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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 "키식센→금수저" 김기두, 감초 연기 대가의 신념과 소신


"배우에게 태도는 기본…'생각은 유연하게, 연기는 단순하게"

[조이뉴스24 김지영 기자] 드라마 '도깨비', '최강 배달꾼', '변혁의 사랑', '백일의 낭군님', '신의 퀴즈: 리부트', '퍼퓸', '또 오해영' 등에서 시청자의 시선을 강탈하고 소소한 웃음을 선사한 이가 있다. 때론 재미를, 때론 감동을 선사한 배우 김기두다.

김기두는 EBS 청소년드라마 '학교이야기'로 처음 대중 앞에 섰다. 이후 다수의 작품에 출연, tvN '또 오해영'을 통해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렸다. 극 중 박도경(에릭 분)과 호흡하면서 깨알 재미를 더했고 이후 여러 작품에서 감초 캐릭터를 주로 맡았다. 그런 그가 이젠 tvN '청춘월담', MBC '금수저'에서 색다른 모습으로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배우 김기두가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배우 김기두가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최근 조이뉴스24는 디즈니+ 오리지널 '키스 식스 센스' 종영 후 휴식을 취하고 있던 김기두와 만나 해당 작품과 차기작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키스 식스 센스'를 무사히 마치고 가족과 휴식을 취했다는 김기두는 유쾌하고 쾌활한 면모를 중점적으로 보였던 극 중의 모습과는 달리 조심스럽고 진중하게 속 얘기를 전하기 시작했다.

지난 5월부터 6월까지 공개된 '키스 식스 센스'에서 김기두는 레트로 감성을 고집하는 제우기획 1팀 강상구 차장으로 분했다. 직장 생활을 해본 적이 없지만, 다년간의 연기 경험을 살려 사실적인 인물을 완성했다. 긴 시간 동안 직장 동료들과 일하며 친분이 쌓인 것처럼, 함께하는 배우들과도 관계성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 그는 "함께 팀원으로 있는 배우들과 정말 많이 만났다. 얘기도 많이 나누고 각자 캐릭터 분석해 온 것들로 얘기하고. 그러면서 디테일을 찾아갔다"라며 본인 외에 황보라도 함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했다면서 "현장에서 얘기하면서 놀기도 했다. 촬영하러 가는 건지 놀러 가는 건지 모를 정도로 재밌었다"라고 떠올렸다.

시대에 맞춰 센스가 필요한 광고업계지만, 강상구는 레트로한 감성을 발산한다. 이러한 면모는 그의 스타일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트렌디한 스타일링을 추구하는 다른 직원과 달리 강상구의 스타일은 모던하고 어딘가 광고 업계와는 거리가 멀다. 이는 김기두의 아이디어가 더해져 강상구의 성격을 대변하는 스타일링이었다. 그는 "센스가 있는 옷이기도 하지만, 모던한 느낌으로 입고 싶었다. 어떻게 보면 광고 회사와는 어울리지 않는 '라떼'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다"라며 "의상팀에서 짜놓은 스타일링에 제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냈다. 대부분 예스맨이긴 한데, 조금 덧붙여서 의견을 내는 스타일"이라면서 주도적으로 강상구 캐릭터를 완성 시켰다고 설명했다.

배우 김기두가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배우 김기두가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작가와 감독이 만들어놓은 인물에 세심한 설정을 추가해 완성한 김기두만의 강상구가 됐다. 캐스팅 단계부터 남기훈 감독은 김기두에게 출연 제의를 했던 만큼, 강상구는 곧 김기두였다. 그는 "극 중 이름을 김기두라고 해도 될 만큼 저랑 싱크로율이 80%가 넘었다"라며 "말하는 호흡, 말투, 어리숙하면서도 재밌을 때가 있고, 도의적인 것을 지나칠 때는 파이터 기질이 있는 것도 비슷하다"라고 말했다.

'키스 식스 센스'를 만족스럽게 마친 김기두는 현재 '청춘월담'과 '금수저'를 준비 중이다. '청춘월담'은 하루아침에 일가족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천재 소녀와 미스터리한 저주에 걸린 왕세자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오는 9월 첫 방송을 앞둔 '금수저'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아이가 우연히 얻게 된 금수저를 통해 부잣집에서 태어난 친구와 운명을 바꿔 후천적 금수저가 된 인생 어드벤처 이야기를 다룬다.

김기두는 두 작품 모두 지금까지 보여줬던 캐릭터와는 다른, 입체적인 인물을 보여줄 것이라 예고했다. 코믹하고 유쾌한 캐릭터를 중점적으로 소화했던 그는 이런 기회가 찾아온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며 "배우는 얼굴이 알려지고 싶은 게 가장 큰마음이다. 코믹 연기를 잘하든, 진지한 것을 잘하든 캐릭터를 통해 얼굴을 알리지 않나. 그런데 몇몇 배우들은 그 이미지를 바꾸고 싶어 한다"라며 "하지만 제작사나 감독은 배우로 모험하고 싶지 않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제가 복 받은 것 같다. 여러 감정선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를 맡게 됐으니 이 얼마나 행복인가"라고 현재에 주어진 상황에 만족감을 표했다.

