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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만이 배트를 짧게 잡는 이유?


베테랑 박진만 "한 이닝, 한 타석이 소중하다"

[한상숙기자] 박진만(SK)이 방망이를 짧게 잡았다. 프로 18년차 베테랑은 "한 이닝, 한 타석이 소중하다"고 그 이유를 말했다.

박진만은 올 시즌 SK가 치른 8경기에 모두 출전해 20타수 6안타 타율 3할에 1홈런 3득점 6볼넷을 기록 중이다. 팀 내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 중 이명기(3할5푼5리)에 이어 두 번째로 좋은 성적이다.

유격수 수비는 여전히 명불허전이다. 11일 문학 넥센전에서도 박진만의 호수비를 감상할 수 있었다.

1-4로 SK가 뒤진 7회초 넥센 공격, 1사 후 3루수 실책으로 출루한 장기영이 이택근 타석 때 2루를 향해 뛰었다. 박진만은 포수 김정훈이 던진 원바운드 공을 잡아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자세로 장기영을 잡아냈다. 전성기 시절을 방불케 하는, 베테랑의 여유가 묻어나는 동작이었다. 이택근이 삼진으로 물러나 7회 넥센의 공격은 허무하게 끝났다. 박진만은 이날 공격에서도 2안타를 때리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박진만은 "캠프에서의 준비가 빛을 보는 것 같다"고 했다. 박진만의 지난 겨울은 치열했다. 시즌 종료 후 그의 휴식일은 일주일에 불과했다. 박진만은 한 달여 가량 주어지는 휴식일을 반납하고 동료들보다 20여 일 일찍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스프링캠프에서도 박진만의 성실함은 눈에 띄었다. 이만수 감독이 "박진만은 끊임없이 수비 훈련을 하고, 방망이를 치더라. 왜 이렇게 열심히 하나 싶을 정도로 뛰었다"며 놀랄 정도였다. 결국 박진만은 후배들과의 치열한 주전 경쟁 속 가장 먼저 개막 엔트리 진입을 확정했다.

박진만은 "지난 시즌에 경기에 많이 못 나갔다. 올해는 만회하기 위해 개인 운동을 열심히 했다. 캠프에서도 훈련량을 많이 늘렸다"며 "감독님께서 항상 '이름값은 없다'고 하셨다. 그래서 더 열심히 뛰었는데, 좋은 결과가 있었다. 놀랐고, 한편으로는 뿌듯했다"며 환하게 웃었다.

SK의 올 시즌 초반 라인업은 많이 바뀌었다. 이명기와 한동민, 조성우 등 신예들이 기존 선수들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유격수 자리만큼은 변함없이 박진만이 지킨다. 그는 "젊은 선수들이 무섭게 치고 올라온다. 그럴수록 내 단점을 보완하기보다 장점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그들보다 순발력이 떨어지는 대신, 경험은 앞서지 않나. 그 노련함을 살리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경기를 대하는 태도도 달라졌다. '국민 유격수'라는 칭호는 잊은 지 오래다. "예전 같으면 시즌 전체를 보고 체력 안배를 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언제, 어떻게 바뀔지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한 이닝, 한 타석이 소중하다. 나중에 체력이 떨어져 밀려나더라도, 할 수 있는 동안은 최선을 다하고 싶다. 그래서 요즘은 매 경기 전력을 다한다."

방망이도 짧게 잡았다. 그는 "배트 스피드가 확실히 떨어졌다. 점점 구위가 좋아지는 투수들을 상대하기 위해 전보다 방망이를 짧게 잡는다. 캠프 때부터 준비한 일"이라고 했다. 박진만은 이만수 감독이 강조한 '신구 조화'의 중심을 잡는 선수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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