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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뷰' 돌파 강남 스타일…비결은?


美 언론들, 비결 분석…"한국인 이율배반적 정서 잘 풍자"

[김익현기자]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또 다른 고지를 정복했다. 유튜브에 올린 공식 뮤직비디오 동영상 시청 건수가 1억 회를 돌파하면서 K팝의 위세를 드높였다.

'강남 스타일'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면서 미국 주요 매체들도 연이어 분석 기사를 게재했다. 특히 유튜브 시청 건수 1억 회를 돌파한 4일(현지시간)에는 대표적인 IT 매체인 매셔블이 인포그래픽 기사를 통해 '강남 스타일' 현상을 분석해 눈길을 끌었다.

워싱턴포스트는 '강남 스타일' 열풍을 최근 애플과 소송에서 패배한 삼성과 비교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디애틀랜틱 등 주요 매체들도 싸이와 '강남 스타일'의 놀라운 성공에 대해 심층 분석 기사를 게재했다.

◆매셔블 "강남의 과도한 영향력 잘 꼬집었다"

매셔블은 '강남 스타일'이 1억회 다운로드 되는 동안 트윗된 횟수만 78만 회에 달한다고 전했다. 또 페이스북에서 '좋아요'를 누른 사람도 26만 명에 이르렀다.

'강남 스타일'은 현재 유튜브에서 저스틴 비버, 칼리 레이 젭슨 등의 인기 스타를 제치고 유튜브 뮤직 비디오 순위 1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매셔블이 분석했다.

특히 매셔블은 '강남 스타일' 제작사인 YG엔터테인먼트와 세계 최대 음반회사인 유니버셜을 비교해 눈길을 끌었다. 매셔블 비교에 따르면 '강남 스타일'을 탄생시킨 YG엔터테인먼트는 보유 아티스트가 22명에 불과한 반면 유니버셜은 무려 798명에 이른다.

매셔블은 또 인포그래픽 기사에서 강남과 뉴욕이 한국과 미국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 내외 수준으로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또 강남지역에서 서울대학교 전체 학생의 41%를 점유, 뉴욕 맨해튼 지역 출신이 하버드대학에서 차지하는 비율과 같다고 전했다.

하지만 매셔블은 "강남스타일은 유튜브에서 가장 인기를 끄는 동영상이라는 현상보다 더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면서 "서울 강남이 대한민국에 미치는 과도한 영향력에 대한 풍자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WSJ "싸이는 한국의 광대 문화 대표"

'강남 스타일'에 주목한 것은 매셔블 뿐만이 아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달 말 "강남 스타일이 미국에서 인기를 모으는 데 대해 한국 사람들이 의아해하고 있다"는 기사를 통해 싸이와 강남 스타일의 성공 코드를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기사에서 "그 동안 잘 생긴 한국의 가수들이 미국 시장을 뚫으려고 시도했지만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면서 "그런데 싸이처럼 나이도 많고 잘 생기지 못한 가수가 미국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끄는 모습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싸이가 한국의 광대 계열에 속하는 아티스트라고 소개했다. 광대 유형의 아티스트들은 섹시할 필요도 없으며, 흥겨운 가락에 유머러스한 가사나 굉장히 진지한 메시지를 담는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소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특히 '강남 스타일'이 한국의 초물질주의적인 현상을 잘 꼬집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김승현 한화그룹 회장 등이 연이어 구속되는 등의 사태로 인해 한국에서 재벌들에 대한 인식이 극도로 나빠진 점에 주목했다. 그 덕분에 '강남 스타일'의 풍자 메시지가 더 잘 먹혀들어갔다는 것이다.

이런 내용과 함께 월스트리트저널은 '반드시 봐야할 5대 리엑션 동영상'을 선정해서 올리기도 했다.

◆디애틀랜틱, 강남의 두 가지 지역 코드 부각

미국의 유력 잡지인 더애틀랜틱 역시 '강남스타일'의 풍자 코드에 주목했다. '강남 스타일'이 서울 강남 지역의 두 가지 코드를 잘 꼬집었다는 것이다.

