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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영 "연기와 복싱, 선 그으니 편해졌다"(인터뷰)


첫 공포영화 '더 웹툰'으로 호러퀸 도전

[정명화기자] 주위의 시끌벅적한 반응에도 묵묵히 제 갈 길을 간다. 이시영을 보고 있노라면 어리고 예쁜 여배우답지 않은 강단이 느껴진다. 여배우 출신 최고 복싱 국가대표라는 이색적인 타이틀에 세상의 시선이 모두 쏠려있고 출연하는 작품들은 대부분 호평을 받고 있다.

새 영화 '더 웹툰 : 예고살인' 역시 공포영화로는 10년만에 예매율 1위를 차지하며 흥행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지만 정작 그 화제의 중심에 선 이시영은 어디 하나 들뜨거나 휘둘려 보이지 않는다. 담담하고 또 성실하게 관객과 평단, 그리고 대중의 신뢰를 쌓아가고 있는 배우 이시영이 또 한번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영화 '더 웹툰 : 예고살인'은 인기 웹툰 작가의 미공개 웹툰과 동일한 수법의 연쇄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는 스토리를 그린 작품이다. 미려한 그림이 영상미를 더하면서 색다른 공포를 안겨주는 이번 작품에서 이시영은 살인을 예고하는 그림을 그리는 인기 공포 웹툰 작가 '지윤' 역을 맡았다. 자신이 그린 그림과 똑같은 살인이 일어나며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받는 한편, 현실과 꿈의 세계가 구분이 안될 정도로 지독한 악몽에 시달리는 까칠하고 신경질적인 웹툰 작가 역을 통해 신선한 변신을 선보인다.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만난 이시영은 제작보고회 당시 7kg의 체중이 늘었노라고 고백한 것과 달리 여전히 슬림한 체격이다. 이시영은 "시합 끝나고 7kg이 늘었다"며 "시합 때는 물도 못 마시는데, 끝난 후 물만 마셔도 다시 살이 찐다"며 웃었다.

"선수들 대부분이 그래요. 체중 조절 때문에 물도 마음껏 못 마시죠. 시합 끝나고 굳이 뭔가 많이 먹지 않더라도 물만 마셔도 체중이 늘어요. 훈련 때 물을 못 마시니 입 안이 갈라지고 손 끝이 다 깨질 정도로 괴로웠어요. 시합 끝나고 잘 먹고 잘 쉬니까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더라고요."

'분홍신'으로 공포영화를 연출한 경험이 있고 '와니와 준하', '불꽃처럼 나비처럼' 등에서 여성 캐릭터를 섬세하게 그려낸 김용균 감독과 작업한 이시영은 "이렇게 경험많은 감독님과는 첫 호흡"이라고 감회를 밝혔다.

"그동안 신인 감독님들과 주로 작업을 했어요. 김용균 감독님이 연출을 맡는다는 소식을 듣고선 '아 내가 못 할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감독님 마음에 제가 찰 수 있을까, 캐스팅될까 하는 마음이었죠. 김혜수, 수애 선배 이름 앞에서 작아지는 느낌이었어요(웃음). 감독님을 만나서 제가 보여드릴 수 있는 것이 많을거라고, 이 작품에 애착이 많다고 강하게 어필했어요."

"로맨틱 코미디 연기를 하면서는 상대배우와의 호흡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느꼈어요. 그 상황이 재밌다고 배우까지 신나서 연기하면 관객은 '배우만 혼자 재밌다'라고 느낄 수 있다는 걸요. 그래서 최대한 자제하고 연기하는 법을 터득했죠. 로맨틱 코미디를 많이 했지만, 사실 제 목소리 톤이 낮고 캐릭터를 표현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걸 많이 느꼈어요. 여배우가 할 수 있는 몫이라는게 별로 없었죠. 공포영화를 하면서는 굉장히 편했어요. 캐릭터를 연구하고 이런저런 방식으로 연기하고 그런걸 고민하면서 표현하는 작업이 정말 재미있었어요."

지금까지 본 한국 공포영화 중 '불신지옥'을 으뜸으로 꼽은 이시영은 "물리적이거나 신체적인 호러 장면보다 심리적인 공포가 기억에 오래 남는다"고 말했다. 그리고 실제로 귀신의 존재를 믿는다고도 말했다.

"가끔 가위에 눌리면 귀신의 뒷모습을 봐요. 큰 개를 보기도 하고요. 잠 자다 눈을 떠보면 제 침대 가장자리에 낯선 남자가 앉아 있는 모습을 보기도 하죠. 그래서 전 귀신의 존재를 믿어요. 제 평생 만나보고 싶지 않은 대상이에요(웃음)."

'로코퀸'이라는 안정적인 수식어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장르에 도전한 이시영은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또 있다는 걸 기회가 왔을 때 많이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기회가 없다면 할 수 없는 일이지만 기회가 왔을 때 또 다른 면을 보여주고 싶다고 배우로서의 진지한 욕심을 드러냈다.

복싱과 연기, 쉽지 않은 두가지 일을 병행하며 이시영은 명확한 선을 긋게 됐다고 한다.

"두 가지 길을 잘 가고 있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전에는 촬영하면서 짬짬이 운동도 하고 그랬는데 그게 잘 못 됐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제가 받는 개런티 안에는 연기 외에도 배우의 모든 것이 포함된 값이라는 걸요. 단순히 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배우의 이미지, 홍보, 현장에서의 분위기까지 많은 걸 책임져야 된다는 거죠. 그래서 이번 촬영 때는 시간이 남을 때도 운동은 전혀 하지 않았어요. 훈련은 훈련대로 연기는 연기대로 나름의 선을 긋게 됐죠. 처음에는 운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렇게 선을 그어놓고 보니 이제는 편해진 것 같아요."

이번 영화의 결과에 따라 앞으로의 행보를 결정하게 될 것 같다는 이시영. 염두에 두고 있는 차기작 역시 새로운 도전의 연속이 될 것 같다. 부지런하고 영특하게 길을 걸어가고 있는 그녀의 다음 도전 역시 기대된다.

조이뉴스24 정명화기자 some@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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