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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디 높던' 글로벌 IT 서비스 시장 문이 열리다


[IT 서비스 해외시장 연다②] 국내 울타리 넘어 해외서도 활기

[김국배 기자] 생명보험사 메트라이프생명은 최근 베트남과 말레이시아에 모바일영업지원시스템(MOS)을 추가로 구축하기로 했다. 지난 2011년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에서 국내와 중국에 먼저 가동한 이 시스템이 보험현장의 영업효율성을 높이자 아태지역본부가 내린 결정이었다.

메트라이프생명 베트남·말레이시아 임직원들은 앞으로 복잡한 서류를 들고 다니지 않아도 태블릿PC나 스마트폰으로 고객등록, 보험상품 선택, 가입설계, 전자청약 등의 각종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이 사업은 SK C&C가 직접 개발한 '넥스코어 모바일 플랫폼'이 쓰였다.

넥스코어 모바일 플랫폼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 플랫폼으로, 한번만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 다양한 기기에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SKC&C는 지난 2011년부터 넥스코어 모바일 플랫폼을 통한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IT 서비스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이 가속화하고 있다. 전자정부 시스템을 바탕으로 공공부문 중심의 서비스 수출이 제조, 금융영역으로까지 서서히 그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전자정부-교통카드 "글로벌 통한다" 자신감

무엇보다 우리 IT 서비스의 글로벌 진출 가능성에 자신감을 주는 것은 우리 정부의 첨단 ICT화를 이끈 전자정부 시스템이다. 전자정부 시스템은 각국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전자정부 수출금액은 총 13억1천59만달러로 집계됐다. 2002년 10만달러에 불과했던 금액은 지난 한 해 4억달러를 넘었다. 유럽연합(UN)이 선정하는 전자정부평가에서도 3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했다.

대중교통 수단에 자동운임징수시스템(AFC)을 구축하는 스마트교통카드시스템은 글로벌 수출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LG CNS는 현재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스마트 교통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올해 3월에는 2천54억원 규모의 아테네 교통카드 사업인 '아테네 e-티켓팅 사업'을 따내 유럽교통카드시스템 시장에 처음 진출하는 등 수출전망이 밝은 편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교통카드시스템에 대한 전문성을 그리스에서도 인정받은 것"이라며 "교통카드시스템은 현재 북미, 아프리카, 유럽, 동남아 등 5개국 7개 도시에 걸쳐 진출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성공사례는 우리 기업들에게 자신감을 주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과연 우리기업들이 수주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적지 않았지만, ICT 강국이라는 이미지와 전문성으로 시장을 뚫어냈다"며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자신감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물류·전력·환경 등 다양한 분야서 진출

업계에 따르면 우리 IT 서비스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최초의 자동 물류처리센터가 최초로 만들어지고 있다. 이는 말레이시아 최대 택배회사 포스라쥬의 우편물류집중처리센터(IPC)로 LG CNS가 내년 5월까지 준공할 예정이다. 사업규모는 약 70억원이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지금까지 택배를 100% 수작업으로 분류해 왔다. 하지만 최근 전자상거래 등으로 급증한 택배량을 처리하고, 기존 수작업의 고비용·저효율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자동 물류처리센터를 구축하게 된 것이다. 포스라쥬는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말레이시아 전역에 10여 개의 물류네트워크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여기엔 LG CNS가 국내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한 물류처리 솔루션 '비바소터(Vivasorter)'를 적용했다. 크로스벨트 소터(CB소터) 솔루션인 비바소터는 화물을 고속으로 자동 분류하고 물류처리센터의 화물처리 효율을 극대화하는 차세대 물류처리 솔루션이다.

LG CNS 관계자는 "유럽 글로벌 물류 솔루션 강자들과의 경쟁 입찰에서 기술점수 1위로 당당히 이번 사업을 수주했다"며 "비바소터는 100% 외산 CB소터에 의존하는 국내 물류처리 시장에서도 최소 연 500억원 이상의 수입대체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LG CNS는 지난 9월부터 폴란드 전력회사 타우론전력에 33만대의 스마트 전력계량기(AMI)를 공급하고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을 진행도 있다. 총 사업규모는 480억원 가량으로 우리나라가 유럽에서 수주한 통합 스마트그리드 사업 중 최대규모다.

전력의 수요와 공급 상황에 따라 전력 가격이 변동되는 스마트그리드를 구현하는 데 필수 장비인 AMI는 실시간으로 전력 사용량 정보를 중앙시스템에 전송한다. LG CNS는 2017년 4월까지 32개월 동안 폴란드 남서부 브로츠와프시와 인근 지역의 33만 가구에 AMI를 설치하고 이로부터 수신된 데이터를 종합 분석하는 통합시스템을 구축한다.

