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창간 11년]모호해진 채널 경계…콘텐츠 지각변동중


지상파 위협하는 tvN-JTBC…다크호스 웹콘텐츠

[정병근기자] 올해 방송가에는 두 가지 큰 변화가 있었다. 지상파만 고집해 왔던 국내 MC 양대산맥 유재석과 강호동이 종편으로 향했고, 케이블로 옮긴 뒤 올해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대상을 받은 나영석 PD는 웹예능이라는 새로운 콘텐츠에 도전했다. 콘텐츠의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올해로 케이블이 개국한지 20년이 됐고 tvN은 10년이 됐다. 그리고 JTBC는 이제 다섯 살이다. 많은 변화가 있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지상파-케이블-종편 순으로 우선순위가 확실히 매겨졌지만 최근 들어, 특히 올해 그 경계선이 모호해졌다. 비(非) 지상파의 완벽한 역습이다.

지상파 위협하는 tvN·JTBC

tvN은 '삼시세끼', '꽃보다 시리즈' 등 예능부터 '응답하라 시리즈' 등 드라마까지 최고의 화제작들을 대거 만들어냈다. 그 중심에 나영석 PD가 있다. '삼시세끼'와 '꽃보다 시리즈'를 연출한 그는 상반기 백상예술대상 TV부문에서 대상을 받았다. 예능 PD가 이 상을 수상한 건 처음인데, 그게 지상파 PD가 아닌 비 지상파 PD라는 사실에서 케이블의 영향력이 커졌음을 실감할 수 있다.

앞길이 막막해 보였던 종편 채널 JTBC의 성장세는 더 놀랍다. 시즌4까지 온 '히든싱어'를 비롯해 '냉장고를 부탁해', '비정상회담', '마녀사냥', '썰전' 등 여러 히트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이 프로그램들은 지상파에서 볼 수 없었던 참신한 포맷으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고, 한창 잘 나갈 때는 지상파의 굵직한 예능프로그램들과 비교해도 화제성에서 뒤쳐지지 않았다.

JTBC 김석윤 제작국장은 "지상파는 기존에 만들어진 것 위에 새로운 것을 계속 갈아 끼는 형태다. 그런데 JTBC는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들어야 했다. 지상파에서 한 해 만들어지는 새로운 콘텐츠들이, 비율 상으로 보면 여기선 100%다. 지속적으로 계속 새로운 것 만들어야 한다는 것은 부담감일수도 있고 희열일 수도 있다. 이제 결실을 조금씩 보고 있지만 도전하는 자세를 계속 견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섭게 성장한 JTBC는 또 한 번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유재석과 강호동을 영입한 것. 유재석은 '투유 프로젝트 - 슈가맨'으로 이미 종편 신고식을 했고, 강호동은 11월 중 방송될 예정인 신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할 예정이다.

과거 지상파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며 영광을 누렸던 PD들과의 의리라는 명분도 있지만, 지상파를 고집하던 두 MC의 종편 프로그램 출연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참신함에서 밀렸던 지상파가 시청률에서도 큰 재미를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굳이 지상파를 고집할 이유가 없어졌다. 또 유재석과 강호동 모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신동엽의 경우 지상파에서의 부진을 케이블과 종편에서 만회하면서 오히려 제2의 전성기를 맞았지만, 유재석 강호동 두 MC는 크게 다르지 않은 포맷의 지상파를 고집하다 스스로를 울타리 안에 가둬버렸다.

두 MC의 입장에선 당장의 성적보다 장기적인 면에서 봤을 때 새로운 에너지가 필요했고, 언제고 해야 할 일이었다. 그리고 비 지상파는 지상파보다 상대적으로 더 자유로운 아이디어와 연출력이 있다. 그리고 이는 MC의 파워보다 콘텐츠의 완성도가 더 중요해졌다는 걸 의미한다.

