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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가분 박종우 "시상대에서 동메달 받은 느낌"


[이성필기자] "(동메달은) 집 장식장 가장 중요한 자리에 놓을래요."

6개월 만에 동메달을 되찾은 '독도남' 박종우(24, 부산 아이파크)는 그동안 하지 못했던 말들을 모두 꺼내 던졌다.

박종우는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12일(한국시간) 스위스 로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에서 열린 집행위원회 상벌위원회에 참석했던 그는 '주의' 조치가 내려지면서 귀중한 동메달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지난해 런던 올림픽 한국-일본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2-0으로 한국이 승리한 뒤 기쁨의 세리머리를 하던 박종우는 한 관중이 건넨 '독도는 우리땅' 문구가 새겨진 종이를 들었다가 정치적 메시지 표현을 금지한다는 IOC의 규정 위반 혐의로 동메달 수여가 보류됐다.

마음 고생의 시간이 길어졌고 IOC로부터 진상 조사를 지시받은 FIFA에서 논의 끝에 A매치 2경기 출전 정지와 3천500 스위스 프랑(한화 약 410만원)의 벌금 징계를 받았다. 이후 IOC 상벌위원회에서는 주의 처분을 내리면서 값진 동메달을 지킬 수 있었다.

홀가분한 기분으로 돌아온 박종우는 공항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청문회에서 진심으로 성실히 했던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 동료들과 시상대에서 (메달을) 받은 마음과 똑같다"라고 입을 열었다.

6개월 동안 박종우는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동메달 수여 여부로 논란이 길어졌고 정신적인 압박감이 커지면서 2군까지 내려가는 등 고난의 기간을 보냈다. 박종우도 "시간이 길었지만 그 과정 속에서 좋은 경험을 한 것 같다. 경기력에서도 미흡했지만 올해 좋은 일이 내게 왔으니 더 열심히 하겠다"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상벌위원회 청문회를 통해 자신의 행동이 우발적이었음을 강조하는데 총력을 기울였던 박종우는 "위원들이 당시 상황을 잘 알고 있었다. (내 행동을) 진심으로 받아들인 것 같다"라고 전했다.

아직 메달을 받지 못한 박종우는 별다른 행사 없이 조용히 받으라는 IOC의 권고에 대해서도 서운해 하지 않았다. 경기장 시상대에 올라가지 못한 상황이 가장 힘들었었다는 박종우는 "올림픽 다녀와서 관련 행사에도 참석해서 괜찮다. 스위스 가기 전에 메달을 찾아오면 장식장에 꼭 걸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라며 "이제는 가장 중요한 자리에 놓겠다"라고 여유를 보였다.

마침 박종우의 동메달 수여가 최종 결정된 12일은 홍명보 전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의 생일이기도 했다. 홍 감독에게는 최고의 선물이었다. 박종우는 "먼저 생신 인사를 했다. 아직 연락은 없으셨지만 좋아하실 것 같다"라며 신경써줬던 스승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새로운 마음으로 축구 인생을 창조하겠다는 박종우는 "A매치 두 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는데 다시 대표팀에 복귀하려면 그동안 K리그에서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 열심히 하는 장면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A대표팀 재승선 의지도 숨기지 않았다.

조이뉴스24 인천공항=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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