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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산업 가자 세계로/북경리포트-4] 대 중국 비즈니스와 조선족


 

일제 강점기인 1930년대, 도리깨·남포등·절구통 등 때묻은 세간살이를 짊

어지고 이 땅을 떠난 사람들…일제의 감시 속에서 만주 땅에서 죽도록 고생

하다가 이젠 고국에서 조차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바로 조선족이다.

조선족 사회를 망친 것은 이기심으로 무장한 한국인이란 비난이 끊이질 않

고 있다. 국내에서 일자리를 잡은 조선족이 불법체류자임을 악용해서 임금

을 체불하거나, 아가씨들을 북경시 유흥업소로 끌어들여 망치는 것도 부끄

러운 우리의 모습이다.

조선족은 중국사회에서도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다. 소수민족으로 살아가

며, 한족에 비해 갖가지 차별대우를 받기도 한다. 그렇지만 국내 기업들의

대 중국 비즈니스에 조선족의 역할은 결코 무시될 수 없다. 언어와 문화,

정서적인 친밀감은 국내기업과 중국기업의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대학을 마친 엘리트 조선족들은 중국 컨설팅 전문가로 활동하며, 벤

처 기업의 수출길 개척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일부 기업은 사업초기 도움을

뒤로 하고, 시간이 갈수록 헌신짝처럼 버리기도 한다. 게다가 조선족보다

는 한족을 채용하는 것을 원하는 눈치다.

하지만, 낯선 중국 땅에 정착해서 격변의 시대를 살아간 조상들처럼 조선

족 2~3세들도 꿋꿋히 자기 삶을 개척하고 있다. 이들의 가슴속에는 이땅에

대한 애정이 살아 숨쉬고 있다.

엘리트 조선족 할머니 정중자씨

정중자(62, 전 신신산업부 연구원 zhengzhongzi@263.net)씨는 조선족 할머

니다. 그와 그의 남편 배호씨는 신식(정보)산업부 산하 연구소에서 평생을

보낸 인물. 중국통에다 IT(정보기술) 전문가여서 그런지 국내 벤처 기업의

북경 진출에 커다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이 북경시 중관춘 해룡빌딩에 터를 잡았을 때나, 한글

과컴퓨터·K&C 등이 북경에 지사를 설립했을 때에도 커다란 역할을 했다.

하얼빈 공대를 마치고 신식산업부 산하 전자공업원에서 정년을 맞이한 그녀

는 현재까지 벤처를 비롯한 여러 IT전문가를 만나며, 중국 진출을 돕고 있

다.

그녀의 인맥과 현지 경험은 국내 기업인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네트워크

보안 업체 N사는 그녀를 고문으로 영입하고, 중국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케

이스.

정중자씨는 "삼성전자가 중국 CDMA사업에 진출한 이후 중계기, 안테나 등

유관 산업계 인사들과 중국진출을 협의하고 있다"며 나이에 걸맞지 않은 왕

성한 활동상을 보여줬다.

그녀에게는 1세대 엘리트출신 조선족으로서의 자부심이 깊게 베어있다.

컨설팅 업체 전문가로 일하는 조선족 2세들

중국 전문 컨설팅업체에서 빼놓을 수 없는게 현지 네트워크와 사회 문화적

인 이해. 대학을 졸업한 조선족 2~3세들은 컨설팅업체나 대기업 해외 지사

에서 환영받고 있다.

ACI그룹 지경성 부장(jxchi@sina.com), 소산정보컨설팅 박정홍 사장

(sosan21@sohu.com), 신용철 시큐아이닷컴 지점장(longzhes@samsung.co.kr)

은 조선족의 후예들. 지경성 부장과 신용철 지점장은 대기업에서 근무한 경

험이 있다. 지부장은 SK계열사 현지법인에서, 그리고 신 지점장은 삼성SDS

엔지니어로 국내에 파견근무한 바 있다.

박정홍 사장은 북경통으로 하우리 등 국내 보안업체의 중국진출에 커다란

역할을 담당한 중현컨설팅에서 근무했다.

이들은 조선족 사회에서도 커다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또 하나의 고국

인 중국의 경제발전에 공헌하는 동시에 우리 기업과의 가교역할을 훌륭히

해내고 있는 것이다.

중국 국영유선방송사 한국담당 전승환 사장

전승환(37) 중국유선방송사(CMBC) 한국지사장은 조선족이다.

전 사장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경남과 강화도에서 각각 태어나 중국으로 건

너갔다. 전사장은 중국에서 태어나 교편을 잡다가 공무원이 된후 CMBC 국제

합작부 한국담당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CMBC외에 여러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네트워크 솔루션 개발 및 유

통회사인 케발온라인의 대표이며, 북경에서 '설악산'이란 대형 음식점을 운

영하고 있다.

전 사장은 지난해 40여 차례나 방한할 만큼 한국 정부 및 기업들과 자주 만

나고 있다. 케발온라인의 국내 지사 설립과 관련, 고위급 정부 관계자를 만

나기도 했으며 지난 번에는 두루넷·삼보정보통신·유진전자·APC·옴니버

스커뮤니케이션즈·글로벌데이타링크 관계자들과 만나 사업논의를 하기도

했다.

전 사장은 "한국이 어떤 나라보다 인터넷 기반이 잘 구성돼 있다"며 "이런

통신망 구축경험을 중국에 성공적으로 이전하는데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

했다.

그는 또 "국내 IT기업의 중국시장 진출을 돕는 문제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

다"며 한국 기업과 중국 기업의 교류가 활성화하기를 기대하기도 했다.

그는 한족 출신 중국 스포츠 TV(Sports CCTV) 리포터 리앙루와 결혼을 앞두

고 있다. 결혼과 함께 중국 정계진출도 고민하고 있는 전사장은 조선족을

위한 '조선어 방송국'을 중국에 설립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갖고 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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