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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태양이 뜨다]④'묻지마 유럽진출'은 없다


"K리그에서 인정받은 후 유럽 진출 타진"

[최용재기자] 축구선수라면 누구나 더 큰 무대에서 활약하는 꿈을 꾼다.

전남 드래곤즈의 새로운 간판 공격수 이종호(22)도 마찬가지다. 이종호는 "나 역시 언젠가는 유럽에 진출하고 싶다"며 '축구의 대륙' 유럽으로 나서는 자신을 상상하고 있었다. 전남의 유스팀인 광양제철고 선배인 지동원(도르트문트)과 윤석영(퀸즈 파크 레인저스)이 유럽으로 진출했다. 광양제철고 출신 유럽파의 다음 주자는 이종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하고 있다.

본인도 바라고, 주변의 기대감도 한 몸에 받고 있는 이종호다. 그런데 이종호에게는 유럽 진출의 '원칙'이 있다. 이 원칙을 깨면서 유럽에 진출할 일을 없다고 확신했다. 이종호의 원칙, K리그에서 인정받고, 또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인정할 때, 그 때 유럽으로 진출하겠다는 것이다.

일명 '묻지마 유럽진출'을 경계하는 것이다. 그동안 K리그에서 인정을 받지 못했음에도 주변 일부의 달콤한 속삭임과 유럽이라는 허상에 빠져 무리하게 유럽에 진출하는 선수를 볼 수 있었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지 않고 오직 유럽에 나가면 영웅 대접을 받고, 유럽에 나가면 더 발전할 수 있다는 착각을 하는 선수들이 있었다. 그래서 헐값에 유럽에 팔려 나갔다.

이런 선수들 대부분은 유럽 무대에서 출전 기회를 제대로 얻지 못했다. 몸만 유럽에 있을 뿐, 가치와 영향력, 성장 가능성은 유럽에 없었다. 싼 가격에 영입했기에 유럽 구단들은 특별히 빼어난 기량을 보여주지 않는 한 굳이 싼 선수를 경기에 내보낼 필요는 없었다. 돈이 아깝지 않았던 것이다.

이종호는 이런 상황을 경계했다. 그렇기에 '묻지마 유럽진출'은 없다고 못을 박았다.

이종호는 "유럽으로 무리해서 나가고 싶은 생각은 없다. K리그에서 인정을 받고 유럽에 나가는 것이 목표다. 무리해서 나간다면 나갈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객관적으로 정확한 평가를 받고 나갈 것이다. 인정받지 못하고 나가면 성공할 확률이 희박하다. 주변에서 이제 유럽에 도전할 때가 됐다고 모두가 인정할 때, 그런 이야기가 들릴 때 유럽 진출을 타진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K리그에서 먼저 인정을 받아야 된다는 것"이라며 단호히 말했다.

이종호는 유럽파라고 해도 소속팀 경기에 뛰지 못하면 축구 선수가 아니라고 했다. 이종호는 "축구 선수라면 경기에 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축구 선수는 축구장에서 뛰어야 선수다. 그라운드를 밟지 못한다면 축구 선수가 아니다. 허수아비, 꼭두각시다. 유럽에서 경기에 뛰지 못하는 선수가 되기 싫다. K리그에서 충분한 준비를 마친 후 나갈 것"이라며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모든 이들의 인정을 받기 위해 이종호가 반드시 하는 일이 있다. 주변의 말을 '경청'하는 것이다. 하나의 말도 빠뜨리지 않고 새겨들어 자신을 채찍질하고 자신을 되돌아본다. 이종호가 가진 여러 장점 중 가장 큰 장점이다. 22세의 어린 나이에도 이종호의 정신은 이미 베테랑이다.

이종호는 "축구인, 감독님들, 팬들, 언론 등 나에 대한 장단점을 이야기 해준다. 주변에서 말해주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흘려들을 이야기가 없다. 나의 단점을 지적하면 받아들이고 극복하고 잘하려 노력하는 스타일이다. 주변 이야기를 듣고 느낀 것이 많다. 발전하기 위해서는 경청해야 한다. 극복하기 위해서도 그렇게 해야 한다. 유럽 진출도 마찬기지다. 주변의 모든 이들에게 나갈 때가 됐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변의 말에 귀를 닫고,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선수와는 기본이 다른 접근 방식이다. 그렇기에 이종호의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 올바른 과정, 원칙을 지키려는 이종호가 대견하다. 이종호 주변의 모든 이들이 "이종호가 유럽에 진출할 때가 왔다"라고 말하는, 그날을 기다려 본다.

<끝>

조이뉴스24 광양=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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