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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비디오 시장을 정조준하다


애플의 6월 개발자 미팅이 아이폰을 위한 것이라면 9월 행사는 전통적으로 음악과 MP3 플레이어인 아이팟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때가 매년 아이팟의 신제품이 발표되는 시기인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소리통의 구멍을 애플의 사과 로고 형태로 디자인한 어쿠스틱 기타가 행사 팜플렛의 상징으로 등장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예년보다 조금 빠르게 9월 첫날인 내일(현지시간) 열리는 올해 행사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어 주목된다. 음악보다 비디오에 더 무게 중심을 두는 게 아닌가 하는 조짐이 보이고 있는 것이다.

내일 애플이 발표할 것으로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신제품 품목에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업그레이드된 아이팟이 포함돼 있다. 이 제품은 해상도를 높이고 카메라를 달아 아이폰4와 닮아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결국 아이폰4에서 3G 망을 이용한 통화 및 인터넷 접속 기능만 제외되는 셈.

올해 행사가 특히 주목되는 것은 예년과 달리 아이팟 업그레이드 외에 몇가지 눈에 띄는 아이템이 빈번하게 거론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애플 TV' 신제품과 '아이튠스 업그레이드'가 그것이다. 둘 모두 음악보다 비디오 시장에 초첨을 맞춘 제품이고 서비스여서 더 주목된다.

애플 TV 셋톱박스는 2007년에 처음 나왔다. 이번에 새로 나올 것으로 기대되는 제품은 하드 드라이브 용량을 작게 해 가격을 99달러까지 내린 게 특징으로 이야기되고 있다. 각종 영상을 다운로드 받아 이용하는 것보다 인터넷 스트리밍으로 이용하도록 설계돼 있는 것이다.

애플은 또 아이튠스를 통해 TV 프로그램 렌탈 서비스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 CBS, NBC 등 주요 방송 사업자와 계약을 맺고 아이튠스를 통해 99센트에 TV 프로를 48시간 동안 볼 수 있게 해주자는 것이다. 이 서비스는 다운로드가 아니라 스트리밍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현재 아이튠스를 통해 이들 방송사의 TV 프로그램 하나를 다운로드하고 소유하는 데 드는 비용은 1.99달러이다. 따라서 굳이 프로그램을 소유할 게 아닌 사람한테는 시청 비용을 절반으로 줄여주는 셈이다.

이 TV 렌탈 서비스는 애플 TV가 연결된 안방의 TV를 통해서 이용할 수도 있고, 애플의 3대 모바일 기기인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렌탈 서비스의 경우 애플과 방송사들의 조율이 아직 끝나지 않아 이날 행사에서는 소개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방송 사업자들은 비디오 콘텐츠에 대한 주도권이 음악 산업의 전례를 따르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음악 산업은 애플이 아이튠스를 통해 노래 한 곡당 99센트로 평준화하는 바람에 가격 책정 및 홍보 등의 마케팅 정책적인 측면에서 주도권을 상실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반대로 애플은 음악 산업에서 성공한 아이튠스 중심의 에코 시스템을 비디오 시장으로도 확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애플은 지난 2001년 아이팟을 출시한 이래 지금까지 2억6천900만대를 팔았으며, 이를 기반으로 아이튠스는 최대 음악 유통 채널로 등극했다. 미국 디지털 음악 판매의 70%를 장악하고 있고, 전체 음악 판매에서도 28%를 점하고 있다.

애플은 이 여세를 비디오 시장으로 몰아가고자 하는 것이다.

비디오 시장은 특히 각 가정의 거실을 장악할 수 있는 핵심 콘텐츠여서 추가적적인 사업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캘리포니아(미국)=이균성 특파원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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