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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은퇴가 실감난다"…이호준이 꿈꾸는 마무리


"오직 팀 우승만 생각"…"김재현 같은 마지막 경기 꿈꿔"

[조이뉴스24 김지수기자] "(김)재현이처럼 헹가래 받으면서 끝내고 싶어요."

프로 24년차 이호준은 올시즌을 끝으로 현역 선수 생활을 마감한다. 지난 1994년 해태 타이거즈(~1999·현 KIA) 유니폼을 입으며 프로에 발을 내딛은 이후 SK 와이번스(2000~2012)를 거쳐 NC 다이노스(2013~현역)에서 맏형 역할을 하고 있다.

올시즌에도 40경기 타율 3할2리(86타수 26안타) 2홈런 20타점 쏠쏠한 활약으로 NC의 선두 다툼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호준은 NC가 10-5로 SK를 꺾은 지난 9일 경기 직후 "결정적 볼넷 하나로 밥값은 한 것 같다"며 웃었다.

이호준은 이날 팀이 3-2로 앞선 4회초 무사 1·2루에서 박광열을 대신해 대타로 타석에 들어섰다. SK 선발투수 윤희상을 상대로 볼넷을 골라 출루하면서 무사 만루의 찬스를 이어줬다. NC는 이 이닝에서 2점을 뽑아내면서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

이호준은 "감독님도 큰 거 하나 치고 오라고 하셨고 나도 욕심이 컸다. 그래도 팀 승리에 기여하는 볼넷이었다"고 말한 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결정적인 볼넷을 얻어낸 것 같다"며 특유의 입담을 과시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NC와 SK는 이호준을 위해 특별한 자리를 마련했다. SK에서 13년 간 뛰면서 헌신해온 이호준이 문학 경기장을 찾은 팬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이호준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SK 구단과 후배들에게 너무 고맙다"며 "마이크 앞에 서서 말을 하는데 이제 조금 은퇴가 실감이 나더라. 은퇴식에서는 눈물을 보일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호준에게 문학 구장은 좋은 추억이 많은 곳이다. 그는 "2007년 SK의 첫 우승을 이곳에서 했다. 그때가 가장 기억이 난다"며 "2007년 SK는 정말 강했다. 내가 지도자가 된다면 그때 SK 같은 팀을 한 번 만들어보고 싶다"며 당시를 추억했다.

이호준은 지난 5월 첫 1군 등록 때부터 "팀의 우승 외에는 다른 생각이 없다"고 줄곧 자신의 올시즌 목표를 밟혀왔다. 후반기 순위 다툼이 진행 중인 현재도 이 생각은 유효하다. 그는 "우승이 가장 중요하다. 내 개인 기록이나 경기 출장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호준은 절친한 김재현 Spotv 야구 해설위원 같은 멋진 마무리를 꿈꾼다. 김재현은 2010년 SK의 한국시리즈 우승과 함께 유니폼을 벗었다. 한국 시리즈 후 은퇴를 예고했었던 김재현은 우승 확정 후 후배들의 헹가래를 받으면서 최고의 순간 그라운드를 떠났다.

이호준은 당시를 회상하며 "그때 우승 확정 후 후배들이 막 (김)재현이를 헹가래 쳐주더라. 나도 (김)재현이처럼 헹가래를 받으며 내 선수 생활 마지막을 정리하고 싶다"며 자신의 마지막 꿈에 대해 밝혔다.

하지만 한 가지 전제 조건을 붙였다. 자신이 팀에 도움이 되는 존재가 아니라면 포스트 시즌까지 갈 필요가 없다는 것. 이호준은 "내가 팀에 전혀 보탬이 되지 않는다면 내일이라도 당장 유니폼을 벗어야 한다"며 "오직 팀의 우승을 위해 내 모든 걸 걸겠다. 팀과 후배들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이호준이 생각하는 '인생은 이호준처럼'의 정점인 우승의 꿈을 이룰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조이뉴스24 인천=김지수기자 gsoo@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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