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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포주공 1단지 재건축 '흔들'…아파트조합-상가 정면 충돌 [현장]


강남구청 보란 듯 앞다퉈 시위 나서 …예정된 12월 입주계획 차질 불가피
'상가기여 개발이익' 해석 극명하게 엇갈려…"상가위원회 소송 진행할 것"
아파트조합 "상가 지분만큼 개발이익 지급" vs 상가 "개발이익 공유 불충분"

[아이뉴스24 안다솜 기자] 서울 강남권 대표 재건축 단지인 '개포주공 1단지(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아파트 조합과 상가 간 '개발이익 지급' 관련 갈등이 극에 치닫는 모양새다.

상가위원회는 아파트 조합이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와 분양가상한제 위기를 넘기자 당초 맺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반면, 아파트 조합은 합의서 내용대로 이미 이행했는데도 추가로 요구하는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이로 인해 관리처분변경 인가가 늦어지고 조합 간 소송까지 진행되면 올해 말로 계획된 입주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개포주공 1단지 아파트 조합과 상가위원회가 7일 강남구청 앞에서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안다솜 기자]
개포주공 1단지 아파트 조합과 상가위원회가 7일 강남구청 앞에서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안다솜 기자]

7일 오전 강남구청 앞 도로변에선 개포주공 1단지 아파트 조합과 상가 위원회가 각각 시위를 진행하고 있었다. 아파트 조합 측은 강남구청장에게 관리처분변경 인가를 촉구했고 상가 위원회는 상가합의금 910억원 전액을 관리처분 계획에 반영하라고 외쳤다.

개포주공 1단지 아파트 조합은 지난달 8일 강남구청에 관리처분계획 변경을 신청했다. 변경안에는 아파트가 상가에 지불하기로 한 개발이익(상가기여 개발이익) 910억원을 3분의 1 수준인 326억원으로 축소하는 내용이 담겼다.

아파트 조합과 상가위원회의 갈등은 '상가 기여 개발이익'에 대한 정의에서 비롯됐다. 상가 측은 '상가 땅 위에 지은 아파트 개발분에 대한 이익'으로 보고 있고 아파트 조합 측은 '상가 측에서 아파트 조합에 판 상가 땅값'이라는 주장이다.

박진의 상가위원회 대표는 "상가 측은 173명 정도고 아파트 조합은 5천명이 넘는 상황이다. 수적으로 우위에 있는 아파트 조합이 일방적으로 합의를 깨고, 상가 땅을 헐값에 가져간 것"이라며 "합의서는 2020년 서울시 TF팀 관계자들이 동석해 작성했고 강남구청에 이행확약서까지 제출했다. 강남구청은 재초환(재건축초과이익환수)과 분상제(분양가상한제) 문제가 해결되니 합의서를 이행할 수 없다는 아파트 조합의 '토사구팽'식 행태에 동참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당시 개포주공 1단지 조합과 상가 간 대립은 재건축 사업의 최대 걸림돌이었다. 갈등이 길어지면서 분상제 유예기간 안에 입주자모집공고(일반분양 공고)를 내지 못할 경우 규제의 직격탄을 맞을 상황이었다. 이에 조합은 서울시에 중재를 요청했고 시는 전문 코디네이터 등으로 구성된 전문 인력을 조합에 파견했다. 서울시 중재를 통해 다수 조합원 입장에서 검토, 효력 유무 논란이 없도록 관련 법규 준수 등 대원칙을 마련한 바 있다.

아파트 조합 측은 "상가 대지는 종전 감정평가에 이미 포함돼 있어 합의를 파기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조성호 개포1동 주공아파트 주택재건축 정비사업조합 실장은 "개발이익 910억원은 종전평가에 반영된 상가 땅값 584억원과 상가 땅에 개발 후 분양된 금액에 대한 이익 326억원으로 구성돼 있다"며 "애초 합의서에 작성한대로 910억원이 지급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종전 평가에 반영됐는데 584억원을 더 달라는 주장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원래 910억원을 주기로 한 것도 엉터리였다"고 강조했다.

박진의 상가위원회 대표는 "상가 땅 3천808평에서 939평이 아파트 짓는 데 투입됐고 이만큼을 아파트 쪽에서 가져가 그 위에 아파트를 지은 뒤 일반분양한 이익금(개발이익) 910억원을 상가 측에 주기로 합의를 본 것"이라며 "지금 와서 939평에 대한 보상은 종전 감정평가에 포함돼 이미 지급했다는 입장이다. 2020년 상가 땅이 3천808평에서 2천21평으로 줄었으니 상가 땅 감소분에 대한 가치를 금액으로 환산한 게 개발이익인데, 감정평가 때 줬으니까 못 준다고 하는 주장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커피잔과 안에 든 커피에 대한 값을 받기로 한 것인데 (아파트 조합 측 주장은) 커피값에 커피잔 가격도 포함됐다고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0년 두 조합이 체결했다는 합의서 제8조 2항을 보면 '상가기여 개발이익'은 상가 조합원이 소유하고 있는 기존 상가의 대지면적과 신축 상가에 제공되는 대지면적의 차이(상가기여 대지면적= 기존상가 대지면적(기부채납비율 해당 대지면적과 현금청산 상가 조합원의 대지면적을 공제한 면적)-신축 상가에 제공되는 대지면적)에 아파트를 신축하거나, 상가를 신축할 수 있는 용적률을 활용해 아파트를 신축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개발이익이라고 명시돼 있다.

또, 해당 조항에 따라 상가 소유 조합원에게 귀속되는 상가기여 개발이익은 910억원으로 확정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하지만 각각의 주체간 해석 차이가 발생하며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이에 아파트 조합과 상가위원회의 갈등은 조만간 봉합되기 힘들 전망이다. 상가위원회 측은 아파트 조합의 합의 파기와 관련해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어서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재건축조합과 상가위원회의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예정된 입주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안다솜 기자(cott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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