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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2년]한국인 빅리거 '3막', 성공적 개막


희비 엇갈렸지만 소득 컸던 시즌…오승환·강정호 '명성 재확인'

[김형태기자] 한국인 빅리거의 새 시대가 활짝 열렸다. 지난해 강정호(29,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한국인 야수로는 처음으로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해 성공한 뒤 우후죽순처럼 그 뒤를 따르는 선수들이 나타났다. 다사다난하고 희비가 엇갈렸지만 한국인 빅리거들은 저마다 알찬 한 시즌을 보내면서 2017년을 기약하고 있다.

◆활짝 웃다…오승환 강정호 김현수

오승환(34,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역시 오승환이었다. 한국과 일본을 평정한 데 이어 메이저리그에서도 단숨에 팀의 클로저 자리를 꿰차며 리그 최고 소방수 중 한 명으로 우뚝 섰다. 마이크 매서니 감독의 돈독한 신임 속에 76경기(79.2이닝)에 등판, 6승3패19세이브 평균자책점 1.92로 명성을 과시했다. 지난 겨울 미국 진출이 확정된 뒤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할 것"이라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에 "그 정도 성적으로는 절대 만족할 수 없다"고 스스로 한 다짐을 지켰다. 특유의 '돌직구'가 미국에서도 위력을 발휘하며 9이닝당 삼진 11.64개, WHIP(이닝당 출루허용) 0.92라는 압도적인 수치를 올렸다. 이젠 오승환 없는 세인트루이스를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그의 위상은 확고해졌다.

극심한 왼무릎 부상을 뒤로 하고 시즌 초반 건강하게 복귀한 강정호 또한 기억에 오래 남을 한 시즌을 보냈다. 오랜 재활 끝에 5월7일 세인트루이스전에 맞춰 빅리그로 돌아온 강정호는 복귀전에서부터 멀티홈런(2개)을 치며 강렬한 모습을 보였다. 시즌 중반 극심한 슬럼프에 빠지면서 설상가상 성폭행 논란도 불거졌지만 시즌 막판 타격감을 완벽하게 회복하며 활화산 같은 공격력을 선보였다. 9월 첫 주 내셔널리그 '이주의 선수'에 뽑히는 등 102경기에서 타율 2할5푼5리 21홈런 62타점을 기록했다. 아시아 출신 내야수로는 첫 빅리그 20홈런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피츠버그의 스타 중 하나로 떠오른 강정호는 다음 시즌에도 라인업의 중심타선에 배치될 것이 유력하다.

김현수(28, 볼티모어 오리올스)는 극과 극의 시즌을 보냈다. 시범경기 당시 끝없는 부진에 팀에서 한국으로 되팔려는 시도까지 하는 등 고난의 연속이었다. 구단의 마이너리그 강등 권유를 거부하고 메이저리그에서 시즌을 출발한 그는 벤치멤버의 서러운 '눈칫밥'을 극복한 끝에 플래툰 좌익수로 풀시즌을 소화했다. 타율 3할2리에 6홈런 22타점의 성적. 구단이 기대한 타석에서의 인내심을 발휘하며 볼티모어 타선의 '출루 담당'으로 진가를 인정받았다. 특히 9월29일 토론토 원정경기에서 9회초 극적인 대타 결승 투런포로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천당과 지옥을 오가며 메이저리그에 적응한 김현수는 다음 시즌부터 본격적인 실력 발휘를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웃다 말다…박병호 이대호 최지만 추신수 류현진

와신상담하며 다음 시즌을 기다리는 선수들도 있다. 우선 큰 기대를 모으고 넥센 히어로즈에서 미네소타 트윈스로 이적한 박병호(30)는 4월 한 달 무섭게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후보로까지 여겨졌다. 그러나 이후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집중적인 빠른공 승부에 애를 먹더니 손목 부상까지 겹치면서 성적이 급락했다. 급기야 시즌 중반 마이너리그 트리플A로 강등된 후 시즌을 그곳에서 마쳤다. 빅리그 62경기 타율 1할9푼1리에 12홈런 24타점. 트리플A 31경기에선 타율 2할2푼4리 10홈런 19타점을 기록했다. 다음 시즌 반드시 반등해 한국 홈런왕의 자존심을 살릴지 궁금하다.

이대호(34, 시애틀 매리너스) 또한 마무리가 아쉬웠다. 마이너리그 계약에 초청선수라는 불리한 조건을 극복하고 빅리그 개막 25인 로스터에 합류한 그는 지독한 플래툰 시스템에 시달렸다. 왼손 투수 전용 타자로 나서면서 초반 좋았던 타격감이 흐트러졌고, 시즌 후반에는 벤치를 지키는 일이 잦았다. 시즌 104경기 타율 2할5푼3리 14홈런 49타점의 성적. 시애틀과 1년 계약을 끝낸 그는 메이저리그 잔류와 한국 또는 일본 유턴의 3가지 선택지를 앞에 두고 있다.

오랜 마이너리그 생활 끝에 메이저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한 최지만(25, LA 에인절스)은 제한된 기회 탓에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54경기에 주로 교체 출전, 타율 1할7푼 5홈런 12타점을 기록했다. 강점인 선구안은 나쁘지 않았지만 빅리그 투수들의 공을 맞히는 데 애를 먹었다. 최지만은 다음 시즌 스프링캠프가 다시 한 번 중요해졌다.

추신수(34, 텍사스 레인저스)는 올해 4차례나 부상자명단(DL)을 경험하며 악전고투했다. 이 때문에 48경기 출전에 그쳤고 타율 2할4푼2리7홈런 17타점으로 초라하게 시즌을 마쳤다. 텍사스와 7년 계약의 3년째를 맞는 다음 시즌, '추추트레인'이 반등에 성공할지 궁금하다.

가장 큰 기대를 모은 류현진(29, LA 다저스)은 기나긴 재활과 반복된 통증으로 빅리그 1경기 등판에 그쳤다. 지난해 5월 왼어깨 관절와순 수술을 받은 뒤 1년 2개월 만인 올해 7월8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복귀전을 치렀지만 4.2이닝 8피안타 6실점에 그쳤다. 이후 다시 부상자명단(DL)에 등재된 그는 9월29일 왼팔꿈치 괴사 조직 제거 수술을 받으며 시즌을 마감했다. 류현진이 다음 시즌 정상적으로 마운드에 복귀할지는 최대 관심사 중 하나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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