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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포진 대상자부터 공략" 제약업계에 내려진 '특명'


2027년 8조원 규모 시장…한국 인구 1000명 당 10명, 타국가 대비 두 배 수준
SK바이오사이언스 '스카이조스터' 이어 GC녹십자, 차바이오 등 신약 준비 중

[아이뉴스24 김성화 기자] 저출산이 국가적 아젠다지만 급속한 고령화 등으로 인해 대상포진 환자 증가도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제약업계는 이에 국내에서 유독 많이 발생하는 대상포진 바이러스 발병을 막을 백신 신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차바이오그룹의 차백신연구소는 최근 우리나라에서 개최된 '바이오코리아 2023'에 이어 이달 5일부터 미국에서 열리는 '2023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에서 대상포진 예방백신 기술이전과 공동개발을 위한 비즈니스 파트너 미팅을 가졌다.

염정선 차백신연구소 대표가 '차바이오헬스케어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차바이오그룹]
염정선 차백신연구소 대표가 '차바이오헬스케어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차바이오그룹]

중장년층에게 주로 발생하는 대상포진은 바이러스성 피부질환으로, 과거 수두를 앓았거나 수두예방접종을 했다면 한평생 대상포진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다. 이로 인해 면역력이 약해지면 잠복해있던 바이러스가 활성화되면서, 신경괴사와 염증을 유발하고 심한 신경통을 동반한다.

대상포진 예방 백신은 폐렴구균, 자궁경부암, 로타바이러스 등과 함께 대표적인 프리미엄 백신 중 하나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대상포진 백신 시장 규모는 2021년 3조 6천억원에서 2027년 8조 3천억원까지 증가한다. 특히 국내는 2017년 이후 매년 70만 명의 이상의 대상포진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전체 환자의 약 60% 정도가 50대 이상이다. 또 한국은 인구 1천 명 당 10.4명으로, 미국·캐나다·호주 등 타국가 평균 4~4.5명보다 높은 비율로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차백신연구소는 3월 대상포진 백신 후보물질 'CVI-VZV-001'의 국내 임상1상 첫 피험자 투여를 시작했다. 올해 10월 마지막 환자 등록이 예상되며 2025년 1분기 임상 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차백신연구소는 기존 대상포진 백신은 면역증강제를 더해 면역반응을 강화하면서 생긴 통증과 몸살 등 부작용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차백신연구소는 "CVI-VZV-001에 사용된 면역증강제를 앞서 B형간염 치료백신 후보물질인 'CVI-HBV-002'에 선적용한 결과 통증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차백신연구소가 대상포진 백신 개발을 성공적으로 이뤄내면, 해당 기술을 백신을 넘어 면역항암제에도 적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GC녹십자는 차백신연구소보다 다소 앞서 있다. GC녹십자는 미국 자회사 큐레보(Curevo)가 진행하는 대상포진 백신 'CRV-101'의 미국 임상 2b상 탑라인(Top-Line) 결과를 올해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서 임상 1상에서는 3등급의 주사 부위 반응이 없었고, 3등급의 전신 부작용은 1.3%의 낮은 비율로 나타났다. 또 체액과 세포 반응으로 측정했을 때 강력한 면역원성을 보였다.

특히 GC녹십자의 대상포진 백신은 글로벌 점유율 90%로 1위인 GSK의 '싱그릭스'와 직접 비교 방식으로 임상을 진행하고 있어 기대되고 있다. 싱그릭스는 두 번 접종해야 한다는 불편함에도, 미국 머크의 '조스타박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조스터'보다 높은 90% 예방률을 무기 삼아 시장을 재편 중이다.

노화 관련 성인질환의 예방 및 치료 의약품 전문 연구개발 기업임을 내세우고 있는 '아이진'은 양이온성리포좀 구조 면역증강제가 포함된 대상포진 백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아이진은 개발 중인 대상포진 예방백신 'EG-HZ'에 사용되고 있는 면역증강제 시스템 'CIA09'을 최근 중국 특허 등록도 마쳤다. 현재 EG-HZ는 호주 임상1상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에 관해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했고, 아이진은 임상 1상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 기업에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고 추가적인 해외 기술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상용화된 대상포진 백신인 스카이조스터를 보유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 시장에서의 안정적 점유율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에 따르면 스카이조스터는 지난해 1분기 51%에서 4분기 57%까지 국내 대상포진 시장 점유율을 끌어 올리고 있다. 다만 싱그릭스가 올해 1분기 국내 시장에 출시되자마자 매출 63억원을 기록하며 조스타박스 60억원을 제치며 단번에 2위에 올라 향후 추이에 관심이 쏠린다. 스카이조스터는 93억원을 기록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0년 5월 태국과 올해 1월 말레이시아에 이은 개별 국가 품목허가 획득에 집중하면서, 연내 WHO 사전적격성평가(Pre-qualification) 신청을 계획 중이다. 또 영국, 독일, 캐나다 등 주요 선진국에서 대상포진 백신을 국가 필수예방접종에 포함시키고 있는 만큼 향후 유럽으로의 시장 확대도 기대해볼만 하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빅파마가 주류를 이루는 글로벌 백신 시장에서 우리의 기술력으로 만든 백신이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며 "전 세계가 빠르게 고령화됨에 따라 고령자들에게 취약한 대상포진 백신 접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스카이조스터는 우리나라 백신 주권을 강화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김성화 기자(shkim06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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