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정종오] 지방 IT산업 살리는 길


 

지난 99년부터 시작된 지방 IT산업 활성화는 '지역 균형발전'이란 큰 명제 아래 시작됐다. 각 지역에 맞게 어떻게 'IT'라는 옷을 입힐 것인가 하는 문제가 당시 화두였다.

DJ정부 시절 '국민의 정부'는 무너진 지방경제를 살리기 위해 벤처기업과 IT라는 해결책을 제시했다. 부산의 신발산업이 망가지고 대구의 섬유산업이 어려워져도 IT로 새로운 산업을 일으킬 수 있다고 장담했다.

그러나 이같은 기대와 노력은 4년이 지난 현재 '거짓 명제'가 되고 말았다. 정보화가 진척되면 될수록 수도권과 지방의 차이는 커져가고 IT산업의 수도권 집중은 어느 산업보다 심해졌다.

성공한 IT벤처기업 치고 지방에 근거지를 둔 업체는 한군데도 없다. 수도권에 있지 않으면, 그것도 테헤란밸리를 중심으로 한 강남에 있지 않으면 비즈니스를 하는데 한수 밑지고 들어가는게 우리 현실이다.

그래서 지방 IT업체들은 가능하면 지역을 벗어나고 싶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서울로… 서울로… 무조건, 여건만 된다면 오고 싶어 한다.

이는 '인위적'인 중앙 정부의 IT활성화 정책과 구호에 그친 지자체의 무성의함이 빚어낸 불협화음의 산물이다.

정부는 그동안 지방 IT산업에 대해 무턱대고 돈만 쏟아 부었다. 지자체는 그 돈을 타내기 위해 지역 현실과는 맞지 않는 '거창한 구호'를 쏟아냈다.

춘천의 애니메이션산업이나 전주의 영상산업, 어느 것이나 정부와 지자체의 장담 대로라면 지금쯤 눈에 보이는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참담하다.

합창을 할 때 소프라노,알토, 테너, 바리톤 각 파트별로 내 목소리를 죽이고 다른 사람의 소리를 듣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지방 IT산업의 합창은 네 목소리보나 내 목소리가 강조됐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할것없이 내 목소리가 강조되다 보니 합창은 난장판이 돼 버렸다. 그 합창은 지역민을 감동시키지 못했다. 결국 고스란히 지역민들의 고통으로 이어지고 있다.

늦게나마 소프트웨어진흥원이 올 연말부터 '지역에 걸맞는 옷'을 만들겠다고 한다. 평가심사위원회를 만들어 각 지역별 IT 산업현황을 분석하고 이를 내년도 IT정책에 반영하겠다는 것.

내 목소리를 죽이고 지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니 다행한 일이다. 이제 제대로 된 합창이 이뤄질 수 있는 기본 요소는 갖춰진 셈이다.

여기서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스스로'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면 한다. 평가작업을 통해 지역의 IT산업 현황을 분석한후 그에 따른 역할은 지역민에게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 IT업체들은 이를 준비하고 있다. 서울의 관점에서 바라보지 말고 지역의 눈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그것이 '거짓명제'로 드러난 지방 IT산업 활성화 정책이 이번 참에 '참 명제'로 되돌릴 수 있는 길일 것이다.

정종오기자 ikokid@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정종오] 지방 IT산업 살리는 길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