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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업계, 핵심 원자재 공급망 구축 속도전…"美 IRA 대응"


호주·캐나다 등 핵심 광물 공급망 다변화…中 의존도↓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배터리업체들이 2차전지 핵심 원자재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높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캐나다와 호주 등으로 공급망을 다변화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에 대응하고 있다.

류진숙 SK온 전략담당(오른쪽 세번째)과 론 미첼 글로벌 리튬 매니징 디렉터(네번째)가 지난 28일 오후 호주 퍼스시에서 양해 각서를 체결하고 있다. [사진=글로벌리튬]
류진숙 SK온 전략담당(오른쪽 세번째)과 론 미첼 글로벌 리튬 매니징 디렉터(네번째)가 지난 28일 오후 호주 퍼스시에서 양해 각서를 체결하고 있다. [사진=글로벌리튬]

30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지난 28일(현지시간) 호주 퍼시스에서 '글로벌리튬'사와 리튬의 안정적 수급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2018년 설립된 글로벌리튬은 현재 호주 2개 광산에서 대규모 리튬 정광(스포듀민)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 매장된 리튬 추정량은 총 50만 톤에 달한다.

이번 협약으로 SK온은 리튬 정광을 안정적으로 공급 받게 된다. 아울러 글로벌리튬이 추진하고 있는 생산 프로젝트에 지분을 매입할 기회도 얻었다. 두 회사는 광물 채굴, 리튬 중간재 생산 등 배터리와 관련한 추가적인 사업 기회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SK온은 이번 MOU 체결로 미국 IRA 시행에 따른 원자재 수급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IRA 법안에 따르면 북미 시장에서 보조금 혜택을 받기 위해선 북미 지역이나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나라에서 채굴하거나 가공한 광물의 비율이 40% 이상이어야 한다. 세부적인 비율은 2023년 40% 이상 ▶2024년 50% ▶2025년 60% ▶2026년 70% ▶2027년 80%다.

호주는 미국과 FTA를 맺었기 때문에 IRA 적용으로 인한 보조금 배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아울러 세계 최대 리튬 생산국이자 니켈, 코발트 등 다른 배터리 핵심 광물에서도 주요 생산국으로, 배터리 원소재 관련 추가적인 사업 기회가 유망하다.

SK온은 호주 외에 캐나다·브라질·아르헨티나 등에서도 핵심 광물 확보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포스코홀딩스와 양해 각서를 체결하며 배터리 원소재부터 양·음극재, 리사이클 등 밸류체인 전체에 걸쳐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협력키로 했다. 2019년에는 글로벌 1위 코발트 생산업체인 스위스 글렌코어(Glencore)와 2020년부터 2025년까지 6년간 코발트 3만 톤을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왼쪽부터) CIBC 은행장 빅터도디그(Victor Dodig), NRCan(캐나다천연자원부) 국장 킴벌리 라이보(Kimberly Lavoie), Snowlake CEO 필립 그로스(Philip Gross), LG에너지솔루션 구매센터장 김동수 전무, 캐나다 매니토바 주지사 헤더 스테판슨(Heather Stefanson),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Electra CEO 트렌트 멜(Trent Mell), Avalon CEO 도널드 부버(Donald Bubar), KOMIR(한국광해광업공단) 권순진 본부장, 캐나다투자청 국장(Invest in Canada) 나탈리 비샵(Natalie Bechamp)이 22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왼쪽부터) CIBC 은행장 빅터도디그(Victor Dodig), NRCan(캐나다천연자원부) 국장 킴벌리 라이보(Kimberly Lavoie), Snowlake CEO 필립 그로스(Philip Gross), LG에너지솔루션 구매센터장 김동수 전무, 캐나다 매니토바 주지사 헤더 스테판슨(Heather Stefanson),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Electra CEO 트렌트 멜(Trent Mell), Avalon CEO 도널드 부버(Donald Bubar), KOMIR(한국광해광업공단) 권순진 본부장, 캐나다투자청 국장(Invest in Canada) 나탈리 비샵(Natalie Bechamp)이 22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캐나다 광물업체 일렉트라(Electra), 아발론(Avalon), 스노우레이크(Snowlake) 등 3사와 각각 업무협약을 맺고, 배터리 핵심 원재료인 황산코발트·수산화리튬 등을 공급받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IRA가 발효되며 북미 지역 내에서 배터리 핵심 원재료를 채굴·가공하는 업체들과 중장기 공급 계약을 맺는 등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최근 지정학적 이유 등으로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기업들의 원재료 공급망 다변화 능력이 미래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 기준이 됨에 따라 일부 국가에 편중된 원재료 의존도를 낮추고, 경영 불확실성 요인에도 능동적이고 유연한 대처가 가능한 공급망 능력을 갖추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이번에 업무협약을 맺은 일렉트라, 아발론, 스노우레이크가 위치한 캐나다는 글로벌 니켈 매장량 5위, 정련 코발트 생산 3위 등 세계적인 광물 수출 국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IRA 인센티브 조건에 만족하는 공급망 구축 능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올해 6월에는 미국 리튬 생산업체인 컴파스 미네랄(Compass Minerals)과 탄산·수산화리튬 공급에 대한 MOU를 체결해 2025년부터 7년간 이들이 생산하는 친환경 탄산·수산화리튬의 40%를 공급받기로 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 권영수 부회장은 "이번 업무협약은 중장기 사업 전략 발표를 통해 핵심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힌 북미 시장 내 안정적인 원재료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의미 있는 성과"라며 "LG에너지솔루션은 핵심광물 업체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지속 확대해 최고 수준의 품질·비용·납기(QCD) 제공으로 고객이 가장 신뢰하고 사랑하는 수익성 넘버 원(No.1) 기업'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시장 외에도 특정 국가 내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는 등 예측 불가능한 공급망 충격이 발생하더라도 안정적으로 핵심 원재료를 조달할 수 있는 경영 환경을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실제 ▲유럽 리튬 생산업체인 독일 벌칸 에너지와 5년간 수산화리튬 4만5천 톤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호주 라이온타운과 5년간 수산화리튬의 원재료인 리튬정광 70만 톤 확보 ▲캐나다 시그마리튬과 6년간 리튬정광 69만 톤 확보 ▲세계 1위 리튬 보유국인 칠레의 대표 리튬 업체 SQM과 9년간 수산화·탄산리튬 5만5천 톤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다양한 해외 광산 업체들과 업무 협약을 통해 중장기 공급 계약망을 확보했다.

주요 배터리 업체들의 공급망 다변화는 미국 IRA 대응은 물론, 지나치게 높은 중국산 리튬 의존도를 낮춰 원자재 공급의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성격이 강하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한국의 중국산 리튬 수입 비중은 64%에 달한다. 이는 같은 기간 일본(56%)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중국산 리튬 수입액도 16억1천500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2억8천300만 달러)보다 471% 증가했다.

'하얀 석유'로도 불리는 리튬은 배터리 양극재의 필수 원재료다. 배터리에서 리튬이온이 양극·음극을 오가며 전기를 발생시키는 역할을 한다. 반면 채굴과 정제가 쉽지 않아,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가격이 치솟고 있다. 지난해 9월 톤당 2만 달러 수준이었으나, 불과 1년 만인 올해 9월에는 6만7천 달러를 넘어섰다.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원장은 "리튬을 직접 채굴·제련하거나 공급선을 다변화하지 않을 경우 중국발 리스크에 취약해질 수 있다"며 "친환경 리튬 채굴·제련 산업을 정부 차원에서 육성하고 호주와 아르헨티나를 유망 대체 공급선으로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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