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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IPTV를 선보일 것"… 김용훈 오픈IPTV 사장


다음 카페 기반 특화 채널 "기대해 달라"

한정된 광고 시장, 꼬여가는 지상파 재전송으로 IPTV의 성장 가능성에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지난 14일 오픈IPTV를 찾았다.

강남구 도곡동에 있는 오픈IPTV 사무실. 문을 열자 마자 벽 한쪽에 있는 'D-28'이란 게시물이 눈에 띄었다. 얼마전 자본금 증자에서 다음이 불참하자 철수설이 나돌기도 했는데, 직원들은 여름휴가도 사업계획서 제출 이후로 미루고 회의와 서류 작성에 한창이다. "사업계획서를 내고 나면 (30명의 직원들과) 함께 어디로 떠나 볼 까 한다." 김용훈 오픈IPTV 사장의 얘기다.

김용훈 오픈IPTV 사장(39)은 "다음이 증자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다음과 셀런이 지난 해 말 체결한 계약의 스케줄대로 이뤄진 것"이라며 "(다음의 사업개발본부장 출신인) 내가 대표이사가 됐지만 다음측에서 3명, 셀런측에서 3명 등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 수는 3:3 동수로 운영해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또 "김영민 셀런 사장을 뵈면서 세상이 참 좁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김 사장이) CTO 역할을 하시면서 기술에 대해 많은 가이드라인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오픈IPTV의 자본금은 50억원. 최근 증자에 셋톱박스 개발업체인 셀런만 참여해 대주주가 됐다. 김 사장은 "시범사업을 하고 사무실을 운영하는 데는 충분한 자금"이라며 "사업권을 따고 상용서비스를 시작할 시점이 되면 추가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픈IPTV는 전략적 그룹과 파이낸스 그룹 등 여러 자본과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오픈IPTV 설립 초기 예상됐던 MS의 투자는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오픈IPTV는 MS의 'Xbox 360'에 큰 관심을 가져왔고, 연장선 속에서 자본제휴도 검토됐다. 하지만 'Xbox 360'의 연내 개발 가능성이 낮고, 오픈IPTV가 사업권을 획득하지도 않은 상황이라 투자 이야기는 진전되지 않고 있다.

김용훈 사장은 하지만 "게임과 영화, TV프로그램을 통합하는 'Xbox 360'에는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진짜 IPTV는 유통사업이 아니다...카페기반 특화채널에 기대

IPTV가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까, IPTV의 가능성은 어디에 있을까, 다음은 왜 IPTV를 하려고 할 까.

김용훈 사장은 "IPTV를 유선전화+방송+인터넷(TPS)이나 유선전화+이동전화+방송+인터넷(QPS)이란 관점에서 보면 유통 경쟁 밖에 남지 않는다"며 "디지털케이블 같은 유료방송과 차별화 포인트를 만들지 못하면 성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래서 오픈IPTV는 경쟁사와 달리 지상파 재송신이나 주문형비디오(VOD) 홀드백(공중파의 본 방송 이후 다른 방송 플랫폼에서 재방송되기까지 걸리는 기간) 이슈 보다는 새로운 경쟁력 찾기에 한창이다.

특히 50만 가입자가 있는 다음 카페 기반의 특화 채널이나 롱테일 방송광고시스템, 지상파 방송사와의 연동형 프로그램 개발 등이 관심사.

김용훈 사장은 "(김철균 전 대표가 청와대로 가고 나서) 오픈IPTV 대표로 가라고 했을 때 제일 먼저 살펴본 게 카페기반 특화채널이었다. 보고나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대표를 하기로 했다"면서 웃었다.

