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같은 상황 같은 맹타'…히트작 입증한 '박건우 데자뷰'


2·4회, 같은 상황서 적시타·홈런…팀 재상승세 견인

[김형태기자] '데자뷰(旣視·기시) 현상'이었다. 어디에선가 경험한 듯한 장면. 똑같이 다가온 상황에서 똑같은 코스로 적시타를 만들었다. 처음이 단타였다면 두번째는 홈런이라는 차이가 있었을 뿐이다.

26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 두산은 2회초 첫 기회를 잡았다. 1사 후 허경민이 좌전안타, 김재호가 우전안타를 쳐 1사 1,2루. 우타석에 들어선 1번타자 박건우는 상대 선발 좌완 김태훈으로부터 깨끗한 중전적시타를 때려냈다. 3루주자 허경민이 유히 홈을 밟아 1-0. 이날 경기의 선취점이자 첫 타점이었다.

그리고 타순이 한 바퀴 돈 뒤 4회. 이번에도 같은 패턴의 공격이 이어졌다. 1사 후 허경민이 중전안타로 살아나가자 김재호는 우전안타로 화답했다. 이번에도 허경민은 2루에서 멈췄다. 1사 1,2루 판박이 상황에서 우타석을 밟은 박건우는 상대 2번째 투수 오른손 사이드암 김주한과 맞섰다.

볼카운트 0-2로 몰린 상황에서 3구째 슬라이더가 가운데 높게 형성됐다. 실투였다. 박건우는 레이더망에 들어온 목표물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지체없이 방망이를 휘둘렀다. 배트의 스윗스팟에 정통으로 맞은 타구는 크게 솟구치더니 이번에도 중견수 쪽으로 날아갔다. 그리고 담장을 크게 넘어가는 비거리 125m 3점포로 연결됐다.

박건우의 올 시즌 10번째이자 지난 2009년 프로 입문 후 첫 두자릿수 홈런이 완성된 순간이었다. 전날 만루홈런에 이은 2경기 연속포. 아울러 최근 5경기 가운데 3경기에서 친 홈런이었다.

올 시즌 찬스에서 유독 강한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는 박건우의 강점이 유감없이 발휘된 장면이었다. 2회와 4회 똑같은 상황에서 똑같은 주자들을 두고 어김없이 적시타를 날리는 모습은 그가 올 시즌 KBO리그의 '히트작' 중 하나로 꼽히기에 부족함이 없음을 톡톡히 증명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득점권 타율 3할1푼7리를 기록한 그는 1번타순에서만 타율 3할5푼1리를 기록, 경기 초반부터 상대 투수들을 곤란하게 만들고 있다.

이날 박건우의 성적은 4타수 2안타 4타점. 6월 들어 기록한 10번째 멀티히트다. 덕분에 월간 성적도 타율 3할5푼 5홈런 18타점으로 더욱 향상됐다. 박건우에 이어 바로 뒷타순의 국해성 또한 백투백 솔로포를 기록하면서 두산은 4회에만 4점을 올렸다.

비록 마무리 이현승의 블론세이브로 SK에 5-6으로 역전패했지만 박건우의 이날 활약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두산은 28일부터 무섭게 따라붙은 2위 NC 다이노스와 잠실 3연전을 치른다. 올 시즌 전반기 최고의 빅매치 시리즈다. 박건우의 어깨도 더욱 무거워지게 됐다. 어느덧 팀 타선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까지 비중이 높아진 박건우다. 오랫동안 '5툴 플레이어 유망주'로 꼽힌 그가 마침내 잠재력을 한껏 폭발시키고 있다.

조이뉴스24 인천=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같은 상황 같은 맹타'…히트작 입증한 '박건우 데자뷰'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