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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지방 IT산업] 부산시대 마감한 벅스뮤직 박성훈 사장


 

회원수 1천500만명. 국내 최대 음악사이트로 성장한 벅스뮤직은 2000년 초 부산에서 출발했다. 박성훈 벅스 사장은 그러나 “최근 회사 주소지를 서울로 옮기면서 벅스와 부산의 인연은 끝이 났다”고 말했다.

벅스는 지난 4월 초 마지막 남은 30여명의 인원을 모두 서울로 철수, ‘부산시대’를 마감했다. 부산지역 IT의 대표적 ‘성공신화’로 일컬어지는 벅스가 부산을 등진 이유는 지역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는 지방기업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열심히 하면 중앙에서 일하는 것 못지 않을 것이라고도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착각이었다. 사사건건 꼬투리를 잡는 ‘관’의 관섭, 벤처지원에 대한 무관심을 견디기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벅스뮤직 이용자가 늘고 언론의 관심을 받으면서 일거수 일투족에 삐딱한 눈초리로 대했습니다. 세무서에서는 직원복지용으로 산 중고 제트스키를 왜 샀냐고 따지거나 직원들에 나눠준 지분에 대해 탈세 목적이라고 의심 했어요.”

그는 지역 IT를 살리겠다는 자치정부의 말도 ‘허구’라고 일침을 놓았다. “지원자격 여부를 떠나 관심을 가지고 업체의 어려움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게 지자체 역할 아닙니까”라는 그는 작년 “안(상영) 시장 손목을 부여잡고 지역 IT 기업들 관심 좀 가져달라고 애원했지만 소용없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벅스는 올해 250~300억원 가량의 매출을 기대할 정도로 성장했다. 내년에는 700억원 이상은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 초기부터 2002년 말까지만 해도 적자에 허덕였다.

‘라면에 새우잠’이 더 친숙했던 시기였다. 어려울 때 외면당하면서까지 지역 업체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계속할 마음이 생기지 않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했다.

박 사장은 “만약 작년에 부산시로부터 지원을 받았다면 미안해서라도 부산을 등질 순 없었겠지만 이젠 홀가분하다”며 “만약 제대로 성공하고 싶고 노력할 의지가 있는 사업가라면 서울로 와서 사업하라”는 충고의 말도 남겼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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