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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VS 카카오…SM인수전, 장군멍군 주고 받아


"15만원에 공개매수"…카카오, 하이브 승기 빼앗고 최대 주주 오르나

[아이뉴스24 김지영 기자]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제기한 SM엔터테인먼트의 신주·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서 하이브가 우위에 서는 듯하더니 하루 만에 상황이 역전됐다. 카카오가 공개매수를 선언하며 '쩐의 전쟁'이 시작됐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에 하이브와 카카오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사진=하이브, 정소희 기자, 카카오]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에 하이브와 카카오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사진=하이브, 정소희 기자, 카카오]

◆하이브, 가처분 인용으로 SM인수전서 우위 선점

지난 3일 서울동부지방법원 민사합의21부는 이 전 총괄이 SM을 상대로 낸 신주·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 인용 결정을 내렸다.

앞서 SM은 카카오에게 제3자 배정방식으로 1천119억원 상당의 신주와 1천52억원 상당의 전환사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전 총괄은 SM의 신주·전환사채 발행은 경영권 확보를 위한 행위라며 법원에 신주 등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원은 신주·전환사채 발행 결정이 최대주주를 포함한 기존 주주들과 사전 협의가 없었던 점, 투자금의 긴급한 조달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상황을 인용 근거로 들었다.

카카오는 신주·전환사채 발행으로 SM 지분 9.05%를 확보할 예정이었으나,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으로 모든 계획이 물거품 됐다.

반면 하이브는 SM 인수전에서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됐다. 지난달 이 전 총괄의 지분 14.8%를 비롯해 갤럭시아에스엠으로부터 0.98%를 매입해 총 SM 지분 15.78%를 확보했다. 이 총괄의 남은 지분 3.65%를 더하면 사실상 하이브가 확보한 지분은 19.43%다.

여기에 투자은행(IB) 업계에선 하이브가 SM 인수에 필요한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외 엔터테인먼트 회사와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최대 1조원의 투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물밑 접촉에 나섰다는 얘기도 흘러나오는 중이다.

◆하이브, SM 최대주주 올라서자 "카카오와 업무협약 해지하라"

하이브는 지난 6일 오전 SM에 서한을 발송해 지난주 법원이 결정한 SM 신주·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 결과에 따른 후속 조치들을 요구했다.

하이브는 SM에 ▲가처분 결정 취지에 반하는 일체의 행위 금지 ▲신주인수계약, 전환사채인수계약 등 투자계약의 즉시 해지 ▲카카오와 체결한 사업협력계약의 즉시 해지 ▲카카오 측 지명 이사 후보에 대한 이사회 추천 철회·주주총회 선임 안건 취소 등을 요구했다.

하이브는 "SM이 위법한 투자계약·불리한 사업협력계약에서 구제될 수 있는 기회이므로, 이러한 후속 조치 요청을 이행하지 않거나 위반하는 것은 SM의 중대한 권리를 포기 내지 박탈하는 고의적인 배임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하이브는 SM 이사회·개별 이사들의 이행 여부·계획, 일정 등의 입장을 오는 9일까지 요청했다.

SM은 하이브의 요구에 이렇다 할 답변 대신 이날 오후 "하이브가 SM 주식의 블록 딜(주식 대량 매매)을 권유하고 있다는 루머가 돌고 있다"며 "이는 자본시장법 의무공개매수 위반사항"이라고 알렸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루머가 사실로 드러난다면 SM 주주분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법적 조치를 포함해 강력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했다.

◆하이브, 공개매수로 취득한 소액 주주 지분은 달랑 4주…반격 나선 카카오 "15만원에 공개 매수"

전날 오후 하이브는 공시를 통해 SM 주식 공개매수로 추가 확보한 지분은 총 0.98%(23만3천817주)라고 알렸다.

앞서 갤럭시아에스엠이 하이브에 넘긴 지분 23만3천813주를 제외하면 소액 주주의 단 4주만이 공개매수에 응한 것이다.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과 공개매수로 SM 지분 40%를 확보하려 했던 하이브는 결국 19.43%만 손에 쥐게 되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이어 7일, 카카오는 개장 전 공시를 통해 공개매수로 SM 지분을 확보하겠다고 알렸다.

카카오는 오는 26일까지 SM 주식 833만3천641주를 주당 15만원에 공개매수한다고 밝혔다. 이는 SM 주식의 35%에 해당하는 규모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절반씩 나눠 매수한다. 카카오는 이번 공개매수로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지분 4.9%를 더해 총 39.9%를 확보해 하이브를 넘어 SM 최대주주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다.

지난 6일 13만100원에 장을 마감한 SM은 이날 단숨에 13.14% 높은 14만7천200원으로 개장했다. 장중에는 14만9천2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재차 경신했으며 결국 14만9천700원으로 마감했다.

◆이제는 '쩐의 전쟁'…업계에서 바라보는 SM 인수전

투자업계(IB)에서는 공개매수를 실패한 하이브가 경영권 분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카카오에 대항해 다음 전략을 갖고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이브는 재차 공개매수로 맞불을 놓거나 우군을 끌어들이는 등 다양한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하이브가 또다시 공개매수에 응할 경우, 매수가 16만원을 제시할 것이라 내다봤다.

그는 "작년 9월말 가용현금은 1조1천억원 규모이며, 4분기 영업현금흐름·1분기 신규 차입금 3천200억원까지 더하면 1조 후반대가 최대 자금동원능력으로 판단된다"며 "여기서 미국 힙합 레이블 QC미디어 인수자금을 빼면 SM 발행주식 40%를 기준으로 최대 인수가능 주당가격은 16만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카카오가 공개매수로 SM 인수전에 총력을 다할 때 하이브도 재무적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재무적 부담은 하이브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카카오엔터는 이번 공개매수로 지난달 24일 해외 국부펀드로부터 입금된 투자금 8천975억원의 70%를 투자한다.

이에 양측 모두 SM 인수전에서 승기를 잡고 최대주주에 올라설 자금의 여유는 있으나, 일각에서는 과도한 비용 지출로 기업경영이 부실해지는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고 있다.

하이브와 카카오 모두 공개매수를 마쳤거나, 시작한 만큼 자본시장법상 당분간의 블록 딜(대량 매매) 방식의 자금 조달은 어렵다. 양측은 공개매수로 지분을 확보하거나 기존 투자자들을 우군으로 포섭해야 하는 게 차선책이다.

기존 SM 주요 기관 투자자로는 작년 말일 기준 국민연금공단은 8.96%, 컴투스 4.2%, KB자산운용 3.82% 등을 보유하고 있다. 컴투스의 경우 이전에는 이 전 총괄 프로듀서의 우호지분으로 분류됐지만, 향후 상황에 따라 변화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영 기자(jy100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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