더애틀랜틱은 싸이가 촌스러운 모습을 한 강남 사람 역할을 하면서 ▲자기가 가장 중요하다는 의식(self-importance)에 빠진 모습과 ▲세속적인 부를 과시(ostentatious wealthe)하는 강남 문화를 꼬집은 것이 많은 사람의 공감을 자아냈다고 분석했다.

특히 디애틀랜틱은 '강남스타일'이 한국 사회의 계급과 빈부 문제에 대해 놀랄 정도로 파괴적인 메시지를 전해준 점 역시 많은 공감을 자아냈다고 지적했다.

물론 '강남스타일'이 '본 인 더 유에스에이(Born in the U.S.A)'에서 볼 수 있는 신랄한 비판에 비해선 풍자의 강도가 약하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풍자 문화가 강하지 않은 한국 사회에선 획기적인 편이라고 디애틀랜틱은 평가했다.

이 잡지는 특히 "강남 스타일이 강남 자체에 대한 풍자를 담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 노래는 동시에 강남 지역 바깥에 사는 사람들이 강남 주민이 되고픈 꿈을 어떻게 추구하는 지에 대해서도 꼬집고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싸이가 '강남 스타일'을 통해 한국 국민들이 강남에 대해 갖는 양가적인 감정을 잘 집어냈다고 디애틀랜틱은 지적했다.

◆WP, 강남 스타일과 삼성 스타일 비교 '눈길'

워싱턴포스트는 '강남 스타일' 열풍을 최근 끝난 삼성과 애플 간의 특허 전쟁과 비교한 '강남 스타일 대 삼성 스타일(Gangnam Style vs. Samsung style)'이란 기사를 게재했다.

이 기사에서 워싱턴포스트는 '강남 스타일'과 삼성은 혁신에 대한 두 가지 상반된 접근 방식을 대표한다고 지적했다. '강남 스타일'이 창의적인 뮤직 비디오를 앞세워 세계 시장을 석권한 반면 삼성은 태블릿과 모바일 시장에서 '따라 잡기' 전략을 통해 애플 제품을 복제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는 겉보기에는 엄청나게 달라보이는 '강남 스타일'과 '삼성 스타일'이 사실은 유사한 측면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삼성과 애플 간 소송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번에 문제가 된) 애플의 특허들은 도저히 피해갈 수 없는 가장 기본적인 기능들을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로 이 부분에서부터 '비열해지기' 시작한다고 워싱턴포스트가 꼬집었다. 애플 이외 다른 스마트폰, 태블릿 제조업체들은 현재 유통되고 있는 제품과 획기적으로 다른 것을 내놓지 않을 경우엔 소송을 피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게 됐기 때문이다.

애플의 무자비한 소송 때문에 다른 IT업체들 역시 할리우드처럼 한 두 편의 초대형 히트작에 의존하는 전략을 펼칠 수밖에 없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지적했다. 갈수록 기회가 줄어들고 있는 IT 기업들은 일단 한 가지 히트작을 내놓으면 정교한 방어막을 친 뒤 복제품이 등장했다고 판단될 때는 무자비한 소송 전략으로 나올 수밖에 없게 됐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런 현상을 강남 스타일 바람과 비교했다. 처음에 나올 땐 창의적인 작품처럼 보였던 '강남 스타일'이 갈수록 전통적인 K팝 제품들의 유형과 닮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삼성-애플 소송은 굉장히 창의적인 회사가 자신들의 제품을 무지막지하게 베낀 외국 기업과의 특허 전쟁에서 승리한 것"이라고 보게 되면 중요한 점을 놓친다고 꼬집었다. 소송이 끝없이 이어지면서 IT 산업 발전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될 경우 현재 할리우드를 중심으로 한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겪고 있는 것과 똑 같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지적했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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