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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45년만에 역사 속으로…김동관號 '한화오션' 과제는?


김승연 회장의 '한국판 록히드마틴' 숙원 현실화
수익성 개선 등 경영 정상화·인력 확보 등이 과제

[아이뉴스24 강지용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23일 한화오션으로 간판을 바꾸고 새 출발에 나섰다. 한화오션의 새로운 수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권혁웅 한화 지원 부문 부회장이 내정됐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오른쪽)과 장남 김동관 부회장 [사진=뉴시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오른쪽)과 장남 김동관 부회장 [사진=뉴시스]

한화오션이 이날 공식 출범하면서 한화는 2008년 대우조선 인수를 처음 시도한 지 15년 만에 대우조선을 품에 안게 됐다. 한화는 김동관 부회장을 중심으로 방위산업을 미래 핵심 사업으로 키운다는 전략을 펴며 지난해 3개 계열사에 흩어졌던 그룹 방위산업 분야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통합하는 작업을 마쳤다.

여기에 한화오션이 보유한 글로벌 수준의 설계·생산 능력까지 더해지면서 한화오션의 조기 경영 정상화는 물론이고, 지속 가능한 해양 에너지 생태계를 개척하는 '글로벌 혁신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한화를 '한국판 록히드마틴'으로 만들겠다는 김승연 회장의 숙원도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관 부회장은 기타비상무이사를 맡아 한화오션의 빠른 체질 개선과 해외시장 확장 등 양사의 결합 시너지를 극대화할 예정이다. 김 부회장은 '정도경영'과 '인재 육성'을 통해 한화오션을 글로벌 해양·에너지 선도 기업으로 키워나가자고 독려했다.

◆한화오션 경영 정상화가 가장 시급

한화오션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수익성 개선이다. 잇단 저가 수주 여파로 10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보이고 있어서다. 실제 대우조선해양의 지난 1분기 매출은 1조4천398억원을, 영업손실은 62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1천858.3%까지 치솟았다. 수주 호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중국업체와의 경쟁 심화, 인력난, 물동량 지표 전망치 내림세 등으로 조선업황이 녹록지 않다.

다만 회사는 최근 들어 수익성 높은 LNG운반선을 중심으로 일감을 따내며 빠른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대우조선해양은 40조원 규모의 수주 잔량을 보유 중이다. 이는 3년치 일감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대우조선해양이 45년여만에 '한화오션'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한화오션 초대 대표이사에는 권혁웅 한화 지원부문 부회장이 선임됐다. [사진=한화]
대우조선해양이 45년여만에 '한화오션'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한화오션 초대 대표이사에는 권혁웅 한화 지원부문 부회장이 선임됐다. [사진=한화]

◆신규 인력 확보·유출 방지도 관건

핵심 인력 유출 등에 따른 인력 확보도 시급한 과제다. 조선업 전반에서 인력난이 심각한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에서는 지난해에만 160명이 넘는 직원이 경쟁 회사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10년 전 1만3천명에 달했던 임직원 수도 지난해 말 8천300명으로 5천명가량 줄었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은 당분간 경영 정상화를 위해 인력 확충과 재배치 등의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대우조선해양은 설계, 생산관리, 사업관리, 품질·안전 등 대부분의 사업 부문에 걸쳐 신입·경력 직원 공개 채용에 나선 바 있다.

아울러 기존 인력의 유출을 막기 위한 보상과 복지제도도 노동조합과 합의를 이끌어 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한화와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은 지난 19일 실무협의체를 열고 매출 목표 달성 때 기준 임금의 30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성과급은 올해 매출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내년 초 지급할 예정이다. 구체적 목표치는 앞으로 양측이 다시 정할 계획이다.

한화그룹의 장기근속 포상제도도 대우조선에 도입된다. 10년 근속자에게 본봉 50% 포상금과 순금 10돈, 휴가 3일을 주고 20년 근속자에게는 여행상품권 320만원과 순금 20돈, 휴가 5일이 제공된다. 30년 근속자에게는 여행상품권 440만원과 순금 30돈, 휴가 7일이 제공된다.

대우조선해양이 개발한 용접 협동로봇을 작업자가 조작하는 모습 [사진=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이 개발한 용접 협동로봇을 작업자가 조작하는 모습 [사진=대우조선해양]

◆생산직 노조와의 관계 정립 '급선무'

생산직 노동자를 중심으로 결속력이 강한 노동조합과의 관계 정립도 한화그룹에는 큰 과제다. 협력업체 종사자를 뺀 한화오션 전체 직원 중 4천800여명이 금속노조 지회 소속 노조원이다.

노조는 이번 회사 매각을 반대하지 않았지만, 당사자 참여 보장, 고용 보장, 단체협약 승계, 회사·지역 발전 계획 등 4대 요구안을 제시하며 회사의 명확한 입장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화그룹 관계자는 지난 4일 "모든 인수 작업을 마무리한 이후 적절한 시점에 직원들의 처우 개선, 지역과의 상생발전 등을 포함한 회사의 비전을 발표하고 공유할 예정"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어 "현재 한화오션의 최우선 당면과제는 노사가 합심해 경영 정상화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 인식 아래에 노사가 공감대와 상호 신뢰를 가지고 회사 정상화를 위해 함께 최선을 다해 노력해 나갈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한화오션 출범을 앞두고 메일 변경과 함께 업무용 사내 포털의 주소와 접속 방식 등을 직원들에게 안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건물이나 옥포조선소의 크레인 등을 한화의 상징색으로 도색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권혁웅 한화오션 신임 대표는 임직원들을 향한 CEO 편지를 통해 "오션의 임직원들은 옥포만 위에 세계적인 회사를 일궈낸 저력이 있고, 한화에는 수많은 M&A를 통해 역량 있는 기업과의 시너지로 핵심사업을 이끌어 낸 성장 스토리가 있다"며 "한화오션의 장점인 기술 중심의 우수한 문화를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친환경 기술 기업, 세계 최고의 경쟁력으로 안정적인 이익을 실현할 수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권 대표는 "미지의 영역이 95%에 달하는 대양을 무대로 우리의 개척정신과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글로벌 해양에너지 리더'를 향한 위대한 여정을 함께 하자"라며 "기본을 중시하고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상생의 믿음"을 당부했다.

/강지용 기자(jyk8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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