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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산업, 이젠 푸른 바다로 – 5, 끝] 푸른 바다는 있다


 

지난 5월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는 올해 1분기 세계 PDA 현황을 발표하면서 캐나다 온타리오에 본사를 두고 있는 리서치인모션(RIM)사가 HP, 팜, 소니, 델 등의 쟁쟁한 PDA업체들을 제치고 업계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해 관련 업계를 놀라게 했다. 지난 수년간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온 팜이 2위로 내려 앉았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동안 RIM은 '블랙베리(BlackBerry)'란 서비스로 전년 동기 대비 75.6% 늘어난 PDA를 판매한 반면, 팜은 오히려 마이너스 26.3% 성장이라는 부진을 보였다.

그렇다면 RIM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블루오션 전략'을 주창한 김위찬, 르네 마보안 교수가 주도하고 있는 가치혁신글로벌네트워크(VIN)의 한국 대표사무소인 한국가치혁신실행연구소(VIAC)의 한 관계자는 "고객 가치분석을 통해 새로운 시장(블루 오션)을 창출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즉, 기존 PDA업체들은 '어떤 PDA를 사용할 것인가'란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RIM은 '비고객(기업고객)은 왜 PDA를 사용하지 않는가'란 가치혁신적 시각으로 접근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전통적으로 PDA시장은 개인용 휴대 정보단말기로, 주요 시장은 이동이 잦은 일반 수요자들이었다. 기존 PDA업체들은 기업고객을 '비고객'으로 분류하고 있었으며 일반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제품의 무게, 기능, LCD 크기, 사용 편의성, 배터리 시간 등과 같은 요소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RIM은 기존 업체들과 다른 시각에서 시장에 접근했다. 즉, 기업시장을 타깃으로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이메일, ERP, CRM 등의 서비스를 PDA로 제공함으로써 기업 생산성 향상에 필요하다는 점을 부각시킨 것이다.

국내 통신시장의 경쟁 격화에 따른 대안으로 이미 국내 선발 통신업체들은 신수종 사업을 찾아 블루 오션으로 항해를 시작했다.

특히 통신업체들은 '코어 비즈니스'를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을 접목하는 '컨버전스' 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이에 앞서 SK텔레콤은 유무선 음악 포털인 '멜론'을 선보이면서 6월 초 200만명 가량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더욱이 이 가운데 47만명이 월정액 가입자여서 올해 이 사업을 통해 SK텔레콤이 확보한 5월말 현재 매출은 158억원에 이른다. 성장률로 보면 월평균 41%에 이른다.

지금의 통신시장에 비춰보면 '41%'의 성장률을 보인 것은 획기적인 일로 평가받고 있다.

SK텔레콤은 이 같은 기세를 타고 올해 말까지 MP3폰 사용자 600만명 이상을 확보하고 내년에는 1천200만명으로 늘려 멜론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다른 분야에서는 방송 분야로 진출하고 있다. 위성DMB 사업자인 TU미디어를 통해 SK텔레콤은 다양한 서비스를 시도하고 있다.

"과연 사람들이 이동 중에도 TV를 볼 것인가"에 대한 불안함을 TU미디어를 통해 말끔히 씻어내고 있는 것.

TU미디어는 지난 5월 본 방송 이후 한달만에 4만명의 가입자를 모집했으며 시트콤 제작, 박찬호 선수 중계권 획득, 교육방송(EBS)의 콘텐츠 제공 등 다양한 내용의 방송을 선보이고 있다.

이처럼 SK텔레콤이 다양한 분야의 산업과 접목을 시도하고 있는 것은 기존 시장에서 경쟁을 지양하고 가치 혁신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려는 SK텔레콤의 블루 오션 전략에 따른 시도들이다.

김신배 SK텔레콤 사장은 "한정된 국내 시장과 소비자들을 서로 뺏기 위한 쟁탈전에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된다"며 "특히 디지털 콘텐츠 배급을 통해 새로운 SK텔레콤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SK텔레콤의 '코어 비즈니스'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그 기반으로 DMB 및 음반, 방송, 커뮤니티 등의 사업으로 컨버전스 사업을 전개하겠다는 것이 SK텔레콤이 추진하는 블루 오션 전략의 핵심이다.

