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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2.0 시대 글로벌서비스]③ 美日中 인터넷 문화 속으로…


 

한 나라의 문화는 모든 것을 말해 준다. 하지만 그것을 깨닫고 느끼기는 쉽지 않다. 문화는 오랜 관습과 역사가 묻어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기업이든 그렇지 않든 국내 기업이 해외로 진출하는데 가장 우선 부닥치는 문제가 해당 국가의 문화이다. 이를 알지 못하고서는 해당 국가에 진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인터넷이 전세계 보편적 언어라 하더라도 나라마다 서로 다른 인터넷 문화와 정책이 있다. 이를 얼마나 빨리 습득하고 서비스에 반영하느냐가 해외진출 승패의 첫걸음이다.

미국은 특히 소비자 권리가 무엇보다 강한 나라이다. 소비자 권리에 대한 최대한의 배려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 중국의 경우 최근 인터넷을 이용하는 이용자의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를 읽지 못하면 시장에 안착하기 힘들다.

일본은 최근 블로그를 비롯한 SNS(Social Network Service)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모바일 의존도가 높은 일본 네티즌들은 인터넷 서비스의 급격한 변화에 조금은 둔감하고 관심이 높지 않다는 점이 특징이다.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에 위치한 NHNUSA의 남궁훈 이사는 "인터넷 서비스는 이제 한 특정계층을 위한 서비스가 아니라 나라와 나라의 무역협정에 대한 갈등으로 까지 비화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해당 국가의 인터넷 정책과 문화를 모르고서는 시장에 안착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영국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파티포커'는 포커게임을 서비스하는 회사이다. 영국에서 설립된 온라인 포커 게임 회사. 그런데 이 회사의 회원 절반이 미국인들이다. 이렇게 되자 미국정부가 나서서 "파티포커를 금지한다"라고 발표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업주들이 '파티포커' 때문에 매출이 떨어지고 있다며 미국정부에 로비를 벌였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이르자 이젠 영국이 나섰다. 미국정부의 개입은 WTO(자유무역협정) 위반이라는 것이다.

영국은 이 문제를 EU와 합세해 미국 정부 정책을 비난하고 나섰다. 이제 인터넷 정책과 규제는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대 국가'의 문제가 되고 있다.

◆ 인터넷정책과 문화, '국가 對 국가' 문제로 부상

미국의 인터넷 정책은 대선 이슈로 까지 부상하고 있다. 특히 게임에 대한 정책을 두고 공화당과 민주당의 정책은 확연하게 갈린다. 그 핵심 이슈는 게임의 폭력성이다. 폭력성을 조장하는 게임에 대해 철저한 규제를 하겠다는 것이 대선 이슈 중의 하나이다.

이처럼 인터넷 서비스 정책은 이제 한 나라의 국가적 목표가 될 정도로 보편화돼 있다. 특히 미국의 인터넷 정책은 소비자 중심으로 돼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소비자의 민원이 접수되는 순간부터 업체는 곤혹스러운 경우에 빠지게 된다.

남궁훈 NHNUSA 이사의 설명을 좇아가 본다.

"미국의 경우 인터넷정책은 권고사항이 상당히 많다. 게임의 경우를 보면 ESRB라는 곳이 있다. 사단법인 형태의 기구이다. ESRB는 게임물에 대해서 권고사항을 내놓는다. 그러면 게임업체들은 이를 준수하는 식이다. 강제 사항은 아니다."

강제사항이 아니라 권고사항이니 꼭 지킬 필요는 없는 것 아닌가라는 의문이 든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했다가는 큰 코 다치기 마련이다. 남궁 이사의 설명은 이어진다.

"ESRB를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게임업체는 이를 준수한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때 소비자들의 불만이 곧바로 튀어 나오고 이는 소송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의 민원이 제기되면 곧바로 소송으로 이어지고 대부분 소비자 권익을 앞세우는 미국에서는 업체가 소송에서 이기는 경우는 힘들다는 것이 남 이사의 설명이다. 소송에 지게 되면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더 어렵고 험난한 길이 업체를 가로막는다.

