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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산업 가자 세계로/ 북경리포트-2] 대중국 수출, 이젠 IT다


 

1970~80년대 보따리 장사를 시작으로 대중국 무역이 시작됐다. 건설업,

음식점 등에서 조선족을 등에 업고 사업을 한 것이 중국 무역의 제 2기.

이 때 까지만 해도 중국 시장은 아직 만개하지 않은 꽃이었다.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중국 시장 공략의 첨병 노릇을 한 것이 있다. 바

로 IT산업이다.

삼성, LG, SK 등 대기업 ‘터닦기’ 시기를 거쳐 98년 말부터 벤처들의

중국 진출도 활발해진다. 99년과 2000년 상반기는 벤처들의 중국 진출이

가장 두드러졌던 시기.

하지만 지난 해 하반기부터 벤처들의 중국진출 열기가 갑자기 사그러들기

시작했다. 외양만 보고 무작정 달려들었던 벤처 기업들이 잇달아 쓴 잔을

마시면서 철수한 것. 중국 시장이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 않다는 교훈을 얻

은 채 이들은 귀향 길에 오를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맞이한 2001년. 또 다시 중국 시장을 향한 행렬이 북적대고 있

다. 하지만 그 양상은 판이하게 다르다. 이젠 ‘전략’과 ‘전술’로 무장

한 선수들이 면밀한 계획을 품에 안고 중국 시장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이

다.

◆ 건설, 음식점에서 IT 산업으로 옮아가는 대중국 수출길

북경에서 성공한 기업을 꼽으라면 현지인들은 ‘서라벌’을 꼽는다. ‘한

국 음식점’으로는 유일하게 중국 10여 개 도시에서 성업하고 있는 ‘서라

벌’은 실제 돈을 벌어들이는 대표적인 토종 기업 중 하나다. 이외에도 파

파이스(에이스월드와 CMBC 등 합작), 설악산, 단란주점 ‘Boss’ 등 조

선족 내지 한국인 지분이 들어간 곳은 헤아리기 힘들다.

건설업종 역시 외화벌이에 상당한 공헌을 했다. 국내에서는 부도 처리된

‘우방’이 대표적이다. 김인규 우방 경영부장(북경한국투자기업협의회 사

무국장, kicab@mweb.co..cn)은 “아파트 분양 문화 등이 국내와 다르지

만, 렌트 사업으로 월 수천만원의 수익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의 주역은 바로 IT산업. 대기업이 만든 LCD모니터, 냉장고 등 가전제

품, 네트워크와 통신장비 같은 하드웨어 제품(눈에 보이는 제품)이 뜨고

있다.

이런 추세를 몰아 메시징 소프트웨어, 워드프로세서 등 소프트웨어 분야에

서도 가시적인 성과가 보인다.

◆ 삼성, LG 등 터닦기 시대

삼성과 LG, SK 등 대기업들은 중국 비즈니스에 남다른 공을 들여왔다. 삼

성은 고급브랜드 굳히기, LG는 현지화 전략, SK는 SK글로벌 등을 통해 벤

처 비즈니스 수출에서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특히 최근 삼성전자의 중국 CDMA 시장 진출은 국내 IT업체를 크게 고무시

키고 있다. 상하이, 허베이, 텐진, 푸젠 등 4개 핵심 성(省)과 시(市) 지

역에서 120만 회선 규모의 CDMA 장비 공급권을 획득, CDMA 관련 기업의

중국 진출에 활로가 트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것.

이번 수출 외에도 이미 삼성과 LG 등은 LCD모니터, 냉장고와 TV, MP3 플

레이어 등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LCD모니터의 경우 LG와 삼

성이 나란히 3위 권 내에 진입했으며, 삼성의 MP3플레이어 ‘옙’은 30%

가 넘는 시장 점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중국에 몸달아 하는 것은 시장 규모 때문. 삼성전자가

중국에 수출하는 TV는 연간 800만~900만대에 달한다. 이는 국내 TV 연간

수요량이 400만대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면 엄청난 숫자다.

모영주 사무관(KIPA, moju@dreamwiz.com)은 “95년부터 삼성과 LG의

대중국 투자는 한층 강화되기 시작했다”며 “삼성의 CDMA 수출은 중계기

나 안테나 같은 관련 업체의 중국 진출을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

고 말했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북경지사(KIPA)는 기산텔레콤(네트워크 장비), 위

다스(중계기), 로티스(도로정보시스템) 등 신규업체를 입주시켜 비즈니스

를 도울 계획이다.

또 그는 “중국 진출의 경우 완성품 보다는 단말과 부품을, 그리고 소프트

웨어보다는 하드웨어를 장려하고 있다”며 “통신분야의 경우 교환기나 단

말기보다는 중계기 등이 더 유리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 벤처 진출의 현황

98년부터 본격화된 IT 벤처 진출의 대표주자는 티시엠투데이닷컴(메디다

스), 한컴, 쓰리알소프트 등이다. 최근 들어 인젠, 하우리, 안철수연구

소, 시큐아이닷컴 등 보안업체가 만리장성을 두드리고 있다. 중국정부가

인터넷 보안의 중요성을 강조하자, 합작형태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것.

