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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e스포츠 15년 이제는 '퀀텀점프'


[한국e스포츠 퀀텀점프] 세계가 주목하는 메카로 우뚝

게임을 통한 화합의 장으로써 e스포츠는 한국 게임산업의 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건전한 스포츠 문화 조성에 이바지한 공로로 e스포츠는 특히 정식 스포츠 종목으로도 인정받는 단계에 왔다. 내로라할 스타 플레이어들을 배출하며 한국 역시 자타공인 글로벌 e스포츠 강국으로도 등극한 상태다.

하지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의 이면에 풀어야 할 과제도 많은 실정. 새로운 도약을 하며 퀀텀 점프 단계에 있는 한국의 e스포츠 시장을 진단하고 그 안에 담긴 과제와 희망을 찾아 본다. [편집자주]

[문영수기자] 미국의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올해 10월 한국e스포츠의 열기와 역사를 비중있게 보도했다. 10월 19일 상암 서울월드컵경기장에 펼쳐진 '2014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쉽' 결승전을 관람하고자 모인 4만 관객의 열기가 전세계적 이슈이자 뉴스라고 본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삼성과 CJ처럼 굴지의 한국 기업들이 프로게임단을 창단하고 체계적으로 선수를 육성하고 있다는 사실에도 주목했다. 도대체 e스포츠가 무엇이기에 세계적 규모의 기업들이 그토록 열성적으로 육성을 하는지 이채로웠기 때문이다.

영국 BBC 등 주요 해외 언론들도 앞다퉈 한국의 e스포츠 문화를 진단했다. 자칫 '애들끼리 모여 게임하고 노는 행위'라고 치부해버릴 수 있는 사안이지만 글로벌 유력 언론들은 한국에서의 e스포츠는 더 이상 어린이들의 놀이문화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에 열광했다.

이렇듯 한국은 전세계 e스포츠계의 산실과도 같은 나라로 인식되고 있다. 전세계는 한국의 e스포츠 문화를 예의주시하며 답습해 왔고 지금은 세계적 e스포츠 종목에서 일반화된 프로게임단 창단과 리그 운영, 관중 문화를 집중 분석하고 있다.

e스포츠 종목 중에서는 최대 규모인 '리그오브레전드'의 주역 라이엇게임즈의 브랜든 벡 대표는 지난 10월 한국을 방문해 "한국은 e스포츠의 모든 것을 만들어 글로벌 시장에 선보였고 전세계 게이머들와 우리에게 영감을 줬다"며 감탄했다. 그는 "우리는 e스포츠의 산실 한국으로 돌아와 최고의 선수를 축하하고자 모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 한국 e스포츠 15년, 이제는 '퀀텀점프'

e스포츠란 콘솔이나 컴퓨터 게임 등을 통해 경쟁하는 전자스포츠(Electronic Sports)를 뜻한다. 육체적인 능력보다 사고력과 임기응변 등 주로 정신적인 능력이 요구된다.

1998년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출시한 실시간 전략게임 '스타크래프트' 대회가 국내서 인기를 끌면서 한국의 e스포츠는 본격화됐다. 2000년 한국e스포츠가 창설되고 2001년 월드사이버게임즈(WCG) 대회를 한국이 주최하면서 전세계적으로 e스포츠의 존재가 부각되기 시작했다.

한국 e스포츠는 규모있게 성장했다. 선수들의 역동적인 경기를 가까이서 보고 싶어하는 팬들의 열망은 2000년대초 국내 최초 게임전문 방송사 온게임넷과 MBC게임, 게임tv 등이 개국하는 원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 임요환·홍진호 등 인기 프로게이머는 당대 스타와 견줄만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한국e스포츠의 성장세를 가늠케 하는 기념비적인 순간도 있다. 스타크래프트 대회 결승전이 열리던 광안리 해수욕장에 매년 10만명이 넘는 관객이 몰렸던 이른바 '광안리 대첩'이다. 2004년과 2005년에 각각 10만명·12만명의 인파가 광안리 백사장을 가득 채웠던 이 역사적인 순간은 아직도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여느 구기종목도 달성하기 힘든 관중 기록을 e스포츠가 달성했기 때문이다. 광안리는 지금도 한국e스포츠의 성지라 불리우고 있다.