이와 관련, SK텔레콤의 조신 전무는 "SK텔레콤은 코어 비즈니스를 기반으로 종합 커뮤니케이션, 종합 마케팅 통합 회사 등으로 변신하기 위해 고민 중"이라며 "특히 현재 확보하고 있는 SK텔레콤의 경쟁력이 유지될 수 있는 분야 및 해외시장이 SK텔레콤의 지향점"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금융 분야에 대한 진출도 굳이 부인하지 않고 있다. SK텔레콤은 결제수단이 다양하게 변화되고 있으며 국내 3천700만 가입자가 있는 휴대폰 서비스를 이용하면 금융업체 뿐 아니라 통신 서비스 업체들도 신규 시장 창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SK텔레콤은 신용카드 사업에 직접 진출할 의향은 없으나 하나은행 등과의 협력사업 등은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해외로 눈돌려야 할 때"...김신배 SK텔레콤 사장

"이제 국내·국외에 대해 금을 긋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습니다. 이미 경계선은 무너지고 있습니다. 국내 시장을 지킨다고 해서 지켜지지도 않을 뿐더러, 우리의 시각도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할 때입니다." 김신배 SK텔레콤 사장은 국내 통신업계의 블루 오션을 찾기 위한 대안 가운데 하나로 세계 시장을 강조하고 있다.

취임 초기부터 세계화를 주창해 이미 가시적인 성과도 내고 있다. 중국과 미국에 현지 이통 서비스 업체와 합작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베트남 이통서비스 정착에 주력하고 있다.

물론, 전혀 성공 가능성이 없는 일에 무모하게 도전하자는 것은 아니다. 김신배 사장은 "SK텔레콤의 코어 비즈니스의 경쟁력은 유지해야 한다"며 "그 위에서, 그것을 기반으로 신규 사업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위성DMB 서비스나 음반사 인수 등도 SK텔레콤이 확보하고 있는 1천800만 가량의 SK텔레콤 고객이 있기 때문에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신배 사장은 또 지난해 SK텔레콤이 51.3%의 시장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일부의 우려에 대해 "어떻게 지킬 것인지에 대해 솔직히 관심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경쟁 업체의 고객들을 빼앗기 위해 단말기 보조금을 뿌리는 등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는 것. 또한 SK텔레콤이 음반, 영화 등의 사업으로 다각화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서도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우리나라의 음반시장은 지금 불법 복제물들이 판을 치는 바람에 음반 제작 관련산업이 거의 죽다시피 했습니다. 그러나 SK텔레콤이 음원 시장에 진출하면서 SK텔레콤의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200만명이라는 '멜론' 서비스 가입자를 확보했습니다. 이를 통해 확보한 수익은 고스란히 음반시장으로 투입될 것입니다. 결국 SK텔레콤의 고객들이 음반시장을 살림으로써 전체 문화산업에도 도움이 된 것입니다." /윤휘종기자 yhj@inews24.com

KT의 기본 전략은 음성과 데이터의 통합 및 유무선 통합, 통신방송의 통합이다. 이를 통해 KT는 휴대인터넷 서비스인 와이브로, 홈네트워크, 콘텐츠 사업, 미디어 사업, SI사업 등 5대 신성장 사업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특히 와이브로는 KT가 주도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으며 오는 11월 부산 APEC에서 시범 서비스를 선보인 후 내년 4월부터 수도권 지역을 대상으로 1차 상용 서비스를 개시한다는 구체적인 로드맵까지 수립한 상태다.

KT의 경우 독특한 점은 '부동산'과 IT를 통합한 신규 시장(블루 오션)을 창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과 IT를 결합하려는 KT의 노력 가운데 현재까지 구체화된 분야는 '유비쿼터스(U)-시티'다. 인천, 부산, 흥덕 등에서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KT는 내년까지 6대 광역시 중심의 20여 도시에 지역 특성에 맞는 u-시티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7월 u-시티 추진단을 발족했으며 6천400만 평 규모의 인천 송도 영종 청라 지구에 첨단 IT도시를 구축하고 있으며 용인 흥덕 지구에는 40세대를 대상으로 광통신을 집중 설치하는 등의 시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이 같은 그림을 통해 KT는 현재의 네트워크 인프라 자체에 대한 변화를 시도해 안전하고 끊김이 없고 다양한 서비스가 언제라도 가능한 광대역통신망(BcN)을 구축함으로써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통신 시장은 한정된 고객과 시장을 둘러싸고 서로의 시장을 뺏고 뺏기는 치열한 경쟁시장이다.

업체들은 이 같은 레드 오션에서 탈피하기 위해 새로운 탈출구를 찾고 있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는 블루 오션을 찾고 있는 상대방의 발목을 붙잡고 있기도 하다.

