달 1일 첼시 홈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결승 진출 팀이 가려지게 됐다.

원정이라는 불리한 조건에서 첼시 무리뉴 감독의 전략은 간단했다. 일관된 수비였다. '질식수비'로 아틀레티코의 조바심을 유도하는 것이었다. 과거 FC바르셀로나(스페인)를 상대로 효과를 봤던 전략이라 고민없이 수비로 일관했다. 전방의 페르난도 토레스를 제외한 첼시 선수 전원이 중앙선 아래로 내려와 수비에만 집중했다.

쉬운 상황은 아니였다. 전반15분 수비의 리더격인 골키퍼 페트르 체흐가 오른쪽 팔꿈치 부상을 당하며 마크 슈월처와 교체돼 물러났다. 첼시의 정신적 리더인 체흐가 사라지자 아틀레티코는 디에고 코스타, 가비, 라울 가르시아, 코케 등이 공격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전반에만 10개의 슈팅을 쏟아냈지만 첼시의 그물망 수비를 무너뜨리지 못했다.

후반에도 첼시에 운이 따르지 않았다. 27분 중앙 수비수 존 테리가 코너킥을 걷어내다 왼발 부상으로 물러났다. 그럴수록 첼시는 더욱 협력 수비를 강화해 공간을 내주지 않았다. 테리를 대체하기 위해 내세운 안드레 슈얼레도 수비에만 집중했다.

아틀레티코는 30분 가비가 시도한 프리킥이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며 땅을 쳤다. 결국, 첼시의 수비를 넘어서지 못하며 무득점 무승부로 경기를 끝냈다.

기록으로 봐도 첼시의 이날 수비는 대단했다. 볼 점유율에서 38%-62%로 절대 열세였고 슈팅수에서도 5-26으로 크게 뒤졌다. 이 중 유효슈팅도 3-10으로 철저히 밀렸다. 수비에 맞고 나온 슈팅도 1-9였다. 아틀레티코가 어떻게든 골을 만들어보려는 의지가 강했지만 무리뉴 감독의 전략에 말려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홈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는 첼시가 어떤 전략을 들고 나올지가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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