◆ e스포츠 종목 분할로 약점까지 극복

단일 종목에만 인기가 편중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던 한국 e스포츠는 지난 2013년부터 종목을 여러개로 나누는 방식으로 문제를 개선했다.

스타크래프트 리그에만 사활을 걸던 한국e스포츠는 2014년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종목이 고른 인기를 얻으며 종합스포츠로써의 위상을 갖춰가고 있다. 적진점령(AOS)·일인칭슈팅(FPS)·스포츠·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등 장르면에서도 다각화를 이뤄내 주목된다.

라이엇게임즈가 서비스 중인 AOS 게임 '리그오브레전드'는 스타크래프트의 뒤를 이어 국내에서 가장 인기있는 e스포츠 종목으로 손꼽힌다. 5대5 대전으로 펼쳐지는 팀플레이의 재미를 엿볼 수 있고 경기 초반부터 서로를 견제하며 시종일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묘미가 흥행 비결로 꼽힌다.

SK텔레콤, KT 등 국내 이통사를 비롯해 삼성전자 등 굴지의 기업들이 리그오브레전드 리그에 참여하며 프로 게임단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대형 게임사인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도 자체 개발한 '블레이드앤소울' e스포츠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블레이드앤소울의 이용자간 대결(PvP) 콘텐츠인 '비무'에 등장하는 7개 직업 중 한 가지를 선택해 무예를 겨루는 방식으로 마치 대전액션게임을 보는 듯한 재미를 준다는 점이 특징이다. 11월 21일 부산서 진행된 블레이드앤소울 비무제 결승전에는 3천 유료 관객이 운집해 흥행 가능성을 제시한 바 있다.

축구게임계의 '메시'를 가리는 대회도 펼쳐진다. 인기 온라인게임 '피파온라인3'를 운영하는 넥슨(대표 박지원)은 '피파온라인 챔피언십2013', '피파온라인3 아디다스 챔피언십2014' 리그를 앞서 운영한데 이어 차기 리그 계획도 공식화했다. 전용 구장인 '넥슨아레나'를 운영 중인 넥슨은 피파온라인3 e스포츠 활성화를 통해 e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가 결합된 'e스포테인먼트'로 키워 나가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 진짜 스포츠를 노리는 한국의 e스포츠

넓은 저변과 팬층을 보유한 한국 e스포츠는 이제 정식 스포츠로의 전환까지 시도하고 있다. 이는 실현을 목전에 두고 있다.

한국 e스포츠는 올해 10월 제주도에서 열린 제95회 전국 체육대회(이하 전국체전)에 동호인 종목에 지정됐다. 동호인 종목은 전국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규모를 갖춘 스포츠에 지정되는 것으로 정식 종목으로 인정되기 전 단계로 인식되고 있다.

당시 e스포츠 경기 결과를 보기 위해 몰려든 팬들로 인해 전국체전 홈페이지가 일시 마비되는 전무후무한 상황이 벌어질 정도로 반응도 뜨거웠다.

전병헌 한국 e스포츠협회장은 "지속적으로 노력해 e스포츠가 전국체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e스포츠는 디지털 시대에 걸맞는 체육 종목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한국e스포츠협회가 주도하는 국제e스포츠연맹(IeSF)은 올해 4월 터키 안탈리아에서 개최된 스포츠어코드 컨벤션에 참석, 준회원 가맹을 위한 노력도 기울였다. 스포츠어코드는 국제 e스포츠협회들의 협력과 소통을 위해 1967년 설립된 국제 기구로 전세계 92개 국제 스포츠 연맹이 회원으로 등록돼 있다.

국제e스포츠연맹이 스포츠어코드 정회원으로 인정받으면 e스포츠는 국제적으로도 정식 스포츠로 인정받게 된다. 국제e스포츠연맹의 노력이 당장 빛을 보진 못했지만 내년 정회원 가맹 등록의 가능성을 남겼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남겼다는 평가다.

마리우스 비저 스포츠어코드 회장은 "향후 적극적인 협조를 통해 IeSF가 2015년 정회원 단체로 승인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스포츠를 태동시킨 작지만 큰 나라 대한민국에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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