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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단의 심장' 개발자 "게임 스토리 제작의 핵심은 협업"


"'군단의 심장'은 '몬스터'의 이면을 들여다 보는 게임"

[박계현기자] "'짐 레이너 어머니의 눈 색깔이 무엇이었나'까지 대답해주는 스탭들 덕분에 방대한 스타크래프트의 세계관을 펼쳐나갈 수 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블리자드 본사에서 만난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브라이언 킨드레건 수석 작가(리드 라이터)는 "스타크래프트 원작을 다방면으로 살펴보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스타크래프트2: 군단의 심장'의 스토리를 총괄하는 킨드레건 작가는 "혼자서는 발굴하기 힘든 스타크래프트의 숨겨진 이야기를 서로 말도 안되는 질문까지 주고 받으며 해답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협업은 필수적인 과정이다.

킨드레건 작가는 "아이디어만으로 이뤄지는 것은 없다"며 "팀으로 일하는 법을 통해 수정에 재수정을 거듭해 더 좋은 스토리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야기를 게임으로 현실화하기 위해선 다른 사람의 얘기를 듣고 기꺼이 고쳐나가면서 협업할 수 있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즉, 게임 스토리를 쓰는 일은 혼자만의 예술이 아니라 여러 명의 집단지성이 모여 흥미진진하고 개연성 있는 이야기를 게임이라는 플랫폼에 입히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스토리 작가로서 그가 이야기를 만들 때 중요하게 여기는 점은 "매력적인 캐릭터의 갈등관계와 빠른 속도의 스토리 진행"이다.

게임이라는 플랫폼에는 그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실현시키는데 도움을 주는 것들이 많이 있다. 스토리를 시각화해서 표현하는 동영상이라는 장치다. 동영상에 나오는 연기나 이미지는 이야기로 엮여 플레이어들의 이야기 몰입도를 배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스토리팀과 제프 챔벌린 디렉터가 이끄는 시네마틱팀은 긴밀하게 협업을 할 수밖에 없다. 이들은 아직 정교하게 다듬어지지 않은 단계에서부터 서로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토론하고 수정해서 최종적인 스토리를 만들어낸다.

제프 챔벌린 디렉터는 "서로 굉장히 많은 이메일을 쓰며 간략한 스케치로 동영상을 만들고 스케치로만 된 동영상을 보면서 리뷰, 검토를 하고 수정하고 고치고 다듬어나가면서 마지막 결과물을 내는 과정을 되풀이한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에 따르면, 현재 '군단의 심장' 스토리는 절반 정도 완성된 상태다. 스타크래프트의 이용자 모두가 궁금해하는 엔딩은 아직 그들의 머릿속에만 있다.

킨드레건 작가는 "게임 제작과정에 들어가기 전에 좋은 시나리오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고 더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면 계속 바꿔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게임보다 시나리오가 먼저 만들어진다는 면에서 약 70% 정도 이야기는 완성됐지만 제작과정에서 계속 변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절반 정도 진척된 상태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정 중이긴 하지만 엔딩이 어떻게 될지는 알고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개발자들과의 일문일답.

-스타크래프트 스토리에 대해 큰 그림을 가지고 있었나.

"처음엔 큰 그림을 그리지만 어떤 부분은 의도적으로 모호한 상태로 둔다. 어떤 걸 개발해도 내년 확장팩에 더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 실제로 패치를 적용하거나 할 때 좋은 아이디어로 대체해 이렇게 남겨둔 부분들을 확실하게 구체화한다. '어떻게 하면 이야기를 잘 전달할 수 있을까, 적은 프레임으로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다. 블록버스터 영화 등을 보면서 좋은 전달법을 찾고 있다."

-'반지의 제왕'처럼 스타크래프트에 대해서도 영화화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나.

"영화화에 대한 생각은 가지고 있다. 그러나 게임 내 대화와 영상을 만드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시간이 없다. 현재로서 주요한 목표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고 게임 내 영상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스타크래프트에 관한 만화책은 몇 가지가 나와있다. 유령 사관학교 등 몇 권의 스타크래프트 관련 소설도 있다. 소설이든 만화든 다양한 매체를 통해 스타크래프트2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향을 이어나가겠다."

-'시네마틱 트레일러(동영상 예고편)'는 이야기를 한 방에 전달하는 능력이 있다. 제작과정이 궁금하다. 업무 영역의 구체적인 범위도 설명해달라.

"블리자드에는 재능있는 사람들이 많다. 스토리팀·시네마틱팀이 만나서 협업한다. 시네마틱팀은 프리랜더링부터 게임 내 들어가는 최종 결과물까지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전개해가는 작업을 함께 한다. 스토리 보드를 만들고, 게임 속 스토리를 시네마틱팀이 만들 수 있는 수준까지 반복해서 구체화한다. 일반적으로 제작·특수효과·마감까지 최종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같이 작업한다. 일반적인 영화 스튜디오가 하는 작업과 흡사하다."

-작업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제프 챔벌린) 속도 문제가 가장 크다. 시네마틱 작업은 세심한 계획이 필요하다. 동영상으로 작업하기 어려운 이야기나 부분이 있다. 시간을 많이 들여서라도 만족할 수 있는 레벨까지 토론을 하고 수정을 거친다. 동영상은 세심한 계획이 필요한 작업이다. '1년 전에 이런식으로 작업하겠다'라고 결정했지만 1년 후에는 변경되는 사안이 생길 수도 있다. 스토리팀에서 바꿀 수 있냐고 물었을 때 동영상팀은 이미 작업을 시작했을 수 있다. 물론 이런 부분도 바꿀 수 있다."

"(브라이언 킨드레건) 전부 어렵지만 전부 재밌는 과정이다.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지만 게임 내에 집어넣을 수 있는 이야기는 한계가 있다. 그 중 정말 재밌는 이야기를 골라내서 게임에 담아야 한다."

-군단의 심장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몬스터의 어두운 면 이면에 어떤 것이 있는지, 어떤 상황이 있는지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어바인(미국)=박계현기자 kopil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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