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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하늘이 도운 날씨, 영하에도 버틸 수 있었네


대부분 철저한 방한 대책, 통가 기수는 근육 자랑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평창을 잘 모르지만 평창답네요."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9일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작은 소도시가 올림픽으로 물결쳤다. 거리 곳곳에는 참가국의 깃발이 바람에 나부꼈다.

개막식이 열리기 전까지 모든 걱정은 날씨, 그중에서도 영하의 기온이었다. 기온이 낮은 데다 바람까지 강하게 부는 평창 날씨에 영국의 공영방송 BBC는 '역대 최고로 추운 곳에서 개막식을 연다'며 걱정했다. 일본은 선수들의 컨디션을 고려해 일부 불참 결정을 내렸다.

경기장 곳곳에서 취재하는 외신들도 마찬가지, 중국의 CCTV는 온도계를 들고 현재 기온과 개막식이 열릴 시각 기온이 얼마나 내려갈 것인지를 확인하는 모습이었다.

취재진은 물론 일반 관중도 방한화, 두꺼운 점퍼, 장갑으로 중무장했다. 이 때문에 보안 검색 시간이 길어졌다. 점퍼를 벗고 엑스레이 검색기로 확인을 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걱정에 조직위원회는 방한 6종 세트를 모든 관중에게 무료로 나눠줬다. 흰색 봉투 안에 무릎 담요, 우의, 핫팩, 발팩에 응원 도구 소고 등을 넣었다. 관중석에 모두 비치에 마치 카드섹션을 보는 느낌이었다.

무료 증정은 효과를 봤다. 소고는 응원 도구가 됐고 무릎 담요는 바람을 막아줬다. 조직위는 경기장 외부에 방풍막을 설치하고 주요 출입구와 통로에는 온열기를 설치하는 등 저체온 환자 발생을 최대한 방지했다. 이날 개막식 시작 시점의 기온은 영하 -1.3도였다. 체감온도는 -10.3도였다. 그나마 버티기에, 충분했다.

브루스 아처 토론토 스타 기자는 "평창조직위가 방한 6종 세트를 성공적으로 준비한 것 같다. 이런 장치들에 대한 의심은 사용 전까지 하게 마련이다. 얼마나 많은 돈이 들어갔는지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적어도 관중을 배려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 아닌가. 평창을 잘 모르지만, 평창다운 대처다"라고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우려는 사라졌다. 대부분 관중이 3시간 가까이 이어지는 개막식을 잘 견뎠다. 독일, 네덜란드, 스위스, 미국 등 주요 동계스포츠 강국들은 날씨에 신경 쓰지 않고 선수들을 축제의 장에 내몰았다. 대부분 롱패딩이나 방한 의류를 입고 등장해 관중석에서 개막식을 즐겼다.

통가 태권도 국가대표 피타 니콜라스 타우파토푸아(35)는 상체에 기름을 칠하고 기수로 등장해 큰 환호를 받았다. 그는 크로스컨트리 스키 선수로 이번 대회에 참가한다. 영하에도 과감하게 등장한 그 덕분에 평창의 추위는 다시 한번 주목받았다.

자원봉사자는 전수연 씨는 "지난 3일 모의 개막식에서 관중들로부터 '춥다'는 소리를 정말 많이 들었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대회 내내 이 수준이 유지되기를 어렵겠지만 천운의 기온이었으니 성공적인 분위기가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이뉴스24 평창=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이영훈기자 rok665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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