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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경력 전무' 김정호 선발…김학범의 속뜻


"모든 선수에게 열려있다는 뜻"…경쟁 심화시켜 실력 상승 노려

[조이뉴스24 김동현 기자] 김학범(58) 23세 이하(U-23)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의 선수 선발, 그리고 운영 기조는 확실하다. 짧은 시간에 최대한의 경쟁을 부추겨 최적의 선수단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김 감독이 이끄는 U-23 선수단은 19일 파주 축구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 전원 합류해 미팅을 가졌다. 이날부터 일주일간 훈련을 하며 손발을 맞춘다. 오는 24일에 FC서울과 연습 경기를 가지고 26일에는 부천1995 FC와 경기를 치른다.

오는 8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김학범호의 공식적인 첫 출발이다. 김 감독은 "지금이 1차다. 2차는 월드컵 브레이크 기간이고 3차는 아시안게임을 출발하기 직전"이라고 말했다.

이 기간만 놓고 봐도 알 수 있듯이 상당히 짧다. 기간만 놓고보면 약 5개월간의 시간이 남아있지만 실질적으로 이 기간에 대표팀에 들어올 수 있는 선수들을 소집해서 옥석을 가린 후 이들끼리 손발을 맞춰야한다. 김 감독 또한 "기간 자체는 짧지 않지만 훈련할 수 있는 기간만 놓고 보면 적다"고 말했다.

물론 김 감독은 절대 이 기간을 허투루 보낼 뜻이 없다. 소집된 직후부터 이미 경쟁 체제로 돌입했다. 그는 "여기서 살아남으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살아남지 못하면 경쟁력이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 못 살아남으면 다른 곳에서도 살아남을 수 없다. 내가 무조건 이 팀에서 살아남아야겠다는 생각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말했다. 선수들에게 경쟁 그리고 생존을 강조한 것이다.

그가 강조하는 경쟁은 선수단 선발 그리고 주장 선임에서도 잘 드러난다. 그가 선발한 선수들을 보면 나이에 관계없이 잘하는 선수들은 모두 대표팀에 들 수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대표팀에는 1999년생의 전세진(19, 수원 삼성)이 포함되어있다. 수원 유스인 매탄고 출신으로 올 시즌 막 수원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선수다. 이외에도 이상민(20, 울산 현대)같은 선수들도 있고 1997년생으로 만으로 21세가 되는 선수들도 수두룩하다.

김 감독은 이를 두고 "모든 연령대에 가능성을 열어놨다"고 말했다. 어떤 선수든 실력만 있다면 들어올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16세에도 프로 무대에 데뷔하는 선수들도 많다. 1999년생이 아니라 더 어린 선수들도 올 수 있다"고 표현했다.

현재 대표팀에는 해외파가 전무하다. 동 연령대에서 이미 유럽이나 해외에서 두각을 드러낸 선수들도 있다. 김 감독은 "오스트리아에서 뛰고 있는 김정민(19, 레드불 잘츠부르크)이나 이승우(20, 엘라스 베로나)도 있다. 백승호(20, 지로나)나 서영재(19, 함부르크) 최경록(21, 장크트파울리)도 있고 일본에도 서너명 정도 후보군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확인 작업을 거친 후에 소집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는데 현재 있는 29명의 선수에 이들이 가세하면 대표팀의 경쟁 구도는 더욱 거대해진다. 손흥민(26, 토트넘 홋스퍼) 등 합류가 유력한 와일드카드 선수들 또한 있다. 물론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으니 이들 사이에서 살아남고자 하는 의지는 더욱 커질 것이 틀림없다.

김 감독이 태극마크를 달아본 경험이 없는 김정호(23, 인천 유나이티드)에게 주장 완장을 채운 것도 이러한 경쟁 체제 구축과 무관하지 않다. 김 감독은 "그동안 대표팀에 소집이 안된 선수를 주장으로 임명한 것은 능력만 보여준다면 누구든 대표팀에 뽑힐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표팀이라는 지위는 결코 쉽게 얻어지는 자리는 아니다. 최고의 선수들만이 소집되는 영광스러운 자리다. 특히 연령별 대표팀은 같은 또래의 선수들 가운데 가장 빼어난 선수들만이 올 수 있는 곳이다. 김정호에게 주어진 주장 완장에는 김 감독의 말처럼 실력적인 부분은 물론 상징적인 뜻도 동시에 담긴 것이다.

이 주장 완장이 김정호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김정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주장이기 때문에 책임감이 더욱 강해진다. 선수들을 이끌고 감독님과 최선을 다해 좋은 팀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래에 좋은 선수들이 이 팀에 많이 있지만 제가 가진 것을 보여드릴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책임감에 자신감까지 더한 것이다.

미국 사회학자 랜들 콜린스는 1971년 자신이 내세운 지위경쟁 이론에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고급 학위를 취득하면서 각 직업들에 요구되는 학력 수준이 올라갔고 결국 학력 인플레이션을 유발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김 감독의 U-23 대표팀에서 이른바 '스펙'은 필요없다. 짧은 시간에 최대한의 성과를 내기 위해 무한 경쟁 체제를 구축했다. 이 경쟁에서 요구되는 것은 오로지 실력 뿐이다. 축구에서의 '실력 인플레이션'은 언제든지 환영을 받는다.

조이뉴스24 파주=김동현기자 migg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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