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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박정준의 친정팀 상대하기…'의욕이 앞섰죠'


"롯데 포수 강민호가 자꾸 말 걸어 타석에서 집중력 떨어져"

[류한준기자] 트레이드 소식을 들었을 때 만세를 불렀다. NC 다이노스 외야수 박정준 얘기다. 그는 지난 4월 18일 지석훈, 이창섭과 함께 넥센 히어로즈에서 NC로 트레이드돼 유니폼을 바꿔입었다.

박정준에게 지난 세 시즌은 잊고 싶은 과거였다. 1군에서 뛰기보다는 퓨처스(2군)리그가 더 익숙했고 부상까지 당하는 등 시련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 이적으로 박정준에겐 야구인생 제2막이 시작됐다.

박정준은 "신생구단이라는 특성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야구를 해오면서 이런 느낌은 처음"이라고 했다. NC 김경문 감독은 팀에 합류한 그에게 "2번타자로 뛰어라"고 첫 마디를 건넸다. 박정준은 "그야말로 처음 받는 대접"이라며 "데뷔 이후 늘 백업에 머물던 내가 선발 라인업에 든다는 그 자체가 꿈만 같았다"고 말했다.

경남중과 경남고를 거쳐 지난 2003년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은 박정준은 당시 고교 타자 랭킹에서 앞순위에 들 정도로 장래가 밝은 선수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유망주가 밟는 과정을 그대로 따랐다. 박정준도 프로 입단 후 그저그런 선수로 세월을 보냈다. 1군 진입 벽은 높았고 주전 자리는 언감생심이었다.

하지만 기회는 있었다. 2005년 주로 백업으로 90경기에 나왔던 박정준은 2009년 63경기에 나와 타율 2할8푼5리 5홈런 25타점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시즌 중반부터 선발 라인업 한 자리를 맡으면서 롯데의 4강 진출에 깨소금 노릇을 했다. 그러나 롯데에서 맛본 기쁨은 그 때가 마지막이었다.

박정준은 2010년 12월 투수 이정훈과 함께 넥센 히어로즈로 이적했다. 투수 고원준과 2대1 맞교환됐다. 친정팀 롯데를 떠난 박정준은 넥센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했다.

그는 "결국 내 실력이 모자랐기 때문에 그랬다"고 넥센 시절을 돌아봤다. 1할대 후반과 2할대 초반을 왔다갔다 하는 타율로는 1군 무대에서 버티기 힘들었다. 하지만 두 번째 트레이드가 반전의 계기가 됐다. 박정준은 NC로 이적한 뒤 주전 대우를 받았고, 20일 현재까지 19경기에 나와 타율 2할5푼8리 2홈런 11타점 4도루로 김종호와 함께 팀 테이블 세터로 활약하고 있다.

박정준은 지난 14~16일에는 사직 원정경기에 나섰다. NC가 롯데와 주중 3연전을 치렀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옛 친정팀 동료들과 만난 그는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박정준은 "기분이 조금은 이상했다"며 "롯데와 맞대결이라 솔직히 더 잘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런데 방망이는 자꾸 헛돌았디. 14, 15일 경기에서 모두 무안타에 그쳤다.

박정준은 "의욕이 넘쳐나서 오히려 망쳐버렸다"고 했다. 그는 "힘이 들어가다 보니 좋은 타격을 할 수 없었다"며 "팀 동료들과 코칭스태프에게 미안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박정준은 3연전 마지막 날 삼진 하나를 당하긴 했지만 6타수 3안타를 쳤고 도루도 하나 성공시켰다. 2번타자로 제역할을 해내면서 NC의 8-5 승리에 주역이 됐다.

박정준은 "롯데에서 오래 뛰어서 그런지 대부분 아는 얼굴"이라고 했다. 그런데 친숙함이 오히려 박정준의 발목을 잡는 면이 있었다. 그는 "타석에 들어가면 롯데 포수 강민호가 자꾸 말을 걸었다"며 "(강)민호가 계속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그래서 집중하는 데 정말 힘들었다"며 웃었다.

박정준은 한 가지 목표를 마음에 새겼다. 바로 꾸준한 선발 출전이다. 그는 돌고 돌아 고향인 마산(통합 창원시)을 연고로 하는 NC에 자리를 잡았다. 가족들도 그래서 더욱 NC행을 반겼다. 박정준은 친정팀 롯데를 상대로 안타를 쳤지만, 두 번째 소속팀이었던 넥센전에서는 아직 안타가 없다. 트레이드 직후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전 두 경기에 나왔지만 무안타를 기록했다.

박정준은 "나를 보내준 넥센과 염경엽 감독에게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린다"며 "NC가 창단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정말 한 번 뛰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정말로 바람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NC와 넥센은 오는 28일부터 30일까지 마산구장에서 올 시즌 두 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이번에는 박정준이 전 소속팀을 상대로 어떤 활약을 보여줄 것인지 눈길이 쏠린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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