미국 소비자들은 자신들의 권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소비자 권리는 업체를 도산시키는 역할까지 한다. 미국의 강력한 시스템이 있는데 바로 빌링 서비스에 대한 엄격한 정책이다. 이는 그 무엇보다 무서운 역할을 수행한다.

예컨데 한 어린이가 부모 몰래 카드를 이용해 결제를 했다고 치자. 이 부모는 카드명세서를 들고 빌링업체를 찾아간다. 그러면 이 빌링업체는 해당 업체에 경위를 묻고 환불하게 된다. 이러한 경우가 빈번하게 이뤄져 전체 매출의 5%에 대해 소비자에게 환불했다고 가정하면 그 결과는 치명적이다.

남궁 이사는 "전체매출의 5%에 대해 소비자 환불(소비자 불만)을 하게 되면 빌링업체가 철수하게 된다"며 "빌링업체의 철수는 사업을 못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니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남궁 이사는 "미국에서 인터넷서비스를 하는데 있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일 수 밖에 없고 기업 스스로 자정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기업으로서는 비즈니스 리스크(Business Risk)관리를 철저하게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 미국 인터넷서비스, 승부수는 니치마켓!

미국은 무엇보다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한 나라이다. 인구도 인구이려니와 다양한 민족이 섞여 사는 곳으로 니치마켓이 풍부하다. 이러한 니치마켓으로 인해 이른바 롱테일(Long Tail, 긴꼬리)이 가능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그들을 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그들을 직접 대면하는 것이 가장 정통한 공략법이다. NHNUSA의 직원은 60명 정도. 이중 25명 정도가 미국 현지인들로 구성돼 있다. 미국 현지인들은 대부분 게임업계에 종사했던 이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QA(테스트그룹)파트에는 미국 현지인들로만 구성돼 있다. 아무래도 그들이 직접 체험하는 것이 미국 네티즌을 공략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 네티즌의 속성을 파악하기 위해 매주 2~3 차례 UX (User Experience)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

미국 네티즌을 초청해 게임을 직접 해 보게 하는 것이다. 게임하는 장면을 모니터링해 그들의 속성과,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고 있다. UX LAB에 초청되는 미국 네티즌들은 어린 아이에서부터 아줌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남궁훈 이사는 "미국은 피자를 하나 시킬 때도 다양한 옵션을 요구한다"며 "그만큼 다양한 문화적 속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니치마켓이 많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소비자의 다양한 옵션이 먹혀드는 시장이라는 설명이다. 이러한 점에서 한국기업의 미국진출은 미국의 다양한 소비자의 옵션을 얼마나 잘 이해하느냐가 관건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 중국,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인터넷 신흥시장

중국의 인터넷 산업은 2005년 들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06년을 중국 인터넷 산업의 황금 발전기로 볼 수 있다. 중국 인터넷 정보센터(CNNIC)가 발표한 '중국 인터넷 발전현황 통계보고서'는 여러가지 중국의 현재를 보여주고 있다.

중국 네티즌들은 매월 인터넷 접속비용으로(인터넷 서비스 제외)약 103.6위안(1만3천원)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 중국 전역의 인터넷 접속비용은 1천억위안(16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2005년 중국 소비자들이 이용한 인터넷 서비스의 평균 요금은 매달 157.8위안(1만5천원)이며, 중국 인터넷 전체 소비시장 규모는 1천876억5천300만위안(30.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006년의 인터넷 소비 시장규모는 2천862억2천700만위안(44.8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웹 서핑, 검색 엔진 이용, 이메일 송수신이 중국 네티즌들이 자주 사용하는 3대 인터넷 서비스로 이용률은 각각 67.9%, 65.7%, 64.7%로 나타났다.

특히 눈여겨 볼만한 점은 온라인 게임의 비율이 6개월 전 23.4%에서 33.2%로 상승했고 전자상거래의 비중 또한 19.6%에서 24.5%로, 블로그 서비스의 비율은 10.5%에서 14.2%로, 온라인 판매는 6.9%에서 9.9%로 상승했다는 점이다.