배우 김기두가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배우 김기두가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현재엔 이전과 다른 캐릭터로 다채로운 면모를 보여줄 수 있어 만족스러울 수 있으나, 이전엔 비슷한 성격을 가진 캐릭터만 맡는다는 아쉬움이 있지 않았을까. 그러나 김기두는 전혀 그런 생각을 해본 적도, 고민한 적도 없다고 확언했다.

그는 "아직 최고가 되지 않았으니까. '대한민국 코믹 연기=김기두'가 아니지 않나. 그러니 내가 아직 더 노력해야 한다. 다만 그 안에서 국한되지 않으려 한다. 여러 가지 감정을 낼 수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라며 "배우로서 도전정신은 있는데, 인정받았던 인물 안에서 철저히 고민해서 표현해 여러 가지로 보여드리고 싶다. 그러기 위해 지금도 노력 중"이라고 고백했다.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 감초 캐릭터도 작품마다 조금씩 다르고 그에게 체화돼 발현된 인물들은 살아 숨 쉰다. 그러기 위해선 자나 깨나 연구가 필요했다. 그는 주변 인물을 통해서 레퍼런스를 쌓으며 캐릭터에 옷을 입히고 있다. 김기두는 "배우들은 항상 그런 고민을 한다. 자신이 가진 게 한계가 있지 않나. 훈련하고 무언가를 보고 만져보고 성장해서 습득한 뒤 응용하면 자연스럽게 연기로 나온다. '어떤 생각을 하고 분석할 거야'라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이뤄진다"라고 했다.

또한 누군가에게 선택받아야 한다는 직업적 특성상, 김기두는 항상 고민하려고 노력한다고 밝혔다. 그는 "똑같은 코믹 연기를 하더라도 색이 다 다르다. 항상 도전해야 앞으로 나의 감정에 인프라가 생성돼 많은 분이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라며 "지금도 많은 숙제가 남았다. 개인적으로 훌륭한 배우가 아니니 그런 배우가 되기 위해선 아직도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배우 김기두가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배우 김기두가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평상시에도 연기만을 생각하고 노력한 대가가 감초 연기로 드러났고 시청자에겐 재미를 선사할 수 있었다. 일상을 곧 연기 밑거름으로 활용하는 그가 생각하는 배우의 자질과 덕목은 무엇일까. 김기두는 "태도는 가장 기본이다. 사람이 사람다워야지 사람을 연기할 수 있는 것 아니겠나. 동물 연기를 하는 것도 아니고"라며 "어렸을 때부터 귀찮은 일 한 번 더 하는 게 제 신념이었다. 내가 귀찮아하는 일은 다른 사람도 귀찮아할 테니까. 제가 귀찮아도 한 번 더 행해서 쌓이다 보면 알아주는 날이 온다. 무조건 잘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초심을 잡는 행위이기도 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김기두는 "'생각은 유연하게, 연기는 단순하게'라는 말을 좋아한다. 캐릭터를 구축할 때는 유연하고 치열하게 만들지만, 연기할 때는 그런 훈련들이 분명 나한테 들어와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갖고 내려놓으려고 한다. 그때는 하려고 하지 않고 저를 믿는다"라며 연기관도 함께 설명했다.

재미를 부여하는 신스틸러 캐릭터로 대중에게 사랑받는 김기두지만, 수년 전 출연했던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선 어머님의 등록금 납부 일화는 지금까지도 네티즌상에서 회자하고 있다. 연기를 배우려 어렵사리 대학에 입학했던 과거를 지나 지금의 자리에 올라올 수 있었던 것에 뿌듯할 수 있지만, 김기두는 오만하지 않으려 했다. 그는 "그땐 다들 힘들어서 저만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겸손하면서 "항상 자기 전에 감사하다고 생각한다. 작품을 계속하고 있어 감사하다. 하지만 뿌듯한 건 죽기 전에 하겠다"라고 했다.

이어 "결과와 과정 중에 중요한 게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전 과정이 중요하다고 답한다. 결과도 과정의 연속이다. 제가 죽고 나서 '멋있는 사람', '멋있는 배우'라고 듣는 게 결과"라며 "한 작품을 끝내고 다음 작품을 위해서 달려갈 것이고 또 결과로 한층 성숙해서 새로운 것을 맞이해야 한다. 이게 과정과 결과의 연속이라 계속 노력하고 싶다"라고 열의를 내비쳤다.

그래서 김기두는 좋은 결과를 남길 수 있는 배우가 되길 바란다. 훗날 김기두를 떠올렸을 때 '좋은 배우였다'라는 말을 듣는 게 목표다. 그는 "배우로서 많은 분에게 좋게 기억되는 배우이고 싶다. 꾸준히 활동하고 연기하면서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행복을 드리고 싶다"라며 "저는 항상 연기하고 싶다. 배우가 연기로 얘기해야 하지 않겠나. 그런 행복과 복이 제게 있었으면 좋겠다. 평생 할 수 있는 게 최고의 복이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김지영 기자(jy100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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