김석윤 제작국장은 "출연자들이 방송사를 놓고 잰다기보다는 어떤 콘텐츠인지에 관심이 많다. 지상파에서 해갈되면 넘어올 일이 없지만 여기서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더 다양하니까. 사람들 취향도 마찬가지다. 지상파의 즐거움이 있다면 한계도 있고 또 다른 채널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있다. 우리 채널에서는 본인도 자신의 어떤 답답함이 해결될 것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모바일 콘텐츠에 주목하라

지상파에서 케이블로 또 종편으로 방송 콘텐츠가 다양화되고 있다고 하지만 제작에 대한 부담이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많이 찾기 시작하면 그 몇 가지 내에서 돌려막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여행, 셰프, 외국인, 먹방 등 중 두 세 가지를 결합한 형태의 방송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이유다. 기획의도야 다양하지만 셰프가 여행을 떠나서 요리를 한다거나 외국인이 여행을 가거나 하는 식이다.

그래서 웹콘텐츠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이디어와 연출력을 가장 극대화시킬 수 있는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이미 웹드라마는 덩치가 꽤 커졌고 관심은 웹예능으로 옮겨가고 있다. 여기에 일명 'SNS 스타'로 불리는 이들을 활용한 재기발랄한 콘텐츠들도 많다.

큰 화제를 모은 '신서유기'는 기존 방송 콘텐츠의 큰 틀에서 벗어나진 못했지만 웹예능의 본격적인 서막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5천만 조회수라는 수치로 드러난 성공뿐만 아니라 10~20분짜리 클립을 여러편 공개하는 이른바 '스낵컬처'로 시공간에 제약 없이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스마트기기로 짧은 시간에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대에 가장 최적화된 형태인 것.

다양성 측면에서 웹콘텐츠가 보여줄 수 있는 건 많다. tvNgo는 '유세윤 스튜디오'의 웹예능 버전을 공개할 예정이고, 윤종신과 뮤지는 '형만 믿어'를 런칭했다. 연예인들이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는 미션TV도 있다. 시각을 넓히면 양수빈 같은 SNS 스타들이 등장하게 된 것도 웹콘텐츠를 통해서고 이들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게 됐다. 이들이 선보이는 콘텐츠들은 기존 방송에서 볼 수 없는 것들이다.

수익면에서도 매력적이다. 각 클립에는 광고가 붙어 조회수에 따른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보다 PPL에서 자유롭다는 점에서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웹 영상의 특성상 거부감 없는 PPL은 얼마든지 가능하고 PPL을 통한 수익 창출은 조회수에 따른 수익을 훨씬 뛰어넘는다. 광고업계는 이미 웹콘텐츠를 주목해 왔는데 이번 '신서유기'의 성공으로 관심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션TV, 쥬스TV 등 다양한 웹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는 프리에이티브 이시우 대표는 "모바일 환경의 급격한 발전으로 대중들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창구가 TV에서 뉴미디어로 빠르게 변화되고 있다"며 "그래서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콘텐츠 제작에 역점을 두고 있다. 향후 미디어 시장은 모바일에 최적화된 콘텐츠에 미래가 있을 것이다. 가치가 있는 다양한 채널들을 제작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스마트기기가 일반화되고 그에 맞는 스낵컬처가 급부상하면서 콘텐츠가 급변하고 있지만 방송은 또 방송만의 역할이 있다.

SBS 이창태 예능국장은 "스낵컬처는 하드웨어가 콘텐츠를 바꿔버린 경우다. 점점 맥락이 없고 기승전결이 없고 얕아지게 된다. 과일을 껍찔까지 다 먹어야 좋다고 하는데 스낵컬처는 속살만 살짝 먹는 거다. 그런 건 조금 우려가 된다. 그래도 결국 본편으로 넘어오는 건 방송이다. 지상파 예능은 그래서 더 깊이 있고 사회 구성원들에게 유익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런 쪽으로 더 노력을 할 것"이라고 했다.

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kafka@joy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창간 11년]모호해진 채널 경계…콘텐츠 지각변동중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