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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백업시스템이다-2] 미국의 재해 복구 서비스 현황


 

지난 9.11 항공기 테러로 뉴욕의 세계무역센터(WTC)가 참혹하게 붕괴되면서 당시 이 건물 25개 층에서 3천700명의 직원이 상주하고 있던 모건 스탠리 투자 은행은 잠시 공황 상태에 빠졌다.

전세계 증시와 금융권에 영향을 미치는 모건 스탠리의 전산망이 붕괴될 경우 세계적인 금융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격지 백업 시스템을 구축해 놓고 있던 모건 스탠리는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산하 재해 대책 센터의 도움으로 몇 시간 만에 전산망을 완벽하게 복구해 금융혼란에 대한 불안감을 불식시킴과 동시에 재해 복구 시스템의 중요성을 전세계에 알렸다.

이처럼 9.11 테러 참사를 계기로 그 중요성이 한층 부각되고 있는 분야가 바로 데이터 백업 및 복구 서비스를 제공하는 재해 복구 서비스 사업이다.

지금까지는 일부 대기업이나 금융권에서 채택하는 한정된 고급 서비스에 머물러 있던 재해 복구 서비스가 테러 이후 일반 기업들의 보안 인식을 바꾼 것이다.

대부분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백업 시스템을 구축해 놓고 있지만, 지난 테러 사태처럼 빌딩 붕괴나 지진, 화재, 정전 등 갑작스런 재난에 대해서는 속수무책.

데이터를 여러 지역에 분산 저장해 놓는 원격지 백업 시스템만이 대규모 재난으로부터 기업의 자산을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대비책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지고 있다.

◆ 선가드, IBM 등이 선두업체, 시장 규모 연간 27억 달러

미국의 재해 복구 서비스 시장은 9.11 테러 이전까지 철저히 민간 기업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대표적인 3대 선두 기업으로는 선가드 데이터 시스템즈(SunGard Data Systems), 콤디스코(Comdisco), 그리고 IBM.

그러나 지난 10월 선가드가 경쟁업체인 콤디스코(Comdisco)를 8억2천500만 달러에 인수함에 따라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분야에서는 선가드, 하드웨어와 기업 서비스 면에서는 IBM이 선두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재해 복구 서비스 전문 기업인 선가드(SunGard)의 경우 미 전역에 26곳의 백업 센터를 갖춰 놓고 백업한 데이터를 분산 관리하고 있다.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재난과 사고로부터 안전하게 데이터를 보관한다는 것이 선가드의 운영 방침이다.

9.11 테러 이 후 시장 가능성을 인식한 HP, 선 마이크로시스템즈 등의 여러 IT 관련 기업도 재해 복구 서비스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판매하는 서버 및 하드웨어 시스템에 재해 복구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옵션으로 추가하고 있는 것.

시장조사기관인 인터네셔널 데이터(nternational Data)의 분석가 빌 노스(Bill North)는 데이터 백업 및 복구 소프트웨어 시장 규모만 지난 2000년 27억 달러에서 오는 2005년에는 47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IBM이나 HP 등 각 제조사별로 분산된 하드웨어 시장 규모를 더하면 오는 2005년 경에는 최소한 70억 달러를 넘을 것이라는게 분석가들의 견해.

노스는 "지난 9.11 테러를 계기로 많은 기업들이 재해 복구 시스템의 중요성을 공감하고 있다"며 "현재 기업 IT 지출의 약 5% 선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재해 복구 예산이 앞으로는 7~8% 선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 인식 전환 따라 성장 일로, 높은 비용이 보급의 걸림돌

전문가들은 백업 서비스의 중요성에 대해 "하드웨어 시스템이나 인력의 공백은 새로 구축하거나 충원할 수 있지만 한 번 사라진 데이터는 다시 복구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특히 증권이나 금융, 국방 시스템의 경우 피해를 입은 시스템을 완전히 복구하는데 수만 달러에서 수백만 달러가 소요되는 경우가 흔하다.

그러나 최악의 상황에서도 확실한 안전이 보장되는 만큼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 재해 복구 서비스의 보급을 가로 막는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보통 1회 서비스에 1천달러에서 1천500달러 정도의 비용이 들며, 일반적인 기업 단위 계약의 경우 규모와 상황에 따라 연간 수십만 달러의 비용이 청구되는 것이 보통이다.

만에 하나 일어날지 모르는 재해를 대비해 수십만 달러를 지출하는 것은 요즘같은 불경기에 기업들로서는 여간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서비스 특성 상 장기 계약을 맺어야 하기 때문에 중소기업이나 개인 사업자들의 그림의 떡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최근 선가드와 IBM은 중소기업이나 개인 사업자를 위한 재해 복구 솔루션도 내놓고 있어 서비스 제공 범위는 차츰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여러 가입자를 한데 모아 데이터 복구 및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비용도 종전보다 크게 낮아졌다.

가트너의 조사 분석가 도나 스코트(Donna Scott)는 "기업들에는 '값 비싸고 혜택은 적은 보험'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최악의 상황을 고려할 때 비용 문제는 부차적인 문제"라고 강조하며 "재해 복구 서비스가 이제는 기업 운영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현우기자 fineappl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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