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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두리, 그는 '최고'가 아닌 '유일한' 선수였습니다③


기립박수 받으며 태극마크 내려놓은 차두리, '고맙습니다'

[최용재기자] 차두리는 조국을 위해, 대표팀을 위해 모든 것을 걸고 뛰었습니다. 꼼수는 쓰지 않았습니다. 항상 정직하고 당당하게 국가대표의 길을 걸었습니다. 태극마크의 가치를 높였습니다. 이런 차두리의 모습은 후배들의 귀감이 됐습니다. 모든 후배들이 차두리를 친형처럼 따릅니다. 이 역시 명령과 강압으로 되는 일이 아닙니다. 차두리가 그렇게 만든 것입니다. 차두리의 진심을 후배들도 가슴으로 느낀 겁니다.

대표팀 막내로 귀여움을 발산하던 차두리가 어느덧 최선참이 돼 후배들의 존경의 대상이 됐습니다. 차두리로 인해 실력 외에 인성, 경기 외적인 행실 등 보이지 않는 국가대표의 품격도 중요하다는 것을 후배들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차두리처럼 박수 받으며 은퇴하는 날을 꿈꿀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차두리처럼 되고싶어 합니다.

차두리가 뛴 대표팀의 성적 역시, 그에게 열광하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차두리가 출전한 2번의 월드컵은 한국 대표팀이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둔 대회였습니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그리고 2010 남아공월드컵 사상 첫 원정 16강 신화의 주역이었습니다. 차두리는 월드컵을 통해 수많은 환희와 감동을 국민들에게 선사했습니다. 또 27년 만에 아시안컵 결승에 오른 것 역시 차두리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지난 14년 동안 한국 축구팬들은 차두리와 함께 했습니다. 그의 따뜻함에 함께 웃고 그의 강렬한 몸놀림에 함께 열광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눈물에 함께 울었습니다. 최고의 선수는 아니었지만 '유일한' 선수이기에 그는 특별한 은퇴식을 치를 자격이 충분히 있는 선수입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 역시 같은 생각이었기에 차두리에게 감동적인 은퇴경기와 은퇴식을 선물로 전했습니다. 팬들은 기립박수로 그와 이별을 고했습니다.

이제 국가대표 차두리는 떠났습니다. 차두리는 추억 속에서만 존재합니다. 그 추억을 떠올릴 때마다 미소부터 짓게 될 것입니다. '유일한' 선수 차두리의 매력은 차두리가 은퇴한다고 해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이런 매력을 지닌 선수는 등장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차두리가 언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내가 (박)지성이나 (손)흥민이처럼 축구를 잘 했다면 정말 좋았을 것입니다."

한국 최고의 선수가 되지 못한 아쉬움이 담긴 말입니다. 아버지처럼 해내지 못한 데 대해 후회도 섞여 있는 말입니다. 최고의 선수가 됐다면 더 좋았을 테지만, 그렇게 되지 못했다고 해도 자책할 필요는 없습니다. 후회할 필요도 없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차붐도, 박지성도, 한국 최고의 선수들도 해내지 못했던 여러 가지 일들을 차두리가 해냈으니까요. 최고의 선수들도 관중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은퇴하지는 못했으니까요. 또 최고의 선수가 아니더라도 가장 큰 존경과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증명했으니까요. 차두리가 전한 특별한 즐거움과 감동은 최고의 선수가 아니라 유일한 선수였기에 가능했던 일들입니다. 대표팀에 남아 있는 후배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차두리의 업적입니다.

차두리는 31일 은퇴식에서 마지막으로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내가 한 것 이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잘 하지는 못했지만 항상 열심히 하려고 애를 썼습니다. 여러분이 그것을 알아주신 것 같아 대표팀 유니폼을 행복하게 벗을 수 있었습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에서 '유일한' 선수 차두리. 최고의 선수는 아니었지만 당신이 남긴 여운은 최고였습니다. 14년 동안 고생했습니다. 또 고맙습니다. 굿바이, 차두리.

<끝>

조이뉴스24 상암=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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