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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신호 켜진 PDA 산업 - 1] PDA시장 망친 '장미빛 전망'


 

PDA 산업에 총제적인 위기를 알리는 적신호가 켜지고 있어 PDA업계의 우려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우리나라 수출 전선의 한 축을 맡고 있는 PC 산업에 이어 국내 차세대 정보기기 산업을 이끌어 갈 것으로 기대를 모은 PDA 산업이 성장기를 누리기도 전에 고사될 위기에 처해 있는 것.

이 같은 우려는 불행하게도 기우로만 끝날 것으로 보이지 않아 민·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미 위험 징후들은 내수 시장을 비롯 수출전선, 부품산업, 정부정책 등 곳곳에서 줄줄이 출현하고 있다.

위기는 기회다. 실기를 면하고, 기회를 성장의 발판으로 다지기 위해 국내 PDA 산업의 총체적인 부실 징후를 시리즈로 긴급 점검한다. <편집자주>

◆ 장미빛 전망, 시장 망친 주범

국내 PDA 산업을 수년간 묵묵히 지켜온 A사 마케팅 담당 임원.

그는 매년 새해를 맞을 때마다 어김없이 PDA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예고하는 장미빛 전망을 접했다. 작년만 해도 내심 그 같은 장미빛 전망을 반기기까지 했다.

그러나 그의 입장은 올들어 180도 바뀌었다. 장미빛 전망에 대한 경계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그의 이 같은 변화는 비단 매스컴이나 시장조사기관 등이 해가 바뀔 때 마다 PDA 시장의 거대 수요 창출이라는 구호로 호들갑을 떠는 게 비일비재한 일이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지난 해 정보통신부 등까지 발벗고 나서서 PDA 시장에 대한 과도한 장미빛 전망을 부추기는 통에, 그 간 견실하게 두자리수 성장을 유지해오던 우리나라 PDA 시장이 온갖 폐단으로 멍들기 시작하는 현실을 목도하면서부터다.

정통부 정보통신정책국은 지난 해 3월 'PDA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우리나라 PDA 시장이 60여만대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을 난발했다.

그러나, 지난 해 국내 PDA 시장은 이에 못미치는 13만 여대에 그친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정통부는 산업 전망을 크게 오도하는 '우'를 범했다.

올해도 역시 이어졌던 이 같은 장미빛 전망 난발 경쟁은 PDA 업계의 방향 감각을 혼란케 하고 있다. '거대수요 폭발'이라는 전망이 서슴없이 제기되면서 PDA 업계는 진위 여부에 부심했던 것.

그러나, 이 역시 허장성세로 끝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 성장의 견인차 노릇을 할 것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동전화 사업자나, 공중 무선랜 사업에 나서고 있는 KT 등의 실무 담당자들이 한결같이 'PDA 시장이 본격 성장기를 맞게 되는 시기는 내년 하반기쯤'이라고 예상하고 있기 때문.

◆'장미빛 전망'에 멍드는 PDA산업

과도한 장미빛 전망에 따른 폐단으로 PDA 산업이 멍들고 있다.

우선 건전한 시장 경쟁을 무너뜨리는 덤핑현상을 초래했다.

지난 해 연초 부터 우리나라 시장을 휩쓸기 시작한 덤핑 현상이 아직도 국내 PDA 유통시장에 출몰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덤핑 기종으로는 컴팩 아이팩과 HP 조나다 등 외산 기종을 꼽을 수 있다. 고가 기종으로 국내에 수입된 이들 PDA 기종들이 절반가에 이르는 가격으로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는 것.

그 이유는 장미빛 전망을 믿고 실제 시장 규모 이상의 과도한 물량이 공급되면서, 팔리지 못하고 창고에 쌓인 재고 물량이 결국 구매 원가보다 더 싼 가격으로 시중에 풀렸기 때문이다.

이 같은 고가 기종의 덤핑 현상은 결과적으로 PDA 유통 업계가 손해를 보고 장사를 할 수 밖에 없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었다.

국내 PDA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PDA 유통에 의욕적으로 나섰던 의식있는 대리점들이 덤핑으로 인해 결국 PDA 사업을 줄줄이 철수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또 하나의 폐단은 장미빛 전망이 신규 사업을 준비하는 업체들로 하여금 PDA 산업으로 몰리는 '쏠림 현상'을 부추겼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에 따르면 작년을 기점으로 PDA 개발에 뛰어든 국내 업체 수는 15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 중에 매스컴, 정부 등의 과도한 전망치만을 믿고 시장 진입을 시도하는 곳은 부지기수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같은 쏠림 현상은 시장 경쟁을 더욱 가열시켜, 덤핑과 적자 투성이로 얼룩진 국내 PDA 시장의 출혈 경쟁을 심각한 지경에 이르게 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미 이 같은 징후는 후발 진입 업체들이 생산 원가를 맞추기가 힘든 가격으로 PDA 납품 계약을 맺는 등의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관범기자 bum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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