유럽연합(EU) 가입국인 폴란드는 에너지 절감을 위해 2020년까지 전체 가구의 80%에 AMI 설치를 의무화하는 'EU 맨데이트(Mandate) 2020'를 이행해야 함에 따라 전국 1천600만 가구에 AMI를 단계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쿠웨이트에 있는 90여개 유치원과 초·중·고교는 조명과 냉방장치, 수도시설상태 등을 제어하는 '전력수요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도 LG CNS의 손을 빌렸다. 쿠웨이트는 전기가 거의 무료나 다름없이 공급되는 탓에 낭비가 심했으나 LG CNS는 에너지관리통합솔루션 '스마트 그린'으로 상당한 에너지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

포스코ICT의 경우 중국시장을 대상으로 환경 및 물류자동화 사업이 가장 활기를 띤다.

이 회사는 스모그로 몸살을 앓는 중국시장에 산업용 전기집진기 마이크로 펄스하전장치(MPS)와 철강관련 물류솔루션을 현지 대리점을 통해 주요 화력발전소에 공급하고 있다. MPS는 높은 전압을 통해 발생하는 정전기로 분진을 제거한다.

현재 중국은 스모그로 인한 각종 호흡기 질환과 농작물 발육부진, 도로통제 등과 같은 사회문제로 최근 들어 강력한 환경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향후 5년 이내 대도시를 중심으로 화력발전소와 제철소의 분진 배출농도를 기존 수준(50mg)에서 20~30mg 이하로 감축할 것을 규제하고 있다.

포스코ICT 관계자는 "중국은 화력발전소와 제철소 소결공장, 시멘트 공장 등에서 대기로 유출되는 미세분진으로 인한 스모그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면서 최근 들어 강력한 환경정책이 발효하고 있고 관련 시장도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ICT는 지난해부터 중국 탕산강철과 무인 크레인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물류자동화 사업도 활발히 추진중이며 스마트그리드 기반 에너지 효율화 사업에도 집중하고 있다.

◆현지화·파트너십 앞세워

지난달 14일 상장한 삼성SDS는 물류 사업부문을 통한 해외사업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이후 물류 비즈니스프로세스아웃소싱(BPO) 사업을 키워온 삼성SDS는 자체 개발한 물류 실행솔루션과 공급망관리(SCM) 컨설팅 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통합물류를 실행하는 제4자 물류(4PL) 사업을 제공중이다.

삼성SDS는 2016년까지 삼성전자 전 세계 사업장의 물류통합서비스를 완성한 계획이며 이후 관계사까지 서비스를 확산해 글로벌 시장에 진입한다.

지역·서비스별 전문인력 확보와 해외거점 구축에 중점을 두고 있는 삼성SDS는 물류공급망관리(SCL) 사업 관련 법인도 계속 늘려가고 있다. 올해까지 해외 SCL 법인의 수는 총 16개로 내년에는 추가로 북·중미, 남미, 유럽 등지에 해외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1천억원을 투자해 개발한 물류BPO 플랫폼인 '첼로'의 고도화 역시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 첼로는 4.0 버전까지 나와있다. 삼성SDS의 물류BPO 사업비중은 올 3분기 기준 전체의 28.5%로 1조6천300억원 정도다.

SK C&C도 몽골과 중국,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아랍, 미국, 유럽을 잇는 새로운 IT서비스 수출 비단길 개척에 나서고 있다. 현재까지 진출한 국가만 20여개국이다. SK C&C 관계자는 "우리나라 IT서비스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해 일궈낸 성과"라고 말했다.

SK C&C는 지난해 중앙아시아에서 최초로 추진되는 400억원대 규모의 투르크메니스탄 아쉬하바드시 안전도시 구축 사업을 수주했다. 이번 사업은 투르크메니스탄이 각종 재난·재해와 사건·사고로부터 안전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추진됐다.

SK C&C는 투르크메니스탄 수도인 아쉬하바드시에 도시관제센터를 구축하고 공원과 광장, 교차로, 관공서 등의 대형시설 주변에 CCTV를 설치·운영한다.

SK C&C는 지난해부터 330억원 규모의 방글라데시 정부네트워크(BanglaGovNet) 구축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정부네트워크는 국가 전자정부 기반 인프라로 이른바 '정보화 고속도로'로 불리는 국가 백본(Backbone)망이다. 이를 통해 지역별로 독립돼 구축됐던 네트워크를 하나의 전국 네트워크로 묶어 지역별로 관리되던 여러 공공정보를 중앙정부 차원에서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지난 2008년에는 'IT 서비스 불모지'로 불리던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에 '우편물류시스템'을 구축했고 쓰나미와 태풍 피해로 고통받는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 소방방재시스템을 만들었다.

정철길 SK C&C 대표는 "올해 본사의 다양한 사업 성공모델과 경쟁역량을 바탕으로 세계 지역별 상황에 맞춘 현지화와 파트너십 강화를 통해 글로벌 사업성과를 가시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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