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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이후…K리그에 목소리 낼 지도자가 없다


쉽게 내치는 문화로 복귀 쉽지 않아, 최용수 감독에게 기대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영원히 '봉동 이장' 역할을 할 것 같았던 최강희(59) 전북 현대 감독이 중국 톈진 취안젠 지휘봉을 잡게 됐다. '투자=성적, 흥행'이라는 공식을 당연하게 여겼던 최 감독이 전북과 K리그에서 퇴장하게 되면서 큰 변화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관심 가는 사안은 '닥치고 공격(닥공)'이라는 브랜드는 전북에 구축한 최 감독처럼 분명한 지도 철학이 있는 경험 쌓인 지도자가 얼마나 있느냐다. 최 감독은 수원 삼성 코치를 시작으로 국가대표 코치, 감독을 오가는 등 산전수전 다 겪은 인물이다.

2005년 7월 전북에 부임해 혁명적인 변화로 전북을 K리그 정상권 팀으로 만든 최 감독이다. '전북도 수도권 팀이다'는 주장은 절묘하게 설득력을 얻었다. 수원 삼성과 FC서울, 울산 현대가 상위권을 나누던 시절을 과거로 보내는 능력도 보여줬다.

언론플레이부터 선수 친화력, 프런트와의 소통 능력까지 모든 것을 두루 갖춘 지도자를 찾기는 쉽지 않다. 현재 K리그에서 최 감독의 뒤를 이어 리그 전체의 목소리까지 낼 수 있는 인물은 서울로 복귀한 최용수 감독 정도지만 그 역시 망가진 팀 수습이 우선이라 정신이 없다.

최 감독의 뒤를 이어 전북의 지휘봉을 누가 잡을 것인지도 중요한 관심사지만, 리그 전체를 주도하는 지도자가 사라지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최 감독은 물론 투자 위축 속에서도 FA컵 우승을 선물했던 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도 올해를 끝으로 사실상 휴식기에 들어간다.

재야에는 리그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감독들이 있다. 황선홍 전 FC서울 감독이나 신태용 전 국가대표 감독, 박경훈 전 성남FC 감독 등이 꼽힌다. 이들이 빅팀이 된 전북에 얼마나 어울릴 것인가는 차치하고서라도 K리그로의 복귀 자격은 충분한 지도자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황 감독은 신중한 언행을 하면서도 할 말은 하는 지도자다. 포항 시절 '쇄국 축구'로 성과를 낸 반면 서울에서는 결과 중심 문화에 희생됐다. 신 감독은 거침없이 솔직함을 드러낸다. 황 감독과는 스타일이 180도 다르다. 아시아 정상까지 맛봤던 성남 일화 시절의 기억은 사라지고 A대표팀 결과 하나로 '무능력자' 취급을 받고 있다.

'공부하는 지도자' 박 감독은 제주 유나이티드 시절 '감귤 타카'를 구축했다. 반면, 성남FC에서는 단기간 승격을 바라는 구단의 정책 속도에 맞추지 못했던, 희생양에 가까웠다. 휴직 중이던 전주대학교로 복귀해 K리그로 돌아오기가 쉽지 않다. 스스로도 "학교에 미안하다"며 지도자 복귀가 쉽지 않음을 숨기지 않았다.

전북, 수원은 물론 최순호 감독과 계약이 만료되는 포항 스틸러스도 공석 가능성이 있다. 제주 유나이티드는 조성환 감독과 지난해 2019년까지 2년 재계약을 체결해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인완 감독대행이 지휘 중인 전남 드래곤즈나 강등 위험이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는 교체 가능한 팀이다.

자리는 꽤 많지만 적절한 지도자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붙은 것이 사실이다. 성적이 조금만 부진하면 바로 경질하는 문화가 K리그에 자리 잡으면서 지도자 구인난이 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감독대행을 정식 감독으로 올리는 문화도 인색하다. 강등되면 곧바로 내치고 새로운 사람을 찾기에 바쁘다.

나이를 먹은 지도자도 최대한 외면 한다. 한 번 써봤던 사람은 다시 쓰지 않으려는 풍토까지 더해져 능력을 갖추고도 쉽게 복귀하지 못해 사장된 지도자도 정말 많다. 젊은 지도자를 파격적으로 기용하는 결단도 없다. 지도자 선임에 있어 우유부단, 안정지향주의 문화가 K리그 구단 경영진 사이에 만연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당연히 지도자들은 구단의 눈치를 보느라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게 된다.

최강희 감독은 숱한 경질 위기를 견디며 전북 왕조를 개척했다. 서정원 감독도 권창훈(디종FCO) 등 유망주들을 발굴하는 노하우를 구축했다. 자기 스타일이 확실한 지도자를 대체할 비슷한 능력의 지도자를 어떻게 발굴해 키울 것인지, K리그 전체에 주어진 숙제다.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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