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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vs 개인] ③ 맞춤형 아닌 '표적 광고'…"한국도 초당파적 협력 필요" [데이터링]


정무위 국감서 '맞춤형 광고' 도마 오를까

[아이뉴스24 김혜경 기자] 내달 열리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맞춤형 광고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를 공산이 커졌다.

이용자의 적법한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불법 수집한 구글‧메타가 1천억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은 가운데 한국에서도 '맞춤형 광고' 관련 논의가 본격 시작됐기 때문.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빅테크 기업의 행태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들여다보겠다고 밝힌 가운데 무료 서비스 제공 이유로 민감 데이터를 무단 수집해도 되는지, 맞춤형 광고 관련 허용 가능한 기준이 무엇인지 등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짚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구글과 메타 CI [사진=각 사]
구글과 메타 CI [사진=각 사]

◆ '표적 광고', 전세계인 주목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이은우 법무법인 지향 변호사는 맞춤형 광고라는 용어부터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광고주가 홍보하는 제품‧사람을 기반으로 특정 잠재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광고"라면서 "플랫폼 서비스 제공자가 '표적을 찾아서' 광고를 내보내므로 맞춤형 광고보다는 '표적 광고(Targeted Advertising)'라는 표현이 더 현실에 부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맞춤'이라는 용어는 이용자 주문에 맞춰 제공된다는 능동적인 의미가 내포돼 해당 광고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이 이 변호사의 설명이다.

맞춤형 광고란 행태정보를 이용해 이용자 성향을 분석,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온라인 광고로, 실시간 경매를 통해 낙찰된다. 행태정보란 웹사이트와 앱 방문·사용 이력 등 이용자 관심과 흥미, 기호, 성향 등을 파악·분석할 수 있는 온라인상의 활동 정보를 뜻한다.

특히 타사 행태정보의 경우 이용자가 플랫폼이 아닌 다른 웹사이트와 앱을 방문·사용하는 과정에서 자동 수집되므로 어떤 정보가 수집되는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지난 5월 아일랜드시민자유협의회(ICCL)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은 1인당 하루 평균 747회, 1년 기준으로는 총 27만2655회의 맞춤형 광고에 노출되고 있다. 유럽 시민의 경우 1인당 하루 평균 367회로, 미국‧유럽의 연간 실시간 경매 횟수는 178조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미국에서 구글의 맞춤형 광고를 위해 경매에 참여하는 사업자는 4천698곳이다.

구글,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이 맞춤형 광고를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과도하게 수집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ICCL은 "표적 광고는 최대의 개인정보 침해 사건"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 변호사는 맞춤형 광고 시장의 요소로 ▲추적기술 ▲데이터 브로커 ▲실시간 경매를 꼽았다. 그는 "빅테크 기업은 타사의 웹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에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와 제3자 쿠키, 추적픽셀 등을 심어두고 데이터를 수집한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에서는 데이커 브로커의 데이터 관리 플랫폼(DMP)‧고객 데이터 플랫폼(CDP) 사업이 적법한지에 대한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며 "이들은 개인정보 결합‧판매 기반은 익명·비식별 형태이므로 문제없다고 하지만 식별 데이터로 가공할 수 있다는 점과 정보주체 동의를 제대로 받지 않았다는 점이 쟁점"이라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맞춤형 광고보다 개인정보 제공없이 이뤄지는 형태인 '문맥 광고'를 도입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효과적일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 한국도 표적 광고 개선 논의 본격화

맞춤형 광고 제재 움직임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초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이날 토론회 참가자들은 강조했다.

유럽연합(EU)은 맞춤형 광고 노출 과정, 미성년자 개인정보 수집 금지 등의 내용이 포함된 디지털서비스법(DSA) 등을 만들었다. 2019년 독일 연방 카르텔청은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과다수집에 대해 유럽 일반 개인정보호보법(GDPR) 위반이자 시장지배력 남용 행위로 판단한 바 있다.

올해 1월 미국 의회에서는 '감시광고 금지법안'이 발의됐다. 인종과 성별, 종교를 비롯해 데이터 브로커로부터 구매한 개인정보 기반 맞춤형 서비스를 금지하는 내용이 골자다. 미국 연방 프라이버시보호법안(ADPPA)에서도 아동에 대한 맞춤형 광고를 금지하고 있다.

이 변호사는 "빅테크의 표적 광고 관행에 대한 조사와 표적 광고 시장의 공정 경쟁 저해 행위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특히 프로파일링, 알고리즘 관련 내용과 함께 빅테크 기업에 추가 의무를 부과하는 방향으로 보호법 개정도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여경 정보인권연구소 상임이사는 "맞춤형 광고의 문제점은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맞춤형 광고에 대해 이용자가 선택권을 가질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는 등 관련 기관이 적극 개입해야 하고 이용자 의견도 청취해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보라미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 변호사는 "맞춤형 광고라는 표현은 방통위 가이드라인에서 언급됐기 때문에 계속 사용되고 있지만 이제부턴 표적 광고를 쓰도록 개인정보위가 신경써달라"며 "수집 단계의 본질적인 부분을 들여다보려고 했다는 점에서 이번 처분이 의의가 있지만 서비스의 본질적인 기능에 대한 판단, 이용자 식별 쿠키와 토큰 등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인터넷기업협회(인기협)는 맞춤형 광고에 대한 인식 차이를 설명하면서 최근 기업들은 프라이버시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세화 인기협 실장은 "구글은 제3자 쿠키 차단 정책을 준비하고 있고 애플은 ATT 정책으로 개인에 대한 추적을 금지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부여하고 있다"며 "최근 중소 광고업계에선 맞춤형 광고가 끝났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운영체제(OS) 사업자 여부에 따라 데이터 수집 방식, 광고 매출 비중이 현저하게 다르고 글로벌 기업과 국내 기업은 정보 수집과 동의 방식, 내용에서도 차이가 난다"며 "세계 시장 동향에 맞춰 규제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혜경 기자(hkmind900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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