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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대덕밸리-·5 끝] 기업 주도 클러스터 만들어야


 

지난 7일 오후 4시 대덕밸리내 대덕대학 정곡관 3층. 여느 때 같으면 하루의 마무리를 준비하는 시간. 하지만 이날은 대덕밸리 간판벤처 CEO(최고경영자)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들은 인근지역 대덕밸리 협동화단지에 입주해 있는 기업인부터 멀리 대전지역 3, 4공단에 위치한 기업인까지 다양했다. 바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지만 이날만은 모든 일정을 잠시 미루고 한자리에 모였다.

기업 주도로 대덕밸리 위기를 극복하자

대덕밸리 CEO들이 모인 이유는 단 한가지. 위기로 치닫고 있는 대덕밸리를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어떻게 해서라도 대덕밸리의 명성에 맞는 '벤처 비즈니스 클러스터'를 만들어 보기 위한 자발적 움직임이다.

그동안 대덕밸리에는 벤처 CEO간 모임은 일부 있었지만 기업인들이 자발적으로 모임을 구성해 참석한 경우는 처음이다. 그런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이날 모임은 최근 중국 심양을 다녀온 티에스온넷 임연호 사장이 제안하고, 대전시 첨단산업진흥재단 SW사업단이 장소를 제공해주면서 이뤄졌다.

모임에는 임 사장을 비롯 에스아이 신웅호 사장, 대전시 첨단산업진흥재단 조태용 SW사업단장, 543미디어텍 이명진 사장,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기술평가센터 박태웅센터장, 한밭대 민경세 교수, 대전시 정병선 기업과장 등 산학연관 관계자 10여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임 사장은 '2004 대덕밸리 신성장 전략안'을 제시했다. 기업이 주도하는 벤처 비즈니스 클러스터를 만들어 가자는 것이 신정장 전략안의 골자라고 할 수 있다.

임 사장은 "중국 심양을 다녀온 후 많은 생각을 하게 됐고 우리들의 터전인 대덕밸리가 좀 더 활발하고 역동적으로 살아 움직이는 벤처 클러스터로 도약할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하는 고민에서 이같은 안을 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덕밸리는 모든 면에서 위기

임 사장이 구상하고 있는 대덕밸리의 모습은 기업주도 역동적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으로 함축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세계적인 클러스터의 형성과정과 발전전략 등을 제시하는 한편 최근 세계적인 클러스터로 떠오르고 있는 미국 애리조나 클러스터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임 사장에 따르면 애리조나 클러스터는 90년대 초 지역기업과 대학, 지방정부의 강력한 드라이브로 정보통신, 항공, 관광, 환경 등 11개 특화클러스터로 조성됐다. 클러스터 안에서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해 현재 엄청난 부를 창출하고 고성장을 구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임 사장은 "지금 대덕밸리는 안팎으로 수많은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하고 "이대로 가다간 자칫 동북아 R&D 특구지정 무산은 물론 경쟁력 없는 연구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대덕밸리는 사실 전문경영인 부재와 효과적인 마케팅 미흡, 제품판매 판로 미개척, 금융시장의 미성숙 등 갖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대덕밸리를 방문한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도 "비슷비슷한 수준의 기업들이 같은 아이템을 갖고 과열경쟁을 하다보니 전반적으로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는 것 같다"고 대덕밸리 문제점을 지적했다.

대덕밸리에는 기술벤처를 뒷받침하고 성장을 적극적으로 도와줄 만한 비즈니스 인프라가 구축돼 있지 못하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해결방안은 무엇인가

그렇다면 위기에 처한 대덕밸리를 구할 방안은 무엇인가?

이에 대해 대덕밸리 CEO들은 한결같이 대덕밸리만의 신성장전략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덕밸리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주는 마스터 플랜이 필요하다는 것.

대덕밸리가 혁신적인 클러스터로 성장하기 위한 방안으로 비전 프로바이더(Vision Provider)의 역할론도 제시됐다. 비전 프로바이더란 클러스터 내에서 발전방향과 비전을 제시하고 주도하는 주체.

현재 대덕밸리에는 비전프로바이더가 없는 상태다. 대덕밸리인들은 대덕밸리의 성장을 위해 대기업이 대덕밸리에서 이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주장했다.

이충국 래트론 사장은 "중소벤처기업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대기업과 대덕밸리 벤처기업간 협력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대덕밸리벤처연합회 백종태 회장은 "대덕밸리에는 정부출연연구기관과 대학 등 우수한 인프라가 갖춰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면서 "이같은 인프라를 제대로 활용하는 의지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덕밸리가 진정한 혁신클러스터로 발돋움하기 위해 대덕밸리를 구성하고 있는 산학연 주체들간 긴밀한 교류가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전=최병관기자 venture@inews24.com 대덕넷 이준기 김요셉기자 bongchu@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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