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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신태용호, 차범근 전망처럼 '일일신(日日新)'


경기력 저하 걱정에서 멀티 수비 소화, 끈끈한 팀워크 과시하며 순항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이 연령대 아이들은요. 하루가 다르고 한 경기가 또 달라요."

지난해 12월 22일, 제주도 서귀포 축구공원에서 광운대와 연습경기를 하던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 훈련장에 반가운 손님이 나타났다. 차범근(64) U-20 월드컵 조직위원회 부위원장과 아들 차두리(37)가 대표팀을 격려하기 위해 당일치기로 서귀포에 내려왔다.

당시 U-20 대표팀은 신태용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나선 지 한 달도 되지 않았다. 선수 이름 익히기에 바쁜 신 감독이었다. 그런 신 감독과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던 35명의 선수를 위해 차 부위원장이 직접 나선 것이다.

차 부위원장은 취재진에 "이 연령대 선수들은 하루가 다르고 한 달이 지나면 또 달라져 있다. 연습 경기 한 번을 치르면 그것 자체가 큰 경험이다. (본선이 열리는) 6개월 뒤면 또 모른다"고 진단했다.

경기 후에는 선수단을 격려하면서 "부단한 노력과 끊임없는 도전을 해야 한다. 땀을 흘리고 노력하면 알지 못하는 사이에 놀라운 변화가 생길 것이다"며 스스로 마법을 만들라고 주문했다.

경험이 큰 무기라는 차 부위원장의 말은 6개월이 지난 2017년 5월,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고 있다. 경기를 치를수록 선수들은 대담해지고 일일신(日日新-날로 더 새로워진다)하며 한 걸음씩 앞으로 나가고 있다.

사실 신 감독의 고민은 선수들이 자신이 생각했던 수준 이상으로 올라오지 않고 있다는 점이었다. 소속팀에서 제대로 경기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는 선수들이 다반사였다. 다른 나라 팀들의 경우 일찌감치 프로에 데뷔해 감각 자체가 다른데 대학 리그(U리그)나 프로팀의 R리그(2군리그) 아니면 연습 경기 출전이 전부라는 점에서 고민의 깊이가 달랐다.

그래서 신 감독은 연습경기와 잦은 소집을 통한 경험 쌓기에 모든 역량을 쏟아붓는 것에 힘을 쏟았다. 깨지고 패하고 실수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선수들의 개성은 존중하고 생활도 대부분 모른척(?)했다. 훈련과 경기에만 온전히 집중하면 다른 것은 일체 신경 쓰지 않는 것이다.

그 결과 1월 포르투갈 전지훈련 및 연습 경기에서 수비 구멍(?)으로 크게 혼났던 우찬양(포항 스틸러스), 윤종규(FC서울) 등 좌우 측면 수비진은 기니, 아르헨티나전에 교대로 나서 무실점과 1실점으로 틀어막으며 2승에 일조했다.

중앙 수비수 정태욱(아주대)과 그의 파트너인 주장 이상민(숭실대)은 통곡의 벽에 가까운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 역시 연습 경기와 평가전에서 힘이 있는 상대 공격진에 흔들리는 경우가 있었지만 대회가 시작되고 야수처럼 변신에 성공 중이다.

신 감독이 꺼낸 플랫3, 4 수비 전환을 흔들리지 않고 해내는 능력을 과시했다. 모두가 죽음의 조에서 살아남아 16강 위로 올라가겠느냐는 의문을 완벽한 기량 발휘로 잠재우고 있다.

특히 선수들은 지도자의 마음을 빨리 알아차렸다. 외부의 관심이 온통 '바르셀로나 듀오' 이승우(FC바르셀로나 후베닐A), 백승호(FC바르셀로나 B)에 집중되자 신 감독이 "이들에 대한 관심 좀 그만 가져주고 다른 선수들을 봐달라"고 하자 알아서 뭉쳤다. 특별한 이견 없이 서로의 벽을 무너뜨리며 하나가 됐다. 팀 분위기도 경험이 쌓이면서 굳건해진 셈이다.

이상민은 "자율적인 분위기는 좋다. 선수들도 그 안에서 규율을 지키려고 한다. 누가 말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다"며 찰떡 호흡을 과시했다.

신태용호는 조기 16강을 확정 짓고 1, 2위 선택만 남겨뒀다. 2차 목표인 8강 진출까지는 여전히 더 경험을 쌓아야 한다.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무섭게 진화하는 신태용호다.

조이뉴스24 전주=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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