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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딜런의 철학을 극 영화로 옮기다 '가장과 익명'


 

6,70년대 반전 문화의 상징이었던 싱어송 라이터 밥 딜런은 영화를 몇 편 찍었지만, 가수 명성을 깎아 먹을 정도로 초라한 결과를 낳았을 뿐이다. 그럼에도 예순이 넘은 밥 딜런을 위해 <가장과 익명>이 만들어졌다. 밥 딜런의 현실 비판적 가사를 영화로 풀어내기 위한, 밥 딜런에 의한 밥 딜런 찬가 같은 영화다.

밥 딜런(Bob Dylan 1941- )은 1959년 대학을 중퇴하고 본격 가수 인생을 시작했다. 우디 거스리의 음악에 심취하여 기타와 하모니카를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 그는, 유대계 러시아인 혈통을 물려받은 로버트 알렌 짐머만이란 본명 대신 시인 딜런 토마스의 이름을 따 밥 딜런이란 예명을 지었다.

밥 딜런의 힘

“나는 결코 정치적인 노래를 쓴 적이 없다. 노래는 세상을 구하지 못한다”, “나는 미국을 좋아한다. 그러나 미국은 재판받아야한다”, “민주주의가 세계를 지배하고 있지 않다. 이 세상은 폭력으로 지배 된다” 등의 말을 남겼다.

화제 삼을만한 영화

2003년 작 <가장과 익명>은 밥 딜런의 음악사적 위치와 개인 견해를 반영 정리하고 숭배하기위해 만들어진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첫째 밥 딜런이 감독과 함께 시나리오를 쓴 데서 이같은 의지는 분명히 드러난다. 그러나 크레딧에는 영화 제목 뜻을 잇기위해, 세르게이 페트로프와 르네 폰테인이란 가명을 올렸다.

둘째 <가장과 익명>은 밥 딜런이 작곡한 노래 30여곡이 흐르는 음악 영화다.

셋째 연기파 스타들이 밥 딜런과 함께 하고 싶어서 개런티를 대폭 삭감하고 대거 참여했다는 점이다. 한 자리에 모으기 힘든 스타들이 LA의 허름한 세트에 모여 21일만에 이 디지털 비디오 촬영 영화를 완성했다니, 놀라운 일이다. 문제는 이 같은 화제성에도 불구하고 <가장과 익명>이 그리 쉽게 와닿는 분명한 영화가 아니란 점이다.

심각한 주제를 많이 담되 과장과 코믹으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여러 갈래로 생각해볼 여지를 주려한 것 같기는 한데, 그러기에는 너무 모호하고 우스꽝스럽다. 대마초 한 대를 피우고 나온듯 흐리멍덩하고 무표정한 밥 딜런의 외모와 웅얼거리는 발성을 닮았다는 점에서 밥 딜런스러운 영화인 것만은 분명하지만 말이다.

가장과 익명의 세계

남미나 아시아, 혹은 아프리카 그 어디인지 모르겠으나 군사 독재와 내전, 가난으로 온 국민이 거리에 부랑아로 나앉은 황폐한 나라. 그러나 인종의 차별은 완전히 사라진 듯 백인, 흑인, 동양인이 뒤섞여있다.

죽음을 기다리는 대통령(리차드 C. 사라피안)과 혁명 피해자를 기리는 자선 콘서트가 기획된다. 빚을 갚으라는 협박을 받고있는 뚱보 흥행사 엉클 스윗하트(존 굿맨)는 섹시한 동료 기획자 니나 베로니카(제시카 랭)에게, 한물 간 스타 잭 페이트(밥 딜런)는 불러올 수 있다고 큰소리 친다. 덕분에 감옥에 있던 잭이 세상 구경을 하게된다.

폐허나 다름없는 공연장 한 켠에는 동물과 관련된 기이한 철학을 늘어놓는 봉두난발 사내(발 킬머)가 있는가 하면, 전기 수리공 두 명(크리스 펜, 크리스찬 슬레이터)도 한가하게 무의미한 말을 주고받는다. 잭을 인터뷰하러 온 기자 톰 프렌드(제프 브리지스)는 거만한 태도로 잭을 도발하다, 잭의 동생 보비 큐피드(루크 윌슨)에게 맞아죽고, 톰의 애인 페간 리(페넬로페 크루즈)가 통곡한다.

잭은 사실 대통령의 아들이었고, 아버지의 정부(안젤라 바셋)와 정을 나누다 들켜 아버지와 원수가 되었다. 잭의 친구 에드문트(미키 루크)는 아버지를 보러온 잭에게 “내가 네 아버지가 네게 원했던 후계자가 되었다”고 한다. 에드문트는 대통령이 죽자마자 “힘으로 평화를 이루겠다”며 반군을 향해 폭격 명령을 내린다. 잭은 톰을 살해한 죄로 끌려가며 “난 모든걸 이해하려는 걸 오래 전에 그만두었다”고 내레이션한다.

그 외 스티븐 바우어, 지오바니 리비시, 프레드 워드, 에드 해리스, 수잔 티렐, 브루스 던, 치치 마린, 마이클 폴 챈 등이 한 두 장면 등장한다.

제품의 아쉬움

<관계의 종말>이 밥 딜런 음악으로 더 유명해졌듯, <가상과 익명> 역시 영화보다는 밥 딜런의 곡과 가사, 연주가 더 와 닿는 영화다. 미국판에는 감독 코멘터리, 삭제 신, 메이킹 필름이 있다는데 국내 판에는 전무하다. 밥 딜런의 60년대 공연 실황 등을 담은 마틴 스콜시지 감독의 <노 디렉션 홈 : 밥 딜런 No Direction Home; Bob Dylan>도 함께 출시되었다. 서플도 충실하니 <가장과 익명>의 아쉬움은 이 작품으로 보완해야겠다.

 

/옥선희 | DVD 칼럼니스트 oksunny@ymc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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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코미디
감독 : 래리 칼스
출연: 밥 딜런, 존 굿맨
시간: 116분
등급: 15세
출시사: 파라마운트
출시일: 11월 8일
가격: 1만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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