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흔들리는 물결' 심희섭, 박해일·이제훈 잇는 예비 女心사냥꾼(인터뷰)


아련한 외모와 담백한 이미지 눈길

[정명화기자] 내려 뜬 눈 밑으로 긴 속눈썹이 그림자를 만든다. 쌍꺼풀 없는 눈을 채운 동공은 어딘가 아련하고 우수에 젖이 있는 듯하다. 백색 도화지에 연필로 습작을 한 듯 담백한 얼굴과 마른 몸에 긴 목. 서른살 나이에도 소년의 느낌을 가진 심희섭은 여성들의 모성애를 불러 일으키는 묘한 매력의 소유자다.

영화 '변호인'에서 군 내부를 고발하는 어린 장교 역으로 눈도장을 받은 그는 영화 '경성학교:사라진 소녀들'과 예능 프로그램 '배우학교'로 얼굴을 알렸다. 새 영화 '흔들리는 물결'(감독 김진도, 제작 비밀의 화원, 청년필름)로 장편영화 주연으로 나선 그는 우울과 비탄 속에 침잠한 인물에 걸맞는 얼굴을 보여준다.

대사가 적은 이번 영화에서 심희섭의 외모는 많은 부분을 담당한다. 웃음기 없이 불안하게 흔들리는 눈동자와 맥없이 쳐진 몸, 느릿한 발걸음은 그가 연기한 '연우' 역에 다른 배우를 떠올리기 힘들게 만든다. 영화 '경성학교'로 제작사와 인연을 맺은 심희섭은 저예산영화 '흔들리는 물결'로 새로운 여심 사냥꾼의 등장을 알린다.

적은 예산에 여러모로 빠듯하게 만들어진 이번 영화는 심희섭을 아끼는 여성팬들의 자발적 도움과 성원에 많은 부분을 기댔다. 벌써부터 '덕후'들을 거느린 심희섭은 천진하면서도 연민을 불러 일으키는 특유의 분위기와 젊은날 박해일의 눈빛과 이제훈의 순수함을 연상시키며 차세대 멜로배우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만난 심희섭은 예상보다 밝고 유쾌한 모습이다. 그동안의 작품과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우울하거나 혹은 진지한 청년의 모습을 생각했지만 실제로 허허실실한 농담과 술을 즐기는 밝은 성격의 소유자였다. 군 시절 조교를 맡기도 했다는 반전의 과거를 가지기도 한 심희섭은 '흔들리는 물결'로 첫 멜로에 도전했다.

갑작스러운 동생의 죽음을 옆에서 목격하고 그 트라우마로 우울하고 고립된 삶을 살아가는 방사선과 촬영기사 '연우' 역은 심희섭에게 어렵고 풀기 힘든 숙제같았다.

"시나리오를 보고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칫하면 아무것도 없이 그냥 흘러가고 말겠다 싶었다. 감정의 굴곡이 드러나야 하는데 오롯이 표정과 행동만으로 표현해야 하는 신이 많았고 촬영을 진행하면 할수록 더 힘들었다. 죽음에 대해 고민하는 역할인데 너무 막막하고 경험해 보기도 힘든 느낌이라 주변 인물과의 관계를 더 집중해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이번에 호흡을 이룬 고원희와는 '경성학교'에 함께 출연하기는 했지만 당시의 만남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촬영장에 워낙 어린 여배우들이 많았던지라 수줍고 부끄러워 쭈뼛거렸던 탓이다.

"출연 제안을 받고 바로 결정했다.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많은 부분이 와닿았다. 보통 상업영화와는 완전히 다른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막연하지만 아름답고 애절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굉장히 감성적인 부분을 많이 건드린 작품이었다."

"'흔들리는 물결'은 처음이자 마지막 멜로 출연이 될 수도 있다(웃음). 대중적이지는 않은 작품이지만 첫 멜로인만큼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 그리고 주연으로 긴 호흡, 전체를 이끌어가는 집중력, 그리고 마음가짐과 처음과 끝을 모두 경험한 작품인만큼 남다른 의미를 가질 것 같다." 예능 프로그램 '배우학교'에서 진지한 모습을 보여준 그는 "처음에는 여러가지 모습을 연기를 배우는 과정에서 보여줄 수 있겠다는 기대를 했다"며 "하지만 작품이 진지하게만 흘러가다보니 첫 예능에서 정신을 못차린 것 같다"고 말했다.

"예능 환경에 적응도 잘 안됐고 왠지 분위기가 내가 잘못한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게 했다. 의기소침해지고 주눅들고 그러다 보니 어느새 끝이 났다. 그래도 함께 출연한 분들과는 많이 친해져서 지금도 연락하고 잘 지낸다. 진짜 러시아 연기학교에 간 듯한 느낌이랄까. 방송이 아니고 진심을 다해 연기를 정말 배우는 느낌이었다. 더 잘하자는 오기도 생기고 내가 게을렀다는 자괴감을 알게 해준 경험이었다."

영화와 예능에 이어 첫 드라마 출연도 앞두고 있다.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에서 논리적이고 개인적인 조연출 역을 맡아 새로운 면모를 선보일 예정이다.

박해일과 이제훈의 이미지를 닮았다는 말에 심희섭은 "그런 얘기를 들으면 그 분들을 생각해보게 된다"며 "정말 감사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여성분들이 좋아해주시는 건 정말 중요한 일 같다"고 웃었다. 모성애와 연민을 일으키는 매력적인 외모와 맑은 이미지를 가진 차세대 여심 사냥꾼 심희섭의 첫 멜로 '흔들리는 물결'은 27일 개봉했다.

조이뉴스24 정명화기자 some@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흔들리는 물결' 심희섭, 박해일·이제훈 잇는 예비 女心사냥꾼(인터뷰)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