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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는 가치변화 일으키며 값어치 만든다"…시큐아이닷컴 오경수 사장


 

"정보는 진화합니다. 스스로 가치변화를 일으키는 것이죠. 나에게는 쓸모없는 것이라도 다른 사람에게는 중요하고 다른 사람이 대수롭지 않게 판단하는 것도 나에게는 무척 소중한 것이 있습니다. 정보가 공유되면 이러한 가치변화가 일어납니다."

정보가 가치변화를 거치며 값어치를 찾아가는 길이 '인터넷'에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 서로 나눔으로써 더 좋은 정보를 만들 수 있다고 판단하는 사람이 있다.

정보보호전문업체 시큐아이닷컴의 오경수 사장(45)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99년부터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자신만의 공간(http://www.ohkyongsoo.pe.kr)을 마련했다. 이 공간을 통해 다른 사람과 만나고 있으니 '우리들의 공간'이라고 하는 것이 적당할 듯 하다.

오 사장이 자신의 홈페이지를 만든 것은 단순한 습관에서 시작됐다. 그는 어릴 적부터 메모하는 것을 좋아했다. 무엇이든 적고 또 보관하고 그런 생활을 즐겼다. 오 사장의 '메모 찬양론'을 들어보자.

"메모를 하는 것, 기록하는 것, 그리고 정보를 구축하는 것 모두 습관입니다. 매일매일 자신에게 일어났던 하루를 간단하게 기록합니다. 하루하루만으로 보면 대수롭지 않지만 1년이 되고 5년이 되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로 변해 있습니다."

오 사장은 인터뷰 중간 자신이 중학교 때 써 놓았던 일기장을 들어 보였다. 깨알같이 적혀 있는 빛 바랜 일기장엔 중학생으로서 느끼는 감정과 자신만이 알 수 있는 정보로 가득차 있었다.

그는 요즈음도 메모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습관이 돼 버렸으니 메모하지 않으면 오히려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는단다.

최근 달라진 것이 있다면 종이 쪽지에 일단 메모를 하고 일주일에 한번 자신의 홈페이지에 보관하는 습관을 가진 것. 온-오프라인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있는 그만의 비결이다.

"메모를 하고 그것을 보관하지 않으면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홈페이지를 만들고 나서 일주일에 있었던 일을 보관할 수 있어 좋더군요. 그렇게 조금씩 축적해 가다 보면 나름대로 가치 있는 홈페이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의 홈페이지 메뉴 중 'Memo in Life!'가 있다. 얼마만큼 메모를 습관화하고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오 사장은 "기업이든 개인이든 인터넷에 구축돼 있는 사이트는 모두 '기록에 대한 인프라'로 볼 수 있다"며 "인프라를 만들어가는 것은 모든 네티즌"이라고 강조했다.

e비즈니스와 인터넷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 각종 인프라가 중요하듯 정보화 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개인이 만들어가는 '기록 인프라'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보의 중요성에 접근하고 공유될 때 더 큰 '가치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은 삼성그룹에서 일할 때 깨달았다.

오 사장은 지난 81년 삼성물산에 입사했다. 이후 삼성물산 정보전략팀장, 삼성그룹 정보관리시스템(TOPICS) 운영 총괄, 그룹 정보관리시스템 총괄 등의 업무를 맡았다. 삼성그룹 내에서 CIO(최고정보책임자)로 활동한 셈이다.

"지난 87년 TOPICS를 만들어 89년 상용화했습니다. 처음엔 임원들을 중심으로 구축했죠. 그 동안 손으로 복사해 업무를 처리하던 모습이 전자 문서로 바뀐 셈입니다. 임원들은 중요한 정보를 함께 공유하게 됐고 공유된 정보에는 더 좋은 의견이 덧붙여져 큰 힘을 발휘하게 된 것이죠."

오 사장의 '정보 공유 → 가치변화 → 정보 값어치 획득'은 이때부터 시작된 셈이다.

지난 2000년 3월 시큐아이닷컴 CEO를 맡으면서 이 원칙은 더욱 강화됐다. 그는 "시큐아이닷컴을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 중의 하나가 지식공유 시스템이었다”고 강조했다.

"저희 회사 팀장 이상은 다들 회사의 중요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제가 누구를 만나는지, 일정은 어떻게 되는지도 공개합니다. 사업과 관련해 중요한 사람을 만나고 난 뒤 그 결과를 공개하고 직원들의 의견을 구합니다."

직원들은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그렇게 설익은 정보에 직원들의 조언이 덧붙여지면서 좋은 정보로 탄생할 수 있다고 오 사장은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의 정보공유는 가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컴퓨터를 아이들의 방이 아닌 거실로 옮긴 것 부터 심상치 않다. 오 사장은 "컴퓨터가 거실로 옮겨지면서 컴퓨터는 가족들이 함께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며 "주말이면 아이 셋과 인터넷 서핑 등을 하면서 즐거운 한 때를 보낸다"고 말했다.

"정보화의 밑거름은 개인입니다. 한명 한명 인터넷에 자신의 관심 분야를 기록해 나가고 그런 기록 인프라가 공유될 때 지식 정보화는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들의 기록 인프라가 인터넷을 통해 거미줄(Web)로 묶일 때 지식 정보화 사회가 만들어 질 것이라고 오 사장은 이야기했다. 그의 마지막 말은 여전히 메모 찬양론이었다.

"지금 메모하는 것이 기록 인프라를 만들어가는 첫 계단입니다."

정종오기자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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