'블루 오션 전략'이 우리 기업들에 준 교훈 가운데 하나는 '경쟁을 하지 말자, 경쟁자를 벤치마크 하는 것을 그만 두자'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경쟁의 대상이 됐던 고객에 대한 시각도 바꾸자는 것이다.

이제 통신업체들의 고민은 '어떻게 하면 경쟁사 고객을 뺏어올까'가 아니라 '누가 통신 서비스의 비고객이었는가'이며 '어떤 분야가 통신 서비스의 미개척 분야였나'가 돼야 한다.

지금도 통신업체들의 '블루 오션'을 찾기 위한 노력을 계속 되고 있다. 이 가운데 모든 사업과 모든 시도가 성공하지는 않는다.

정부와 주주와 직원과 경쟁업체들 모두는 업체들의 이 같은 노력과 실패와 시행착오에 대해 초조함을 가질 필요가 없다. 그리고 시각을 좀 더 넓게 보고 우리나라 땅 안에서 싸우는 통신업체가 아니라 세계 시장을 위해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통신업체로서 바라봐야 한다.

이번 취재 기간 동안 만난 취재원 가운데 SK텔레콤의 김신배 사장이 기자에게 해줬던 말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이제 우리는 미래지향적, 고객지향적으로 봐야 합니다. 그동안 우리는 서로서로 경쟁을 하느라 충분히 힘을 쓸 만큼 썼습니다. 이제는 해외로 눈을 돌려 세계 시장을 두고 세계 시장의 파이를 키우기 위한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할 시점입니다."

윤휘종기자 yh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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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인프라 실크로드' 구축에 주력...KT의 'Go West' 전략

"투자사업을 통해 지난 해 전체 매출액의 0.5%에 지나지 않았던 글로벌사업 매출을 대폭 확대함으로써 KT의 새로운 대안이 되도록 할 계획입니다." 김한석 KT 글로벌사업단장은 통신업체가 경쟁의 피바다(레드오션)를 벗어나려면 투자를 통해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KT는 특정 애플리케이션이나 서비스를 공급하는 글로벌 IT서비스나 로밍 수입 등 글로벌 트래픽에 집중해 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직접 현지 업체들과 조인트벤처를 만들거나 아니면 아예 업체를 인수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방식으로 해외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KT 본사에서 러시아 현지법인인 NTC에 지분투자한 것이나, KTF를 통해 인도네시아 CDMA 이동통신업체 모바일-8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업체 프리콤스에 지분투자했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가 될 수 있다.

김한석 단장은 "유목민처럼 옮겨다녀야 하는 프로젝트성 사업은 한계가 있고, 규제산업인 통신서비스로 해외에 들어가기도 쉽지 않지만 미룰수 없다"며 "선별적인 투자로 수익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투자우선 전략은 KT의 초고속인터넷 해외진출 프로젝트인 'Go West'에도 묻어나 있다. KT는 세계 최고의 초고속인터넷 인프라를 무기로 베트남→태국→이란→알제리 등 대륙의 서쪽으로 비단길(실크로드)을 구축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KT는 알제리텔레콤, 대우인터내셔널 등과 알제리에서 초고속인터넷서비스를 담당할 합작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동남아와 중동, 북아프리카 국가들이 국가발전모델로 e정부 프로젝트를 추진중인 것은 KT에 호재라는 평가다. 각국 정부가 통신비 보조를 통해서라도 강력한 정보화 프로젝트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KT가 의욕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는 '와이브로'(휴대인터넷) 등 신기술의 잇따른 등장도 과거보다 저렴하게 통신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다는 매력 가운데 하나다. 김한석 단장은 "외국사업자들이 와이브로 표준이 정해지지 않아 일부 불안해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유선인프라가 거의 없는 개도국에서 와이브로를 이용해 초고속인터넷을 보급하는 모델에 관심을 갖고 있어 기술이나 장비가 안정화되면 본격적인 시장 진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처럼 투자와 신기술 중심의 해외사업 전략에 대해 동남아 현지 업체 관계자는 "3세대 통신망부터는 국경과 방식에 관계없이 통신이 가능해져 로밍이 가장 큰 시장이 된다는 점은 국내 통신업체들에 네트워크 커버리지 확대를 요구한다"며 해외사업은 글로벌 통신시대의 필수임을 강조했다.

그는 또 "국내 기업들은 텔레콤말레이시아나 맥시스 등에 비해 해외사업에서 2~3년은 뒤져있지만, 국내 통신회사들은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운영 노하우를 갖고 있는 만큼 얼마나 전략적이고 힘있게 해외사업을 밀어붙이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