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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신호 켜진 PDA 산업 - 4] "국산 부품 채택" 구호 퇴색


 

PDA 산업의 '부품 국산화 채택' 구호가 퇴색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PDA 양산에 필요한 핵심부품격인 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중앙처리장치(CPU), 플래시메모리 등의 시장을 외산업체들이 장악하면서 국내 PDA 산업의 외산 종속도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

이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인텔이 '지배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PC 산업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핵심 부품의 국산화 가능성이 더욱 큰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국내 PDA 산업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이들 핵심 부품들은 PDA 부품 구매에 드는 비용 중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PDA 부품 산업의 외산 종속도는 더욱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파악된다.

우선, 우리나라가 세계 최강국으로 군림하고 있는 박막액정표시(TFT-LCD) 부문의 경우 '안방' 시장을 일본산 업체들에 거의 내준 상태나 다름 없을 정도다.

싸이버뱅크와 모바일미디어텍, 에이치엔티, 스마트솔루션, 세스컴 등 컬러 PDA 제조업체들은 대부분 일본 도시바, NEC, 산요, 카시오 등의 LCD를 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국산 TFT-LCD가 국내 PDA 시장에서 극히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로 여겨지고 있다. 이 분야에서 세계 1~2위를 다투는 삼성전자, LG필립스LCD 등이 '시장이 작다'는 이유로 신규 시장인 PDA 시장에 대한 투자를 늦추고 있기 때문.

국내 PDA 업체의 개발 담당 이사는 이와 관련, "국내 LCD 업체들은 지금 당장 돈을 벌 수 있는 PC 시장을 비롯해 휴대폰 시장 등에만 근시안적으로 매달리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세계 시장을 보면서 접근해야 하는 PDA 시장은 등한시하고 있어 포스트 PC 산업에서의 국내 LCD 산업의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메모리 분야도 마찬가지다. 플래시메모리 품목도 국내 PDA 제조업체들 대부분이 인텔 등의 외산 플래시메모리 기종을 쓰고 있다.

인텔의 플래시메모리는 자사 CPU인 '스트롱암' 및 MS의 OS 등과 호환성을 확보함으로써 안정성과 성능을 인정받아 세계 각국의 PDA업체들이 채택하고 있지만 국산 플래시메모리는 주요 CPU나 OS와의 호환성 확보에 대해 거의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PDA용 CPU도 윈텔 진영이 PC 시장과 마찬가지로 무서운 속도로 지배력을 높여 가고 있는 품목이다. 국내 멀티미디어 PDA를 제작하는 업체들 중 인텔의 '스트롱암'을 채택하지 않은 업체가 없을 정도다.

순이익면에서 소니를 누르면서 세계 최강의 대형 전자 업체로 발돋움하고 있는 삼성전자도 PDA용 CPU를 지난 해부터 잇달아 발표하고는 있으나, 안방격인 우리나라 시장에서 수요처를 만들지 못해 애를 먹는 실정이다.

심지어 삼성전자가 자체적으로 발표한 '넥시오' PDA 기종 조차 자사 CPU 대신 경쟁 업체인 인텔 스트롱암 기종이 탑재됐을 정도다. 이는 삼성전자가 자사 CPU를 '검증된 제품'으로 시장에 적극 알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PDA 업체 사장은 "삼성전자의 PDA용 CPU를 선택해서 제품을 개발했다가 실패하면 누가 책임을 지냐"며 "이 같은 우려로 국내 PDA 제조사들이 삼성전자의 CPU 대신,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인텔 CPU를 쓰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인텔의 경우 실제로 CPU를 보드와 함께 보여주면서 제 기능을 구현하고 있다는 제품 안정성을 눈으로 확인케 해준다"며 "삼성전자도 이 같은 영업 전략을 앞으로 배울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삼성전자가 자사 CPU를 검증된 제품으로 알리기 위해서는 전략적으로 국내 주요 PDA 업체들과의 협력 관계를 좀 더 적극적으로 꾸려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관범기자 bum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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