이는 네티즌들의 인터넷 사용 분야가 기존의 웹 서핑, 검색 엔진 이용, 이메일 송수신에서 메신저, 온라인 게임, BBS, 온라인 구매 및 블로그 등 다양한 범위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NHN 중국 법인 롄종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김정호 사장은 "중국 내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속도가 생명"이라며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면 수 천명이 달라붙어 똑같은 게임을 3년 내에 만들어 내는 만큼 생명 주기가 3년"이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인터넷 인프라 등 모든 면에서 중국이 일본이나 북미 쪽에 비해 떨어지지만 성장 여력 만큼은 충분해 사업가 입장에서는 훨씬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변화하고 있는 중국 인터넷 시장의 트렌드를 읽고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다는 중국 시장은 그 어느 곳보다 관심을 끄는 시장이라는 진단이다.

◆ 일본, '덧붙히는 모델'이 성공의 열쇠

일본은 모바일 의존도가 상당히 높다. 인터넷이 계속 발전하고 있지만 급격한 변화에는 다소 거부감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본에서는 우선 가장 기본적 서비스를 만든 뒤 이 서비스를 유지하면서 '덧붙이는 서비스 모델'을 지향하는 것이 성공의 한 방법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강조했다.

현재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야후재팬의 경우가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네개의 주요 영역별로 모두 1위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전 세계 인터넷 서비스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초창기 시장인 지난 95~96년에는 검색이라는 기본틀을 갖추고 그 다음 미디어를 최대한 빨리 구축하한 뒤 여기에 두 가지 모델(커뮤니티, 커머스)를 갖다 붙힌 것이 지속적 성장의 원동력이었다고 설명했다.

NHN재팬 이토 부장은 "야후의 경우 변하지 않는 게 성공 모델인 것 같다"며 "심지어 클릭버튼을 비롯한 인터페이스 조차 옛날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도 SNS(Social Network Service)와 블로그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네오위즈 재팬 송모헌 사업실장은 "야후재팬 중심의 시장에 그나마 파고를 몰고 온 서비스가 믹시를 선두로 한 SNS서비스"라며 "믹시의 경우 일정부분 인터넷 이용 저변을 넓혀 놓았다"고 진단했다.

믹시는 가상 아이덴티티를 기반으로 한 것으로 싸이월드 보단 세이클럽에 가까운 형태. 6~7개월 동안 각종 인터넷 사이트 중 트래픽 1위를 차지했다.

많은 일본 인터넷서비스 관계자들은 일본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본 골격을 갖추고 난 뒤 그 골격에다 계속 서비스를 '덧입히는 모델'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NHN재팬 이토 부장은 "NHN의 경우 한게임 재팬 서비스를 기본으로 여기에 각종 커뮤니티를 연계시키는 것이 기본전략"이라고 말했다.

네오위즈 송모헌 부장도 "메인 서비스를 구축하고 난 뒤 그 서비스의 생명을 연장시키고 좀더 많은 사람을 끌어모을 수 있는 커뮤니티 서비스를 연계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블로그에 대한 일본 네티즌들의 관심도 높다.

NHN재팬 이토 부장은 "전세계 인터넷을 통해 유통되는 블로그 형태의 웹문서중 30%가 일본어로 구성될 만큼 블로그 서비스가 활성화 된 상태"라며 "최근 들어 믹시를 선두로 한 SNS 서비스가 큰 성장세를 보이며 그 중심으로 떠오르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최근엔 블로그와 SNS를 접목한 커뮤니티 서비스를 개발하는 추세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각 나라마다 서로 다른 문화와 최근의 트렌드를 읽는 것은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에 있어 가장 필수적 요건이 되고 있다. 해외진출에 있어 그들을 알지 못하고선 쉽게 안착하기 힘들다는 기본 진리를 보여준다.

/샌프란시스코(미국)=정종오기자 , 도쿄(일본)=서정근기자, 베이징(중국)=윤태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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