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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070 상용화 1년(중)-꿈틀대는 세계 인터넷전화 시장


 

정부의 인터넷전화 제도 정비에 힘입어 지난해 8월 22일 삼성네트웍스와 애니유저넷이 처음 070 전화를 시작했다. 이후 11월 KT를 시작으로 12월 하나로텔레콤과 SK텔링크가 070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개시했다.

하지만 국내 070인터넷 전화 가입자 수는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현재 정보통신부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을 통해 인터넷전화 시장 현황을 파악하고 있는 중이다. 현재 국내에서 070 가입자를 포함해 한달에 한번 이상 인터넷전화를 사용하는 인구는 70만~80만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국내 인터넷전화 사용자 70만~80만명 추산

최근 들어서는 030, 050 번호를 9월말까지 070으로 전환키로 함에 따라 070 가입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초까지만 해도 070 가입자 수는 10만명 남짓했다.

가장 적극적으로 070 전화 사업을 벌이고 있는 삼성네트웍스는 지난 7월말 기준으로 7만1천500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다른 기업들의 유치 실적은 많지 않다. 작년말 KT, 데이콤, 하나로 등 기간 VoIP 사업자들이 070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마케팅과 영업활동은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KT는 인터넷전화가 자사의 시내전화 시장을 잠식할 것을 우려해 기업 중심으로만 인터넷전화 영업을 실시하고 있다. 다른 시내전화나 시외전화 역무를 겸하고 있는 다른 VoIP 기간통신사업자들도 인터넷전화 사업에 소극적인 것은 마찬가지다.

그런 가운데 인터넷전화는 전혀 엉뚱한 곳에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이른바 소프트폰이라고 불리는 인터넷전화가 확대되면서 전체 VoIP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소프트폰은 별도의 장비 없이 인터넷이 연결된 PC에 소프트웨어를 설치 하고 PC에 간단한 헤드셋을 연결해 통화하는 방식이다. 이에 반해 IP전화기를 랜 선에 직접 연결하는 것을 '하드폰'이라고 부른다.

소프트폰은 사용법이 간단한 데다 메신저 기능까지 겸하고 있어 올해 들어 사용자가 크게 늘고 있다.

새롬씨앤티, 아이엠텔 등 전문 업체뿐 아니라 네이버, 다음커뮤니케이션, SK커뮤니케이션즈 등 포털 사이트까지 소프트폰 사업에 진출해 수십만명의 가입자를 모으고 있다. 올해에는 스카이프가 한국 시장에 정식으로 진출하면서 자극제 역할을 하고 있다.

소프트폰은 사용 빈도가 낮기 때문에 070번호를 부여 받지 않고 대부분 발신전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해외에 있는 친구에게 전화하거나 출장중에 본사로 전화할 때 소프트폰을 자주 사용한다. 소프트폰의 고객은 주로 개인이나 가정이지만 최근에는 기업용 상품들도 만들어지고 있다.

현재 인터넷 전화 수요를 이끌고 있는 것은 가정이 아니라 기업이다. 기업들은 통신 요금을 절감하고 향후 다가올 올(All)-IP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인터넷전화를 도입하고 있다. 삼성네트웍스, 애니유저넷, 큰사람컴퓨터 등 별정통신 업체뿐 아니라 KT, 데이콤 등 기간통신 업체들도 기업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가정 시장은 케이블TV 업체들이 수요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케이블TV업체들은 통신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한국케이블텔레콤(KCT)라는 별도의 인터넷전화 업체를 만들었다. KCT는 올해 3월 정보통신부로부터 VoIP 기간통신사업자 허가대상 법인으로 선정된 후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를 마치고 8월중으로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케이블TV 업체들은 KCT가 사업을 시작하면 이 회사의 인터넷전화와 기존 방송, 초고속인터넷을 묶은 이른바 트리플플레이서비스(TPS)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케이블TV 업체들이 타깃으로 삼고 있는 고객은 방송 및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들이다.

케이블TV 업체들이 저렴한 요금으로 가정의 전화 시장까지 공략한다면 가정용 인터넷전화 시장도 경쟁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각국 인터넷전화 급속 확대

비교적 조용히 진행되는 국내와 달리 해외에서는 인터넷전화가 급속히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해외 각지에서는 인터넷전화에 대한 제도화가 기술 개발 등도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일본, 미국, 영국 등 각국 정부들은 역무 구분, 번호 체계 등 자국 시장 환경에 적합한 인터넷 전화 제도 정립에 나서고 있다. 이는 인터넷전화가 통신시장내 경쟁을 활성화해 요금과 접속료 인하를 유도하는 한편, 신기술 개발을 촉진시켜 공익 증대에 기여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 동안 별정 및 벤처 기업들을 중심으로 제공되던 인터넷전화에 AT&T, NTT, BT 등 글로벌 통신사들이 인터넷전화시장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고 타임워너 등 케이블TV사업자들 또한 인터넷전화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세계 최대 인터넷전화 업체인 스카이프가 부상하면서 인스턴트 메신저에 전화 기능을 부과한 서비스도 속속 등장했다. AOL, 야후,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은 이미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MSN 메신저 차기 버전인 '윈도 라이브'에 인터넷 전화 서비스를 결합한 '윈도 라이브용 인터넷전화'를 선보일 예정이다. 스카이프도 기존 서비스에 영상 통화 기능을 추가, 차별화에 나섰다.

국가별로 살펴볼 때 일본은 전세계에서 인터넷전화가 가장 활성화된 시장으로 꼽힌다. 초고속 인터넷사업자인 소프트뱅크와 장거리사업자인 KDDI가 인터넷전화의 확산을 주도하고 있다. 일본의 인터넷전화 가입자는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의 증가와 더불어 급속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의 인터넷가입자수는 소프트뱅크사가 가입자 350만명으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일본 총무성은 인터넷전화 관련 장비 및 서비스 시장 선점을 위해 100억엔의 연구개발비를 지원해 2010년까지 가정, 기업의 유선전화를 모두 인터넷전화 전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의 인터넷전화 시장은 순수 인터넷전화사업자와 케이블TV사업자를 중심으로 성장을 거듭해왔다. 미국 인터넷전화 가입자는 2002년말 현재 약 250만명이며 통화시간은 전체의 약 10%를 차지한 것으로 추산된다. 오는 2007년까지 인터넷전화 가입자수는 70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증가세를 발판으로 AT&T 브로드밴드, 타임워너 케이블, 컴캐스트 등 주요 케이블TV사업자들이 2003년말부터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개시했거나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은 인터넷전화를 인터넷서비스의 한 유형으로 간주할 뿐 명확한 정의는 내리지 않아 인터넷전화는 비규제 환경하에서 꾸준히 성장해왔다.

하지만 시장잠식을 우려하는 유선사업자 등은 인터넷전화 규제의 도입을 주장하면서 주정부들이 인터넷전화사업자에 일반 전화사업자와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한 인터넷전화 규제를 놓고 고심중인 연방통신위원회(FCC)도 새로운 규제방안 채택을 염두에 두고 있다.

영국은 BT 등 통신사업자들이 기업시장을 중심으로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05계열을 인터넷전화용으로 분류하고 있다. 상호접속과 통화품질에 대해선 논의를 진행 중이다.

이밖에 호주, 중국 등은 인터넷 전화 역무 구분 이슈는 이미 해결하고 번호체계, 상호접속, 통화품질 이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은 통신서비스를 기초 통신업무와 부가통신업무로 분류하고, 인터넷전화 및 데이터 서비스를 기초 통신 업무에 포함하고 있다.

강희종기자 hjka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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