다음카페 특화채널은 디카 동호회, 웨딩동호회, 공무원시험 동호회 등 상업화될 수 있는 카페에서 영상콘텐츠를 만들고 이를 웹과 TV플랫폼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김 사장은 "어떤 카페는 케이블 PP 출신의 PD를 고용해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며 "전문가의 손길이 들어간다는 점에서 일반 UCC와는 차이가 난다. 9시 뉴스가 아니라 'VJ특공대'를 본 그런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또 이런 소규모 PP들이 먹고사는 구조를 만들어 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통적인 매스미디어인 방송광고에서도 인터넷 같은 롱테일한 광고주를 만날 수 있게 하느냐가 핵심이다.

그는 "IPTV에 맞는 새로운 광고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다음의 e마케팅본부와 협의하고 있다"며 "다음이 지닌 인터넷광고의 경험을 소규모로 분화된 시청자들에게 맞는 맞춤형 광고시스템으로 발전시켜 내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용훈 사장은 또 지상파방송사들과는 방송사가 보유한 수많은 아카이빙 필름들과 다음이 보유한 콘텐츠 자원 등을 활용해 새로운 컨셉의 연동형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음이 웹에 갇혀있지 않고 IPTV에 뛰어든 것은 새롭고 달라야 (네이버를) 이길 수 있기 때문"이라며 "역설적으로 가진 게 없으니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다"고 말했다.

오픈IPTV는 내년에 IPTV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를 오픈, 누구든지 원한다면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오픈IPTV를 통해 제공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창의성 있어도 시기가 중요..."지금이 적기다"

오픈IPTV가 창의성을 무기로 IPTV를 한다고 해도, 현실의 벽을 뛰어넘을 수 있을 까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KT나 하나로텔레콤과 달리 유통망을 갖추지 못했는데, 고객은 어떻게 모으고 망이용대가는 어떻게 풀 수 있을 까 등 불확실성이 있다.

김용훈 사장은 다음다이렉트자동차보험을 예로 들면서 "다음 자보의 경우 기존 유통망이 아니라 고객 관계를 웹을 통해 만들고 가입할 수 있게 했다"며 "오프라인 유통망 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입소문, 경험을 통한 선택이어서 훨씬 고객의 로열티가 강하다"고 답했다.

오픈IPTV는 PC버전 1천명, 셋톱박스버전 200명에 대해 시범서비스를 준비중인데, 여기서 웹에서 맛본 뒤 자연스럽게 가입을 유도하는 가능성을 테스트한다. 오픈IPTV는 설치와 A/S는 삼보컴퓨터의 A/S망을 활용할 계획이다.

그는 망이용대가에 대해서는 "아직 사업권을 따기 전이라 KT와 협상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방송통신위원회가 창의적인 IPTV 모델 개발을 위해 망없는 사업자도 사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훈 사장은 2000년대 초반 다음에서 무선망개방 관련 팀장으로 일한 적이 있다. 당시 다음은 무선망 개방에 대비해 관련 직원을 50명으로 확대했지만, 해당 사업을 접어야 했다. 무선망 개방이 무선인터넷활성화의 전제라는 지금의 분위기와 달리, 당시 규제기관에서는 적극적으로 망개방을 유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시장은 IPTV의 경우 규제기관의 의지와 맞물려 "지금이 적기"라고 설명했다.

오픈IPTV는 네트워크를 실시간방송용과 VOD용으로 이원화해 실시간 방송은 통신회사의 광가입자망(FTTH망)을 빌려 쓰지만 VOD는 기존 인터넷망을 활용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셀런이 일본 사업자 아비온(AVION)에 적용한 기술(C-IPTV)을 이용하면 기존 인터넷망에서도 실시간 전송이 가능한 데, 이번 시범사업 기간에 이 기술의 완성도도 챙겨볼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IPTV가 성공한다면, 세계 최초로 망없는 사업자의 유료 방송 시장 진입의 성공 사례가 될 것이다.

김용훈 사장은 "연동형 방송프로그램에 대한 방송 포맷을 개발해 이 라이센스를 해외에 수출하고 싶다"며 "이제는 혁신적인 IPTV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방송사와 포털, 네트워크 사업자들이 머리를 맞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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