이 같은 형태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는 쓰리알소프트와 한글과컴퓨터가 꼽

힌다. 쓰리알소프트의 경우 중국에 직접 지사를 설립하고, 메시징 소프트

웨어를 판매하고 있으며, 한컴 역시 지사를 두고 워드프로세서와 PC방(메

가웹스테이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진혁 지사장(jacob@cn.3rsoft.com)은 “대학 및 공공기관에 400카피

이상의 메일 솔루션을 공급했다”며 “이는 중국 공공시장에 들어가는 메시

징 솔루션 중 3위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용량 메시징 서

버에 마케팅을 집중하고, 매출을 늘려 올해 안에 고정법인을 설립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hspace="10">한컴은 토종 워드프로세서 ‘문걸’로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

다. 이수진 이사(candle@hansoft.com.cn)는 “문걸은 전국 로드쇼와 공

공기관 제품 기증 행사를 거치면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적극적인 마켓 공

략을 위해 IT교육센터 비즈니스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전하

진 사장이 북경을 찾아 한국교육미디어와 제휴, 중국 내 IT교육센터와 민

족대학에 문걸을 공급하고 교육사업을 병행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벤처에게 중국 진출이 녹록하지만은 않다. 이를 반영하듯 무선인

터넷 솔루션 업체 블루버드소프트와 캐릭터 메일업체 레떼닷컴 등은 중국

현지 사업을 축소한 상태.

지병철 티시엠투데이닷컴 지사장(dragon@medidas.co.kr)은 “지난 해

말부터 대중국 벤처 진출은 줄기 시작했지만, 오히려 차분한 준비기간을

갖고 진출하는 알짜배기 기업은 늘고 있다”며 “시장이 크다는 이유로 긴

장하지 않고 들어온다면 성공하기 힘들지만, 중국에 본사를 두고 비즈니스

를 진행한다는 심정으로 투자와 전략수립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 승산이

있다”고 조언했다.

세계 IT기업의 격전장이 돼 버린 중국, 그만한 투자와 기다림이 요구된다

는 것이다.

◆ 가능성은 통신장비와 엔터테인먼트

중국 전문가들이 올 해 가장 유망하게 보는 시장은 네트워크 장비와 엔터테

인먼트 쪽이다.

hspace="10">최근 중국 국영종합유선방송사인 CMBC(대표 송진보,

songib@cmbc.net.cn)는 한국의 유진정보통신과 합작회사 ‘중한광파망락

기술개발유한공사’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복건성 복주시에 자리잡고 있

는 국가 횃불계획산업기지 내에 회사 부지를 확보할 예정.

복건시 케이블TV 네트워크를 광역화하는 공사를 담당하게 되며, 설립 후 2

년간 0%, 이후 3년간 7.5%, 이후 15%의 면세 및 세금 감면 혜택을 받게

된다.

전승환 CMBC 한국담당 지사장은 “이번에 설립된 합작회사는 CMBC 업무

에 필요한 네트워크 설계 및 포설, 관련 장비 연구개발 및 판매확산 등을

책임지게 될 것”이라며 “1차적으로 ?鉀?에 데모 룸을 설치하고, 인근 베

이징, 광저우, 지양먼, 난하이 등 8개 도시에 HFC 망을 통한 초고속광대

역서비스를 실시하고 중장기적으로 중국 전역에 확대하게 된다”고 말했

다.

CMBC는 ▲케이블TV망을 이용한 양방향 TV시스템 ▲광대역 네트워크 전자

상거래 ▲케이블 네트워크 전화(VoIP) 등을 위해 국내 기업과 제휴범위를

넓혀갈 방침이다.

중국에 ‘한류’가 급부상하면서 엔터테인먼트 산업 역시 덩달아 뜨고 있

다. 네트워크 게임이나 VOD(주문형비디오)서비스도 수출이 본격화되고 있

으며, 중국식 ‘HOT’를 만드는 음반제작기획사도 등장했다.

소프트가족은 중국 상하이에서 신디케이션 사업을 시험하고 있다. 이 회사

는 최근 모회사인 한국통신(상하이 지사), 크레지오닷컴, 인츠필름 등과

제휴, 상하이 PC방에 국내 콘텐츠를 수출하는데 합의했다.

첫번 째 작품은 ‘가을동화’. 1차로 200여 PC방에 1편당 1위안(한화 약

160원)에 공급된다. 총 16편으로 구성된 이 드라마 수출에서 소프트가족

은 지불결제 부분을 맡기로 했다. 현지 운영은 한국통신 상하이 지사가,

프로그램(콘텐츠) 공급은 크레지오가 담당한다.

최근 상하이 출장을 마무리한 이상혁 전략기획팀장은 "소프트가족은 제휴

CP들과 함께 콘텐츠 수출에 주력할 계획”이라며 “상하이의 경우 각 PC방

에 서버를 직접 두고, 로컬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만큼 불법복제 염려는 없

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중국에서 '한류'를 직접 창조해가는 기업도 출현했다.

hspace="10">중국에서 ‘북경식 HOT’를 키우는 C&C 우현민 사장(010-

65072454)은 “CNC는 지난 해 신문광고를 통해 공모하고 훈련시켜 힙합그

룹을 만들고 수 차례 콘서트를 가졌다”며 “T.N.T(남성 6인조 그룹)와

애니(ANNIE, 여성 듀오)는 중국 청소년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어 중국에

서 ‘옙’을 생산하는 삼성전자 등에서 광고모델로 고려하고 있을 정도”라

고 말했다.

우 사장은 “중국에서 한류가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문화산업과 IT를 접

목한 새로운 수출길 개척도 가능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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